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총수 회동 이후 협력 가속… 로봇 특화 배터리 공동 개발 MOU 체결

27일 오후 경기도 용인시 에버랜드 스피드웨이에서 열린 '현대 N x 토요타 가주 레이싱(Hyundai N x TOYOTA GAZOO Racing) 페스티벌'에서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대화하고 있다. 2024.10.27. (출처: 연합뉴스)
27일 오후 경기도 용인시 에버랜드 스피드웨이에서 열린 '현대 N x 토요타 가주 레이싱(Hyundai N x TOYOTA GAZOO Racing) 페스티벌'에서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대화하고 있다. 2024.10.27. (출처: 연합뉴스)

[천지일보=이우혁 기자] 삼성SDI와 현대차·기아가 전기차 배터리에 이어 로봇 전용 배터리 공동 개발에 나서며 협력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이는 지난 2020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배터리 회동’ 이후 지속돼 온 양사의 기술 협력이 새로운 국면을 맞았음을 보여준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SDI와 현대차·기아는 전날 경기도 의왕 현대차 의왕연구소에서 로봇 전용 배터리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번 협력의 핵심은 배터리의 크기를 최적화하면서도 에너지 밀도를 높여 출력과 사용 시간을 대폭 향상시키는 것이다.

양사의 협력은 지난 2020년부터 본격화됐다. 그해 5월 정 회장은 삼성SDI 천안사업장을 방문해 전기차 배터리 생산 현장을 둘러보고 이 회장과 차세대 배터리 기술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이어 7월에는 이 회장이 현대차 남양연구소를 방문해 차세대 친환경차 및 모빌리티 기술을 논의하며 배터리 협력의 방향을 모색했다.

이후 삼성SDI와 현대차는 배터리 관련 기술 교류를 강화하며 지난 2021년 전기차 배터리 협력을 공식화했다. 이는 2023년 10월 삼성SDI가 현대차에 전기차 배터리를 공급하는 계약으로 이어졌으며 오는 2026년부터 7년간 현대차의 유럽향 전기차에 P6(6세대 각형 배터리)를 공급할 예정이다.

배터리를 중심으로 시작된 협력은 차세대 모빌리티 전반으로 확대되고 있다. 지난 2023년 6월 삼성전자는 현대차에 프리미엄 인포테인먼트(IVI) 프로세서 ‘엑시노스 오토 V920’을 공급한다고 발표했다. 또한, 삼성디스플레이는 현대차 아이오닉5의 디지털 사이드미러용 OLED 패널을 공급했고, 제네시스 차량에도 OLED 디스플레이를 납품할 예정이다.

이번 로봇 배터리 협력은 양사가 미래 성장 동력으로 삼고 있는 로봇 산업과 직결돼 더욱 의미가 크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 레인보우로보틱스의 최대주주가 되며 로봇 사업을 강화하고 있고, 현대차그룹은 지난 2021년 보스턴다이내믹스를 인수하며 로봇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SDI와 현대차의 협력이 배터리뿐만 아니라 로봇·전기차·자율주행 등 다양한 차세대 모빌리티 분야로 확장되고 있다”며 “양사의 기술력과 시장 주도권 확보 전략에 관심이 집중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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