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로봇, 소리’ 스틸. (사진제공: 영화인)
[천지일보=이혜림 기자] “미친 소리 같겠지만, 이 녀석이 내 딸을 찾아줄 것 같습니다.”

10년 전 실종된 딸을 찾아 헤매던 아버지가 세상의 모든 소리를 기억하는 로봇을 만나 딸을 찾을 희망을 품게 된다는 내용의 영화 ‘로봇, 소리(감독 이호재)’.

드라마 ‘미생’ 등 많은 작품을 통해 믿고 보는 배우 이성민이 주인공 ‘해관’ 역을, 충무로의 연기파 배우 이희준과 이하늬가 각각 국정원 직원 ‘진호’와 항공우주연구원 ‘지연’ 역을 맡았다. 로봇의 목소리는 배우 심은경이 담당했다. 또 카멜레온 같은 모습으로 관객들을 사로잡은 김원해가 해관의 조력자 ‘구철’로, 대세 배우 류준열과 곽시양이 깜짝 출연해 눈길을 끌고 있다.

좋은 아빠라고 생각했던 해관은 자신과 싸운 후 사라진 딸 유주(채수빈 분)를 찾으려 10년 동안 전국을 헤맸다. 지쳐 포기할 무렵 우연히 만나게 된 로봇을 통해 유주가 살아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품게 된다.

▲ 13일 서울 건대입구 롯데시네마에서 영화 ‘로봇, 소리’ 언론배급 시사회가 열린 가운데 주연을 맡은 배우 이성민이 웃음을 터트리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세상 소리를 다 들으니까 ‘소리’ 어때?”

해관은 로봇의 이름을 ‘소리’라고 짓고 딸의 흔적을 따라 찾기 시작한다. 딸을 잃은 아버지의 간절함은 경찰도, 법도, 깡패도 이길 수 없었다. 사실 로봇 ‘소리’는 미국이 비밀리에 쏜 인공위성 ‘S19호’다. 이를 찾기 위해 국정원 직원 진호와 항공우주연구원 지연이 해관의 뒤를 쫓는다. 
 
시간이 지날수록 해관은 정작 내 품의 자식인 줄로만 알았던 딸이 원하는 바를 알지 못했음을 깨닫는다. 세상의 모든 소리를 듣는 로봇 ‘소리’와는 상반되는 부분이다. 그리고 현실과 맞닥뜨렸을 때 배우 이성민의 진과가 드러난다. 가슴 깊숙한 곳에서 올라오는 그의 묵직한 울분은 눈물샘을 자극한다.

▲ 13일 서울 건대입구 롯데시네마에서 영화 ‘로봇, 소리’ 언론배급 시사회가 열린 가운데 배우 심은경이 질문에 답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심은경의 더빙은 다소 지루할 수 있는 전개에 상큼한 레몬 같은 활력소로 다가온다. 미세한 로봇의 감정변화까지도 연기로 표현해 로봇 ‘소리’가 인공지능 로봇이 아닌 동료로 느껴지기도 한다.

영화의 배경에는 지난 2003년 대구 지하철 방화 참사 사건이 깔려 있다. 메가폰을 잡은 이호재 감독은 “대구 지하철 참사 사건은 굉장히 슬프고 가슴 아픈 일이지만 우리 기억 속에서 잊혀 가고 있다”며 “‘잊혀 가는 상황과 잊지 못하는 사람이 만나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했다”고 설명했다.

로봇이라는 생소한 소재와 부성애라는 익숙한 감정이 공존하는 휴먼 로봇 감동 드라마 영화 ‘로봇, 소리’는 오는 27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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