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K-전통문화 열풍까지
김구 어록 회자… ‘K-문화의 힘’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

넷플릭스 배급 에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에 등장하는 호랑이와 까치 캐릭터와 닮아 '역주행' 판매 중인 국립중앙박물관의 뮷즈 '까치 호랑이 배지'. (출처: 국립중앙박물관) ⓒ천지일보 2025.07.16.
넷플릭스 배급 에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에 등장하는 호랑이와 까치 캐릭터와 닮아 '역주행' 판매 중인 국립중앙박물관의 뮷즈 '까치 호랑이 배지'. (출처: 국립중앙박물관) ⓒ천지일보 2025.07.16.

[천지일보=배서윤 수습기자] “요즘 뮷즈 사는 것도 쉽지 않다. 케데헌(케이팝 데몬 헌터스)후로는 사이트 대기열이 700번대까지 늘어났다.”

국립중앙박물관에서 판매하는 뮷즈(박물관의 판매 기념품으로 뮤지엄과 굿즈의 합성어)를 사기 위해 국립중앙박물관의 온라인숍을 방문한 한 네티즌이 SNS에 남긴 말이다.

‘케데헌’이 쏘아 올린 K-글로벌 콘텐츠의 저력이 다시 한번 전 세계에 입증됐다.

최근 국립중앙박물관의 뮷즈가 국내 및 해외 소비자들에게 큰 인기를 끌며 연일 품절 대란이 일어나고 있다. 전통 민화 ‘작호도’ 속 까치와 호랑이를 형상화한 배지를 비롯해 갓을 소재로 한 키링과 볼펜, 나전 손거울 등 전통문화를 현대화한 뮷즈들에 국내외 대중들이 열광하고 있다.

그 중 가장 인기 있는 상품은 ‘까치 호랑이 배지’다. 지난 11일부터 시작된 ‘까치 호랑이 배지’의 예약판매는 이미 4차까지 완판됐고 5차 예약이 진행 중이다.

한국 전통민화 ‘작호도’의 까치와 호랑이가 넷플릭스 에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 속 캐릭터로 등장하면서 국내외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출처: 넷플릭스) ⓒ천지일보 2025.07.16.
한국 전통민화 ‘작호도’의 까치와 호랑이가 넷플릭스 에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 속 캐릭터로 등장하면서 국내외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출처: 넷플릭스) ⓒ천지일보 2025.07.16.

이 같은 한국 전통 뮷즈 열풍은 지난달 넷플릭스에서 글로벌 시청률 1위를 기록한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가 몰고온 시류 중 하나다.

‘케데헌’은 K팝 아이돌을 소재로 소니 픽처스 에니메이션이 제작한 액션 판타지 애니메이션이다. 지난달 넷플릭스 공개 이후 현재까지 41개국에서 시청률 1위를 기록하며 연일 화제를 모으고 있다.

케데헌은 K팝의 특징을 함축한 완성도 높은 음악, 이색적인 소재와 생동감 있는 현실 반영, 전통문화의 현대적 재현이라는 다양한 요소들을 전방위로 아우르며 전 세계 관객들의 공감과 호평을 이끌어내고 있다.

그뿐 아니다. 케데헌에 대한 관심은 다양한 한국 전통문화에 대한 관심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소품으로 등장한 갓이나 노리개 등을 비롯해 ‘전통 매듭팔찌’가 국내외 곳곳에서 유행으로 번지며 급부상 중이다.

넷플릭스 배급 에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에 등장하는 한국 전통 매듭팔찌의 모습. (출처: SNS) ⓒ천지일보 2025.07.16.
넷플릭스 배급 에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에 등장하는 한국 전통 매듭팔찌의 모습. (출처: SNS) ⓒ천지일보 2025.07.16.

국내외 SNS에는 한국 전통매듭 4가지(도래매듭·생쪽매듭·국화매듭·평매듭)가 섬세하게 조합된 매듭팔찌의 도안을 올리거나 직접 제작·착용하는 챌린지가 이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매듭팔찌 원데이클래스나 제작 문의도 잇따르고 있다. 중고거래 유료 플랫폼인 ‘번개장터’에는 매듭팔찌를 직접 만들어서 판매하는 글도 올라왔다. 개인이 만든 수제품이지만 이마저도 ‘매진’이라며 “예약을 해도 2주 정도 기다려야 한다”는 안내를 할 정도다.

케데헌은 국내사 제작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전통 세계관을 비롯해 소품, 음식, 의상, 행동양식, 작품 배경 속 서울의 모습 등을 현실적으로 담아내 지극히 ‘한국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꼼꼼한 고증과 현장답사를 거쳐 ‘K팝과 한국문화에 대한 깊은 이해’를 작품 속에 녹여냈기 때문이다. 

이는 국내외 대중들이 작품을 더 호평하는 이유다. 케데헌을 16번이나 시청했다는 한 외국인은 “단순히 K팝이 좋아서만은 아니다”며 “에니메이션을 보면 볼수록 한국문화의 디테일을 찾아내는 재미에 빠졌다”고 언급했다.

넷플릭스 신작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 주인공들의 모습. (출처: 넷플릭스) ⓒ천지일보 2025.07.16.
넷플릭스 신작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 주인공들의 모습. (출처: 넷플릭스) ⓒ천지일보 2025.07.16.

이처럼 연일 수많은 매체와 SNS을 달구며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케데헌발’ K-문화에 대한 해외 반응도 폭발적이다. 

이를 본 국내 대중들은 이 정도까지의 큰 관심과 인기에 대해 놀랍다는 반응이다. 이에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는 말을 남긴 김구 선생의 어록이 새롭게 회자되기도 한다.

유튜브와 SNS에는 “그 어떤 무기보다 강력한 문화폭탄” “김구 선생님의 말을 이제 실감하고 있다. 대한민국에 태어난 거 너무 감사해” “이래서 김구 선생님이 문화의 힘을 말씀하신 거구나” “이제 비로소 한국 전통문화의 한류가 시작되는구나” “외국인 입에서 저승사자, 호랑이를 한국어로 듣게 되는 날이 오다니” “김구 선생님, 판이 어마어마하게 커졌습니다” “김구 선생님, 문화 승리라는 게 이런 건가요, 다른 나라에서 그냥 우리 문화를 퍼뜨려줘요” 등의 댓글들이 이어지고 있다.

넷플릭스 신작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한 장면. (출처: 넷플릭스) ⓒ천지일보 2025.07.16.
넷플릭스 신작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한 장면. (출처: 넷플릭스) ⓒ천지일보 2025.07.16.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는 천지일보와의 통화에서 “K팝 팬덤 문화가 애니메이션 팬덤으로까지 이어지면서 우리 전통문화에 대한 관심도 생기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 전통문화가 케데헌에서 굉장히 멋지고 힙하게 그려지는데 그런 점들이 통했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전 세계의 젊은 세대가 무엇을 좋아하는지를 정확하게 간파하고 여기에 한국문화를 결합할 때 더 좋은 반응과 인기를 얻을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제보하기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