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 총회로 본 한국교회 과제 ①교세 추락
예장통합, 2024년 교인 219만 919명 전년 대비 1만 7063명 감소
감리교, 20년 동안 교인 수 20만명 가까이 줄며 장기적 쇠퇴세 확연
침례회도 재적·출석 교인 모두 줄며 한국교회 전반적 침체 흐름 확인
전체 교회의 절반 이상이 미자립, 100명 미만 소규모 교회 다수 차지

한국교회 주요 교단 9월 총회가 마무리됐다. 손현보 목사 구속과 전광훈 목사에 대한 이단 규정 요구 등 정치적 이슈가 겹치며 올해 총회는 그 어느 때보다 혼란스러운 분 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여성 안수, 목회자 정년 연장 등 교계 핵심 현안은 첨예한 갈 등 속에 긴장감 있게 다뤄졌고, 일부 현장에서는 항의와 고성이 오가는 볼썽사나운 장 면도 이어졌다. 1년 만에 발표된 교세 통계는 또다시 하락세를 보여줬다. 주요 교단 정기총회 결과를 정리하며 한국교회가 앞으로 풀어가야 할 과제들을 짚어본다.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한국교회 교세가 줄고 있다는 사실은 올해 각 교단 교세 통계에서도 확인됐다. 이런 상황이 십수 년 전부터 이어져 오다 보니 각 교단은 교인들의 이탈 문제를 심각하게 바라보고 이를 타개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보이지 않는 상황이어서 우려의 목소리는 커지고 있다.
◆ 주요 교단 교인 수, 일제히 감소
이번 교단 총회에서 발표된 통계에 따르면 한국교회 장자교단이라 불리는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과 예장합동을 비롯해 한국기독교장로회(기장), 기독교대한감리회(감리교) 등 주요 교단의 교세가 전년과 비교해 일제히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예장통합은 10년 연속 교인 수가 줄었다. 예장통합 통계위원회가 110회 총회에 보고한 자료에 따르면 전체 교인 수는 219만 919명(2024년 12월 31일 기준)이며 이는 전년도 전체 교인 수 220만 7982명보다 0.8% 감소한 수준이다.
예장통합 교인 수는 2015년 이후 해마다 감소하고 있다. 지난 10년 간 빠져나간 교인 수만 60만명 이상으로 추정된다. 교단 측에서도 이러한 현실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다.
통합 통계위원회는 이러한 추세가 이어진다면 오는 2030년에는 교인 수가 190만명대로 주저앉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2010년 285만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20년 만에 100만명이 줄어드는 셈으로 이는 곧 40년간 쌓아온 탑이 무너지는 것과 다름이 없다.
교인 수는 감소했지만 목사·장로 수는 증가했다. 전년도와 비교해 목사 수는 510명이 늘어 2만 3020명, 장로도 728명 증가해 3만 5865명으로 조사됐다. 반면 교회 수는 27개 줄어들었고, 교회 가운데 교인 수 100명 이하인 교회는 6845곳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장합동도 교인 수가 1년 사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예장합동 총회 보고서에서는 2023년도 225만 530명이었던 교인이 올해는 224만 2844명으로 보고됐다. 전년 대비 7686명(0.34%)이 감소한 것이다. 소속 교회도 44개 감소했지만 교단 소속 목사는 약 270명 늘었다. 반면 강도사와 전도사는 오히려 크게 줄었다.
감리교 교세 역시 14년간 떨어지는 중이다. 올해 감리교 산하 11개 연회 통계표를 취합한 결과에 따르면 교인은 총 110만 6385명으로 나타났다. 이는 132만 9437명을 기록한 1998년 수준보다 더 떨어진 것으로 20년 전보다 오히려 약 20만명 줄어든 수치다.
감리교는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을 지나면서 교인 수가 대폭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었다. 2020년 130만 2968명에서 2022년 120만 3824명으로 보고돼 9만 9144명이 감소했다.
기장 교인 수 역시 전년 대비 5062명 줄어든 18만 8159명으로 집계됐다. 기장은 2008년 이후 17년 연속 교세가 감소하고 있다. 지금까지 대략 15만명이 빠져 나가 2007년 최대 교세였던 33만명에서 절반 가까이 감소했다.
