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온, 고전압 미드니켈 첫선
LG엔솔·삼성SDI도 제품 확대

LG엔솔 '파우치형 고전압 미드니켈 CTP' 제품. (출처: 연합뉴스)
LG엔솔 '파우치형 고전압 미드니켈 CTP' 제품. (출처: 연합뉴스)

[천지일보=이우혁 기자] K-배터리 3사가 가격 대비 성능(가성비)을 앞세운 ‘미드니켈 배터리’를 잇달아 출시하며 제품 포트폴리오 확장에 나섰다. 미드니켈 배터리는 하이니켈과 LFP의 중간 단계로 가격과 성능을 모두 고려한 전략적 선택지로 꼽힌다.

2일 업계에 따르면 SK온은 오는 5~7일 열리는 국내 최대 배터리 전시회 ‘인터배터리 2025’에서 고전압 미드니켈 배터리를 처음 공개한다. 미드니켈 배터리는 니켈·코발트·망간(NCM) 양극재를 사용하는 배터리로, 니켈 함량이 50~70% 수준인 제품을 의미한다. 하이니켈 배터리보다 가격이 저렴하면서도 에너지 밀도를 높일 수 있어 주목받고 있다.

SK온은 니켈·코발트 함량을 낮춰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는 동시에 고전압 기술을 적용해 에너지 밀도를 높였다. 또 양극 계면 보호 전해질 첨가제, 단결정 활물질, 특수 도핑 기술을 접목해 배터리 안정성과 수명을 개선했다.

LG에너지솔루션도 미드니켈 배터리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공개한 미드니켈 배터리 로드맵에 따라 올해 고전압 미드니켈 NCM 배터리를 양산할 예정이다. 에너지 밀도를 670Wh/L까지 높이고, 하이니켈 배터리 대비 셀 안정성을 30% 이상 개선하는 동시에 가격을 8% 절감할 계획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9월 독일 ‘IAA 트랜스포테이션 2024’에서 파우치형 고전압 미드니켈 셀투팩(CTP) 배터리를 처음 선보였으며, 노트북용 미드니켈 퓨어 NCM 배터리로 ‘인터배터리 어워즈’ 최고 혁신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삼성SDI 역시 각형 미드니켈 NMX(코발트프리) 배터리를 선보이며 시장 공략에 나섰다. NMX 배터리는 니켈 함유량을 줄이고 코발트를 제거하는 대신 망간 비율을 높여 가격을 낮춘 것이 특징이다. 삼성SDI는 특히 준중형급 전기차 시장을 겨냥한 고전압 미드니켈 NCM 배터리를 개발하며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있다.

배터리 3사는 하이니켈 배터리에 강점을 지닌 국내 업계가 중저가 전기차 시장 확대에 맞춰 미드니켈 배터리 개발을 가속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장조사업체 EV볼륨스에 따르면 2030년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중저가(66%) 및 저가(15%) 전기차가 80%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되며, 프리미엄 전기차 비중은 19%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업체들은 이미 저렴한 LFP(리튬인산철) 배터리를 앞세워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LFP 배터리의 글로벌 사용량 비중은 2021년 20% 중반에서 지난해 45%까지 증가했다. 이에 국내 배터리 3사도 미드니켈 배터리 등 새로운 기술을 적용한 제품을 지속적으로 출시하며 대응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최근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양극·음극 소재 기술을 바탕으로 고객 니즈에 맞춰 폼팩터(형태)별 라인업을 확장하는 것이 전략 방향”이라며 “고전압 미드니켈과 LFP 배터리를 파우치 및 각형 전지로 개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삼성SDI도 하이니켈 NCA(니켈·코발트·알루미늄) 배터리부터 중저가 전기차용 미드니켈 NCM 및 LFP 배터리까지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구축해 시장 수요에 대응할 방침이다.

유정준 SK온 부회장과 이석희 대표이사는 신년사를 통해 “제품 포트폴리오 확장을 가속화해 변화하는 시장과 고객 요구에 효과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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