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27일 취임 후 첫 최고위원회에서 “지금까지 보여드리지 못한 새로운 국민의힘의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다짐했다. 국민의힘이 다시 한번 ‘쇄신’을 외친 것.
하지만 장 대표 앞에는 난제가 산적해 녹록지 않다. 이를 어떻게 풀어내느냐에 따라 국민의힘의 재건 여부, 나아가 장 대표의 정치적 미래가 결정될 것이다.
먼저 내부 공격 세력 문제다. 장 대표는 줄곧 분열하지 말고 대여 투쟁에 집중하자고 강조하면서도 동시에 “내부 총질 세력은 떠나라”는 강경한 메시지를 내놓았다. 당내 찬탄파나 친한계 인사들을 내쫓는 데 에너지를 소모하다가는 오히려 공멸을 자초할 수 있다.
필요한 것은 배제의 리더십이 아니라 흡수와 통합의 리더십이다. 조속히 조직강화특별위원회를 가동해 당 조직을 정비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강성 지지층과의 관계도 풀어야 할 숙제다.
장 대표는 ‘윤 어게인’ 세력, 부정선거론자, 보수 유튜버들의 지지를 받아 당선됐다. 이들의 기대에 부응하면서도 중도층을 확장할 수 있는 묘안이 필요하다. 당 대표의 수위 조절 능력이 시험대에 올랐다.
게다가 장 대표는 1969년생 재선 의원으로 비교적 젊은 리더십이다. 당내에는 다선 선배들이 포진해 있다. 선배 정치인들을 설득하면서 때로는 과감하게 맞서되 과하지 않는 균형감각이 요구되고 있다.
아울러 장 대표는 법조인 출신으로 법사위 경험은 풍부하지만 경제·외교·안보 분야는 전문성이 요구된다. 사실 당 대표가 모든 분야를 섭렵할 수는 없다. 훌륭한 참모를 두고 외부 인재를 과감히 수혈해야 한다. 용병술 또한 지도자의 덕목이다.
이와 맞물려서 인재 영입 문제가 시급하다. 지난 총선 공천 과정을 살펴보면 눈에 띄는 인재가 없었기에 국민으로부터 외면을 받았던 아픔이 있다. 당의 이미지가 개선돼야 좋은 인재를 영입할 수 있다. 당에 대한 지지율 상승은 곧 인재 영입과 직결된다.
또 국민의힘이 107석의 소수 야당이라는 점도 한정된 투쟁을 할 수밖에 없는 여건이 되기에 이를 타개할 대책이 필요하다. 여론전에 의지해야 하는데, 장외 투쟁은 물론 효과적이고 창의적인 여론전을 통해 국민의 공감을 얻어내야 한다. 메시지 내용은 물론 표출 방식까지 모두 변화가 필요하다.
결국 장 대표의 정치적 운명은 내년 지방선거에서 갈린다. 국민의힘이 민생과 도덕성, 통합과 외연 확장의 과제를 풀어낸다면 장 대표는 잠룡 반열에도 오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난제들에 발목 잡힌다면 ‘젊은 당 대표’의 신선함은 금세 소진될 것이다. 지금 국민의힘에 필요한 것은 말뿐인 쇄신이 아니라 국민이 체감하는 변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