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트럼프 관세 대응에 보복 조치
7종 희토류 이달초부터 사실상 수출중단

[천지일보=김정필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관세 폭탄에 맞서 중국이 일부 희토류 수출을 통제하면서 자동차 생산이 전 세계적으로 중단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됐다.
20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정부 관리와 희토류 무역업자 등을 인용해 이 같은 내용을 보도했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희토류의 재고가 3∼6개월치에 불과하다며 중국이 수출을 완전히 중단하면 자동차 생산이 멈출 수 있다고 전했다.
중국 정부는 지난 4일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발표에 맞서 보복 관세를 부과하는 동시에 자국산 중희토류와 희토류 자석 등 7종의 수출통제 조치를 발표했다.
수출통제 조치를 한 7종은 코발트 자석에 쓰이는 사마륨, 조영제로 쓰이는 가돌리늄, 형광체 원료 테르븀, 모터나 전기차용 자석에 첨가되는 디스프로슘, 방사선 치료에 쓰이는 루테튬, 알루미늄 합금용으로 항공기 부품 등에 사용되는 스칸듐, 고체 레이저 제조용 이트륨 등이다.
중국은 이들 품목이 군수·민간용으로 쓸 수 있는 이중용도 물품이라며 중국 밖으로 반출하려면 특별 수출 허가를 받도록 했다. 이 과정은 최대 45일이 소요된다.
문제는 이러한 수출통제가 미국뿐 아니라 다른 국가에도 적용됐다는 점이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13일 중국이 통제 대상인 희토류의 수출 허가 발급 시스템을 아직 구축하지 않아 수출이 사실상 중단됐다고 보도했다.
이들 희토류는 중국 매장량이 많기도 하지만 저비용·환경 친화적인 채굴·정제가 어렵다. 때문에 중국이 가공을 독점한다. 희토류 자석 역시 중국산이 90%를 차지한다.
금속 무역업체 트라디움의 트레이더 얀 기즈는 FT에 자동차 기업과 공급업체 대부분이 자석을 2∼3개월 치만 보유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재고가 동나는 시점에 유럽연합(EU)이나 일본으로 자석이 배송되지 않으면 자동차 공급망에 진짜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의 이번 수출통제로 의료부문에서 필요한 희토류 공급망에도 타격을 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번 통제 대상에 암 치료나 MRI 검사에 쓰는 희토류도 포함됐기 때문이다.
상하이의 한 의료용 희토류 수출 업체는 이번 통제 조치 이후 모든 수출을 중단했으며 청두의 희토류 의약품 개발사는 이번 규제로 해외 판매가 불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미국 워싱턴포스트(WP)가 전했다.
전문가들은 희토류 공급이 부족하지만 일부 국가에서 군사안보 용도로 먼저 공급하면서 의료 부문 사용량을 줄일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방사선 치료에 쓰이는 루테튬과 종양을 줄이는 레이저 같은 의료기기에 사용되는 이트륨도 마찬가지다. 미국 지질조사국에 따르면 2020∼2023년 미국으로 수입된 이트륨 화합물의 93%가 중국산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