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철 앞두고 매매 심리 회복… 강남·송파 중심으로 상승세
강남 토허제 해제에 대출규제 완화·금리 인하 기대감도 겹쳐

[천지일보=이우혁 기자] 서울 아파트 시장이 다시 들썩이고 있다. 1월 매매거래량은 3154건으로 5개월 연속 3천건대를 유지했지만, 강남권을 중심으로 가격 상승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2월 셋째 주 기준 서울 아파트값은 0.06% 올라 전국 평균(-0.03%)과 대비됐으며, 송파(0.36%), 강남(0.27%), 서초(0.18%) 등 강남 3구가 상승세를 주도하고 있다. 여기에 최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3.00%에서 2.75%로 인하하면서 대출금리 하락 기대감이 커지고 있어 향후 금리 변동이 시장 흐름을 결정할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27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1월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3154건으로 집계됐다. 거래량은 여전히 낮은 수준이지만 집값은 주요 지역을 중심으로 상승하고 있다. 특히 서울시가 토지거래허가구역을 해제한 이후 ‘잠삼대청(잠실·삼성·대치·청담동)’ 지역의 아파트값 상승폭이 확대됐다. 한국부동산원의 2월 셋째 주(17일 기준)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값은 0.06% 상승하며 전국 평균(-0.03%)과 대비되는 모습을 보였다.
강남권에서 시작된 상승세는 강북과 외곽 지역으로도 확산하는 분위기다. 송파구 아파트 매매가격은 0.36%, 강남구는 0.27%, 서초구는 0.18% 오르며 서울 전체 상승률(0.06%)을 웃돌았다. 이에 따라 서울 주택 매매시장 소비심리지수도 반등했다. 국토연구원이 발표한 1월 부동산시장 소비자 심리조사에 따르면 서울의 주택 매매시장 소비심리지수는 전월 대비 2.7%p 오른 110.4를 기록하며 6개월 만에 상승 전환했다.

◆강남 토허제 해제 후 매물 소진… 강북·외곽도 매매 활기
강남권에서는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직후 급매물이 빠르게 소진되고 호가가 오르는 현상이 뚜렷하다. 송파구 잠실 리센츠 전용면적 84.99㎡는 지난달 중순 26억원대에 거래됐지만 이달 초 28억 3천만원으로 최고가를 기록한 데 이어 토지거래허가구역이 해제된 이후 31억원까지 올랐다. 한 달여 만에 3억~4억원 상승한 셈이다.
강남권뿐만 아니라 강북과 외곽 지역에서도 매수세가 살아나고 있다. 노원구 상계동의 보람아파트 전용 79㎡는 지난해 말 6억 1천만원까지 떨어졌다가 최근 6억 3천만~6억 5천만원대 급매물이 소진됐고 현재 호가는 6억 7천만~6억 8천만원까지 올랐다. 마포구 염리동 마포프리시티지자이 전용 84㎡ 실거래가는 23억원을 넘어섰고 아현동 래미안푸르지오 전용 59㎡는 연초 16억 5천만원에서 현재 17억원까지 상승했다.
강동구 고덕동도 분위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잠실이 허가구역에서 풀리면서 고덕동 매수세가 주춤할 것이라 예상했지만 오히려 문의가 늘었다”며 “그간 가격이 떨어질까 지켜보던 수요자들이 적극적으로 매수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6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천지일보 2025.01.16.](https://cdn.newscj.com/news/photo/202502/3239307_3296224_4627.jpg)
◆서울 아파트 거래량 증가… 금리 인하가 변수
서울 부동산 시장의 상승세가 지속될지 여부는 기준금리 인하와 대출금리 변동에 달려 있다. 지난 25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3.00%에서 2.75%로 인하한 가운데 금융당국이 은행들의 대출금리 산정 과정을 점검하며 추가적인 금리 하락을 유도하고 있다.
이날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2월 서울 아파트 매매 신고 건수는 2111건으로 집계됐다. 2월 계약 건수는 신고 기한이 3월 말까지이므로 최종 거래량이 4천건을 넘어설 가능성이 있다. 이는 지난해 8월 이후 최대 거래량이 될 전망이다.
시장의 분위기가 뜨거워지고 있지만 서울 아파트값이 본격적인 대세 상승 국면에 접어들지는 미지수다. 현재 대출규제 완화와 금리 인하 기대감이 작용하고 있지만 하반기 시행될 ‘3단계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이 변수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배상영 대신증권 연구원은 “기준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대출규제가 유지되거나 강화될 경우 강남보다는 중저가 지역의 상승세가 더 두드러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오는 7월 DSR 3단계 시행으로 대출한도가 줄어들면 비강남권이 더 큰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시장 양극화가 심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