기독교한국침례회(기침)는 재적·출석 교인 수가 모두 감소했다. 이번 총회 총무 보고에서 기침은 2024년 기준 재적 교인 29만 2746명, 출석 교인 24만 2154명으로 집계됐다. 1년 전에 비해 재적은 6.4%, 출석은 7.3% 줄은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교회 수는 57곳 늘었다.
◆ 교회 살펴보니… 절대 다수가 소규모
각 교단 교세 통계에서 공통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점은 교인은 갈수록 줄고 있는 반면 목회자 및 교회는 증가하거나 그나마 감소세가 덜하다는 것이다. 문제는 교단에 소속된 교회 절대 다수가 소규모 교회에 해당하는 현실이다.
실제로 기침 통계에서는 출석 교인 100명 미만 교회가 전체 87.3%를 차지했다. 이 가운데 50명 미만 미자립 교회는 무려 72.9%였다.
앞서 예장합동 교회자립개발원은 지난 2023년 기준 교단 소속 미자립교회가 3319곳에 달한다고 보고했다. 교세 통계를 보고하지 않은 교회는 2823곳에 달하는데 대부분 소형교회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당시 이사장 이현국 목사는 “교단 미자립교회 수는 5000곳을 훌쩍 넘을 것으로 본다”며 “전체 교회의 50% 이상이 미자립교회라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교인 수 감소로 대표되는 교회 쇠퇴 현상은 해가 갈수록 뚜렷해지는 모습이다. 교인 감소 원인에는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교계에선 저출산 문제를 가장 크게 보고 있다. 저출산에서 비롯된 인구 감소가 곧 교인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각 교단은 저출산 극복을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한국교회 최대 연합기구인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은 “전례 없는 저출생 현상이 국가의 존립을 위협하고 있다”면서 “교회와 목회자들이 ‘생육하고 번성하라’는 하나님 명령에 따라 목회의 초점을 결혼과 출산에 맞춰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 교세 감소 진짜 원인은 이탈… 영적 필요 응답할 수 있나
그러나 일각에선 교세 감소의 더 큰 문제는 ‘저출산’이 아니라 ‘이탈’에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20대 가나안 성도 증가세가 사상 최고치에 이르는 등과 같은 상황에서 단순히 출산 장려가 교인 수 감소에 해법이라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무종교인은 이미 우리 국민 과반을 넘어선 것으로 조사됐다.
통계청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종교가 없는 인구 비율은 1995년 49.6%에서 2005년 47.1%로 줄었다가 2015년 56.1%로 다시 상승했다. 최근 한국리서치(51%), 한국갤럽(60%), 한목협(63%), 통계청(56.1%) 등 여러 조사에서도 무종교인 비율이 모두 50%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종교학자들은 이러한 현상에 대해 주목하고 있다. 과거의 무종교인들이 주로 기성 종교에 실망해 교회를 떠난 사람들이었다면 최근에는 영적인 관심은 크지만 제도권 종교 즉 기성 종교에는 거부감을 갖는 이들이 늘고 있다는 것이다.
정재영 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교수는 2024년 발표한 ‘한국의 무종교인에 대한 연구’에서 “무종교인이라고 해서 모두 무신론자이거나 완전히 세속적인 사람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실제 정 교수가 무종교인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에서도 응답자의 34.1%는 과거 가졌던 종교가 여전히 생활에 영향을 미친다고 답했다. 정 교수는 “무종교인들이 기성 종교에 거부감을 갖고 있을 뿐, 완전히 비종교적 세속인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이들의 영적 욕구에 응답하는 것이 한국교회가 당면한 가장 큰 과제라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무엇보다 한국교회가 스스로의 자정 능력을 회복하는 일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앞서 김형국 나들목교회 목사는 기독교윤리실천운동(기윤실) 세미나에서 “한국교회는 드러난 많은 문제들에 대해 스스로 자정 능력을 회복해야 한다”며 “무엇보다 하나님 나라 복음의 본질에 집중하고 목회자들이 먼저 복음적 삶을 실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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