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몰랐다면 심각한 무능, 알았다면 정당성 흔드는 범죄”

더불어민주당 박범계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이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선관위 1차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박범계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이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선관위 1차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천지일보=원민음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6.3 조기 대통령 선거 경선 여론조사 업체로 과거 공천 관련 ‘공정성 논란’에 휘말렸던 업체의 후신격 회사를 선정해 비이재명계(비명계)를 중심으로 반발이 확산되고 있다.

18일 민주당 관계자에 따르면, 민주당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최근 모집 공고에 응한 여론조사 업체 5곳 중 4개사를 무작위 추첨을 통해 선정했다. 이 가운데 ‘시그널앤펄스’가 포함되었는데, 이 업체의 대표는 지난 22대 총선 당시 ‘비명횡사’ 논란의 중심에 있었던 ‘리서치DNA’의 대표와 동일 인물로 드러났다.

리서치DNA는 지난해 총선 경선 과정에서 비명계 후보를 탈락시키기 위한 적합도 조사를 수행했다는 의혹을 받으며 공정성 논란에 휘말렸고, 결국 민주당 공천 여론조사 업무에서 배제된 바 있다. 이번에 선정된 시그널앤펄스는 법인은 다르지만 대표자가 동일해 사실상 ‘간판만 바꿨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민주당은 이번 대선 경선에서 권리당원 투표 50%, 일반국민 여론조사 50%를 반영하는 국민 참여경선 방식을 채택했다. 이 때문에 여론조사를 수행하는 업체의 공정성과 신뢰성에 대한 기준이 특히 중요한 상황이다.

논란이 커지자 박범계 선거관리위원장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민주당 선관위는 시그널앤펄스가 대선 경선 관련 용역 수행에 아무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며 “동 업체는 지난 총선 훨씬 이전부터 당 여론조사 용역에 참여해온 업체다. 지난 총선 당시 후보적합도 조사와 관련해 스스로 용역수행을 포기한 바 있으나 이로 인해 당으로부터 제재를 받은 바 없다”고 밝혔다.

이어 “그 후 보궐선거 등 여론조사 업무를 지속적으로 수행해왔고, 이번 대선 경선에 용역을 신청한 5개 업체 중 하나로 추첨에 의해 선정됐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비명계 인사들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민주당 김동연 대선 경선 후보 캠프는 이날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해 총선 공천 과정에서 공정성 논란으로 사실상 배제됐던 업체가 간판만 바꿔 다시 이번 대선경선에 참여해 ARS투표를 수행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우리 당 선관위 대응은 실망스럽다. ‘절차상 아무 문제가 없다’고 발뺌하고 해당 업체의 전력을 몰랐다고 한다”며 “정말 전혀 몰랐느냐. 몰랐을 리 없다. 몰랐다면 심각한 무능이고 알고도 감춘다면 경선의 정당성마저 흔드는 심각한 범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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