이집트에 평화외교 공조 제안
“평화가 모든 미래 기본적 토대”

이집트를 공식 방문한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19일(현지시간) 카이로 국제공항에 도착한 공군 1호기에서 내려 이동하고 있다. 2025.11.20 (출처: 연합뉴스)
이집트를 공식 방문한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19일(현지시간) 카이로 국제공항에 도착한 공군 1호기에서 내려 이동하고 있다. 2025.11.20 (출처: 연합뉴스)

[천지일보=원민음 기자] 이집트를 공식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실용적, 단계적 해법으로 한반도 비핵화를 추진할 계획”이라며 이집트 정부의 지지를 요청했다.

이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이집트 국영 일간지 ‘알 아흐람’ 기고문에서 “저는 남북 대화가 단절되고, 북핵 능력이 고도화되고 있는 현 상황을 방치해선 안 되며 한반도 평화공존과 공동 성장의 새 시대를 열어야 한다는 굳은 믿음을 가지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를 위해 가능한 분야에서부터 남북 간 교류를 단계적으로 확대하고, 국제사회의 관계 정상화 노력도 적극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를 위해 가능한 분야에서부터 남북 간 교류를 단계적으로 확대하고, 국제사회의 관계 정상화 노력도 적극 지원하며, 실용적, 단계적 해법으로 한반도 비핵화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이 대통령의 이번 기고는 19일부터 2박 3일 일정으로 이뤄진 이집트 공식 방문을 계기로 이뤄졌다. 그는 남북 대화가 끊기고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이 질적으로 고도화되는 상황을 더 이상 방치하지 않겠다는 인식을 전면에 내세우면서 한반도 평화와 비핵화 문제를 중동 평화 구도와 연계하는 외교적 메시지를 동시에 던졌다.

이 대통령은 “지난 2년 간의 가자지구 사태 속에서 이집트는 중재국으로서 대화를 포기하지 않는 외교적 인내를 보여줬다”며 “한국과 이집트가 만들어 나갈 모든 미래의 기본적 토대는 ‘평화’다. 이집트 국민이 많은 도전과 불확실성 속에서 중동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기여하고 있는 점을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의 길도 마찬가지”라며 “다시는 전쟁의 참화가 꿈과 희망을 앗아가는 일이 없도록, 70여 년의 시간 동안 동북아와 한반도 평화를 위한 여정을 지속해 왔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또 양국의 지정학적 공통점도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한국과 이집트는 모두 대륙, 문화, 교역의 가교라는 지정학적 운명 속에서 불굴의 의지로 찬란한 문명을 꽃피워낸 자랑스러운 역사를 갖고 있다”며 “양국 모두 강대국의 이해관계가 교차하는 전략적 요충지에 터를 잡고 살아왔기에, 고뇌하고 인내하며 평화를 만들어 가는 일이 얼마나 중요하고 험난한 일인지 잘 알고 있다”고 밝혔다.

지역 평화를 둘러싼 역할 분담과 협력 구상도 제시했다. 이 대통령은 “한국과 이집트 모두 지역의 평화가 한 국가의 노력만으로 달성하기 어렵다는 점을 뼈저리게 알고 있다”며 “양국이 각각 중동과 동북아의 평화를 위해 상호 노력해 온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어 “중동 평화를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에 꾸준히 동참해 온 한국과 한반도 평화를 일관되게 지지해 온 이집트 간 ‘평화 협력’의 폭이 앞으로 더 넓어질 수 있길 바란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수교 30주년을 맞은 양국 관계의 성과와 향후 협력 청사진도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제시했다. 이 대통령은 “1995년 수교는 협력을 통해 함께 혁신하고 공동 성장을 이룩할 결정적 계기였다”며 “양국이 함께한 30년간의 동행은 이제 미래로 향한다”고 했다.

이번 이집트 방문은 이 대통령의 7박 10일간 중동·아프리카 4개국 순방 가운데 두 번째 일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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