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 부산=정다준 기자] 부산신항만 컨테이너부두에 컨테이너가 쌓여있는 모습. ⓒ천지일보 2024.08.29.
[천지일보 부산=정다준 기자] 부산신항만 컨테이너부두에 컨테이너가 쌓여있는 모습. ⓒ천지일보 2024.08.29.

[천지일보=김누리 기자] 내수 회복이 지연되는 가운데 탄핵 정국 등으로 경기 하방 위험이 커지고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국책연구원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10일 경제동향 2월호를 통해 “정국 불안의 여파가 지속되는 가운데, 대외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경기 하방 위험이 높아지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KDI는 비상계엄·탄핵 정국으로 인한 '경제 충격' 여파가 남아있는 상황에서 미국 신정부 출범에 따른 대외 불확실성 확대가 더해지면서 경제 심리가 악화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KDI는 “고금리 기조가 유지되는 가운데 정국 불안에 따른 가계 심리 위축으로 소비 부진이 지속되는 모습”이라며 “승용차, 가전제품, 의복 등 대부분의 품목에서 소매 판매 감소세가 확대되는 등 상품 소비 부진이 장기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KDI는 제주항공 참사 등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 등의 영향으로 서비스 소비 또한 주요 업종에서 감소세가 확대되는 등 미약한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고 봤다.

지난달 소비자심리지수가 91.2로 기준치인 100에 크게 못 미쳤다는 점도 지적했다.

대부분의 품목에서 소매판매 감소세가 확대되는 등 상품소비 부진이 장기화되고 있다. 12월 소매판매(-2.2%→-3.3%)는 승용차(-11.5%), 가전제품(-7.5%), 의복(-1.3%), 차량연료(-5.0%) 등을 중심으로 부진했다. 계절조정 전월대비로도 0.6% 감소했다.

서비스소비도 주요 업종에서 감소세가 확대되는 등 미약한 흐름을 보였다.

설비투자는 반도체 관련 투자 증가에 힘입어 회복세를 지속했지만 건설투자 부진은 계속됐다. 작년 12월 건설기성은 전년 동기대비 8.3% 감소했다. 주거용과 비주거용 모두 줄었으며, 토목 부문도 감소세가 확대됐다.

반도체 수출 증가세에도 불구하고, 여타 품목의 수출 상황은 좋지 않다.

1월 수출(6.6%→-10.3%)은 조업일수의 축소(+0.5일→-4.0일)에 주로 기인해 감소했다.

KDI는 이처럼 내수 부진이 지속되면서 고용 증가세도 둔화했다고 설명했다. 작년 12월 취업자는 1년 전보다 5만 2천명 감소했다. 건설업·제조업 부진, 정부 일자리정책 종료 등이 영향을 미쳤다.

품목별로 일평균 기준으로 ICT 품목(27.8%→25.0%)의 높은 증가세가 이어진 반면, 글로벌 수요 둔화로 일반기계(-6.0%)와 석유제품(-15.8%)은 크게 줄었다.

소비자물가는 유가와 환율 등 변동성이 큰 요인으로 인해 상승세가 다소 확대됐다.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2.2% 상승했다. 석유류 가격이 7.3% 급등하면서 상품 가격도 상승 폭이 확대됐다.

내수 부진의 영향으로 수요 압력이 낮게 유지되면서 근원물가는 1.9% 상승하는 데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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