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남북중앙교회 담임 최문수 목사
“경기도‧파주‧경기북부에 내가 전화”
“김동연 지사에도 가만 있지 않겠다”
“수기총 집회 참석 후 집회 취소됐다”

[천지일보=임혜지, 강수경 기자] 신천지 대관 취소와 관련해 파주남북중앙교회 담임 최문수 목사가 자신이 해당 과정에 깊이 관여했다고 주장한 발언이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최 목사는 자신이 신천지 대관 취소 과정에서 주도적 역할을 했다고 주장하며 공직자 압박과 종교적 개입 사실을 자랑스럽게 밝혔다. 개신교 목사가 종교적 이유로 공직자를 압박하고, 이를 성과로 내세운 점에서 헌법이 보장하는 종교의 자유와 공공기관 중립성 침해라는 비판이 거세게 일고 있다.
◆“김동연 지사 압박해 대관 취소 이끌어냈다”
지난달 17일 게시된 새벽이슬교회 이전 감사예배 유튜브에 따르면 최 목사는 수도권기독교총연합회(수기총)의 신천지 대관 반대 집회를 자신이 주도하고 직접 참여했으며, 김동연 경기도지사와 김경일 파주시장을 압박해 대관 취소를 이끌어냈다고 주장했다.
최 목사는 “이번에 신천지가 임진각에서 수료식을 하려고 했다. 10월 27일 동성애 반대 집회를 마치고 하루 남은 상황에서 경기도(기독교총)연합회, 파주(시기독교총)연합회, (경기)북부(기독교총)연합회에 전화를 걸어 ‘이래도 가만히 있을 거냐’고 물었다”며 “수원 (경기)관광공사에 집회 반대하러 간 파주 지역 목사는 나를 포함해 단 세 명이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 역사하셨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신천지 간부가 우리 교회에 와서 말하기를 신천지 역사상 (이렇게) 집회가 취소된 적은 없었다고 하더라”며 자신이 대관 취소에 중요한 역할을 했음을 강조했다.
또 경기도지사 김동연과 파주시장 김경일을 직접 언급하며 “이번에 신천지 집회를 취소하지 않으면 내가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면서 종교적 이유로 공직자에 압력을 행사한 것을 자랑했다.
◆대관 취소 배경에 개신교 개입 의혹
경기관광공사는 10월 28일까지도 신천지 측에 대관 취소 계획이 없다고 밝혔으나, 수기총의 대관 반대 기자회견 다음날인 10월 29일 대관을 돌연 취소했다.
‘안보와 안전’을 명분으로 내세웠지만 일관성 없고 비상식적인 대관 취소 통보 과정에 개신교 인사들의 개입이 있었음이 누차에 걸쳐 확인되고 있다.
경기도기독교총연합회 회계이자 목사 출신인 서성란 경기도 의원도 “신천지가 대규모 집회를 준비 중이라는 소식을 듣고, 안수집사인 김동연 도지사와 장로인 도의회 의장, 집사인 문광위원장에게 대관을 막아달라 했다”면서 자신의 요청 하루 만에 대관이 취소됐음을 자랑스레 언급했다.

이를 종합하면 10월 28일 개신교 목사들과 목사 출신 경기도의원이 연합해 개신교 정체성을 앞세워 정치 활동을 해온 김동연 지사를 압박했고, 대권을 염두에 둔 김 지사가 최 목사 등이 제시한 ‘대북 문제’를 명분으로 삼아 대관을 일방적으로 취소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헌법 위반과 공공기관 중립성 훼손
최 목사와 서 의원의 발언은 공공기관이 특정 종교 단체의 압력을 수용해 결정을 번복했다는 의혹이 사실임을 드러낸다.
이는 헌법이 보장하는 종교의 자유와 정교분리 원칙, 차별금지, 그리고 공직자의 종교 중립 의무를 위반한 심각한 사례로 지적된다.
더불어 이번 신천지 대관 취소 논란은 특정 종교의 개입이 공공 영역의 독립성을 흔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전문가는 공공기관과 정치가 종교적 갈등에 휘말리면서 헌법이 명시한 기본 원칙이 침해되는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제도적 보완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한국종교문화연구소 이사인 A씨는 천지일보와의 통화에서 “공공기관이 특정 종교나 정치적 압력에 흔들리지 않아야 하고, 국민들에게 편파적인 행정을 하지 않기 위해 독립성을 보장할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개신교 장로였던) 이명박 전 대통령 당시 종교 중립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왔다”며 “이 전 대통령이 불교 등 역차별을 했다는 식이어서 정부가 종교중립과 관련해서 어떤 입장에 있어야 하는지 지적이 많이 됐다. 이런 이야기들을 했던 전문가들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