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지일보=이재빈 기자] 삼성SDI가 현대자동차·기아와 협력해 에너지 밀도를 높이고 출력과 사용 시간을 대폭 향상시킨 고성능 로봇 전용 배터리를 공동 개발한다.
삼성SDI는 25일 전날 현대차그룹 의왕연구소에서 현대차·기아와 ‘로봇 전용 배터리 공동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협약식에는 조한제 삼성SDI 부사장(소형사업부 전략마케팅팀장)과 현동진 현대차·기아 상무(로보틱스랩장)가 참석했다.
이번 협력은 양사가 보유한 기술력과 자원을 결합해 로봇에 최적화된 배터리를 개발하고, 이를 다양한 서비스 로봇에 적용하는 것이 목표다.
현재 대부분의 로봇에는 전용 배터리가 없어 전동 공구나 경량 전기 이동수단(LEV, Light Electric Vehicle)용 배터리를 활용하고 있다. 하지만 로봇은 구조가 복잡하고 공간이 제한적이어서 기존 배터리를 적용할 경우 출력 용량이 줄어드는 문제가 있었다.
이에 따라 양사는 제한된 공간에서도 최적의 성능을 낼 수 있도록 배터리 형태를 최적화하고, 에너지 밀도를 향상시켜 출력과 사용 시간을 대폭 늘린 고성능 로봇 전용 배터리를 개발할 계획이다.
삼성SDI는 배터리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해 고용량 소재를 개발하고 최적화된 설계를 적용해 배터리의 성능을 개선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기존 대비 배터리 사용 시간이 늘어나고 가격 경쟁력도 확보할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차·기아 로보틱스랩은 개발된 배터리의 로봇 적용 테스트 및 성능 고도화를 담당한다. 로봇 개발과 운용 과정에서 축적한 기술을 활용해 배터리의 충·방전 성능, 사용 시간, 보증 수명 등을 평가할 예정이다.
양사는 이번 협력을 로봇 전용 배터리 혁신의 대표적인 사례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긴밀히 협력할 방침이다. 로봇 시장 확대를 위한 공동 마케팅도 추진한다.
그 일환으로 오는 3월 열리는 ‘인터배터리 2025’에서 협력 성과를 공개할 예정이다. 삼성SDI 전시관에 현대차·기아의 서비스 로봇 ‘달이(DAL-e)’와 ‘모베드(MobED)’를 배치해 로봇용 배터리 기술력을 선보인다. 참관객과 업계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로봇 시연도 진행할 계획이다.
조 부사장은 “현대차·기아와 함께 로봇 시장에서도 협력을 확대하게 됐다”며 “이번 협력을 통해 로봇용 배터리 시장에서도 당사만의 차별화된 기술력과 최고 품질의 제품을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현 상무는 “배터리 생산 역량을 보유한 삼성SDI와 함께 로봇용 고성능 배터리 개발을 위해 지속 노력할 계획”이라며 “로보틱스랩의 로봇 기술과 삼성SDI의 배터리 기술을 결합하면 장기적으로 배터리 수급 안정성을 높일 수 있고 시장 확대를 통해 가격 경쟁력을 갖춘 로봇을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