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재건축·GTX 등 기대감
지역 호재부족·인구유출 지속
대규모 주택 미분양 사태까지
청약경쟁률 차이도 10배 육박
“올해 정부 정책 중요한 한 해”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주택 시장 양극화가 날로 심해지고 있다.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의 모습. ⓒ천지일보 2022.5.19](https://cdn.newscj.com/news/photo/202503/3246789_3305542_840.jpg)
[천지일보=이우혁 기자] 국내 주택시장에서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 뚜렷한 양극화 양상이 이어지고 있다. 서울과 수도권 일부 지역에서는 집값 반등 조짐이 보이는 반면, 비수도권은 여전히 가격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그간 이어져 온 양극화가 심화되는 모양새다. 전문가들은 높은 가격에 대한 수요자의 부담이 여전한 데다 미분양 아파트도 적체돼 올해도 지역별 양극화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18일 KB경영연구소가 지난 1월 10일부터 24일까지 부동산 전문가 138명, 공인중개사 517명, 자산관리전문가(PB) 78명을 대상으로 부동산 시장 진단과 전망에 대해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조사 결과 최근 주택시장 주요 이슈가 주택가격 상승이었으나 이는 서울과 수도권 일부 지역에 국한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소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와 한국부동산원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수도권 주택 매매가격은 전년 대비 1.1% 상승한 반면 5개 광역시와 기타지방은 각각 0.4%, 0.2% 하락한 것으로 확인됐다. 수도권 중에서도 서울은 2.1%, 서울 아파트는 3.4% 올라 수도권 상승세를 주도했다.
지난해 1년으로 범위를 넓혀봐도 지역별로는 서울(2.0%), 경기(0.3%) 등 충북을 제외한 수도권만 전년 대비 0.8% 상승했으나, 그 외 대부분의 지역은 줄줄이 뒷걸음질 쳤다. 5개 광역시는 1.6% 떨어졌는데 대구(-2.7%)와 부산(-2.0%)의 하락 폭이 컸다.

지역 간 집값 흐름이 엇갈리는 가장 큰 원인으로는 지역별 인구 변화, 교통망 등 인프라 격차, 주택 공급 차이, 투자 수요 감소 등이 꼽힌다. 정부는 수도권 부동산 시장 과열을 막기 위해 대출 규제를 조정하고 1기 신도시 재건축 및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 등 교통망 개선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따라 수도권에서는 재건축·재개발 기대감이 커지며 투자 심리가 살아나는 분위기다. 반면 비수도권에서는 대규모 개발 호재가 부족한 데다 인구 유출이 지속되면서 시장이 위축되고 있다.
청약시장에서도 비수도권의 침체는 뚜렷하게 드러났다. 지난해 서울의 청약경쟁률은 1순위 평균 102대1을 기록한 반면, 충청권과 전북을 제외한 대부분의 지역의 경우 5대1 이하를 기록해 분양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최근 초기분양률을 보면 주택 경기가 둔화하기 시작한 2022년 이후 5개 광역시와 기타지방의 평균 초기분양률은 각각 63.3%, 48.4%로 84.3%를 기록한 수도권에 비해 상당히 낮은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기타지방의 경우 50%에도 미치지 못해 아파트 분양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수도권의 주택시장 침체는 다른 통계에서도 확인된다. 국토교통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은 7만 가구를 넘었으며, 그중 76%(5만 3176호)가 비수도권에 집중됐다. 최근 3년간 아파트 분양물량에서 비수도권이 차지하는 비중이 44%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비수도권의 미분양물량이 수도권 대비 상당히 높다는 분석이다. 부산, 대구, 광주, 창원 등에서는 대규모 미분양 사태가 지속되면서 건설사들이 분양 시기를 조정하는 등 신중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수도권에서는 새 아파트에 대한 선호도도 높아지고 있다. 이번 조사에서도 전문가 29%가 ‘신축 아파트’를 유망한 투자처로 꼽았고, ‘분양 아파트(30%)’ 역시 높은 선호도를 보였다. 하지만 비수도권에서는 미분양물량이 늘어나면서 신규 분양시장도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양극화가 앞으로 더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전문가들은 보고서에서 “공급물량 감소로 수도권 주택가격 하락 가능성은 제한적인 반면, 미분양 아파트가 여전히 많은 비수도권은 공급물량 감소에도 불구하고 주택 경기침체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올해 주택시장의 가장 큰 변수는 정부의 정책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도 거론된다. 이번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시장 흐름처럼 실수요자 중심인 현재의 주택시장에서 대출 규제의 영향이 적지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 다른 변수는 주택 공급이 꼽힌다. 공사비 증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 경색으로 민간 공급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3기 신도시 등 공공 주도의 공급이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보고서는 “도심지 주택 공급을 위해서는 재건축, 재개발 등 정비사업의 원활한 진행이 중요한데, 이 또한 규제 및 정부 정책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면서 “정부 정책은 늘 주택시장에 큰 영향을 미쳐 왔으나 올해는 더욱 중요하게 작용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문재인 정부 임기동안 부동산 양극화가 심화했다는 통계가 나왔다. 사진은 이날 오전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의 모습. ⓒ천지일보 2022.5.9](https://cdn.newscj.com/news/photo/202503/3246789_3305549_1134.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