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사업 신성장 동력… 롯데 신유열 세대교체로 혁신 가속
GS 허서홍·한화 김동선, 첨단기술·투자로 미래 먹거리 발굴
농심 신상열·CJ 이선호, 글로벌 시장 정조준… 젊은 경영 본격

[천지일보=양효선 기자] 유통업계의 세대교체가 가속화되며 오너 3·4세들이 경영 전면에 나서고 있다. 이들은 빠르게 변화하는 내외부 경영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신사업 발굴과 책임 경영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글로벌 시장 공략과 새로운 성장 동력 확보를 목표로 한 젊은 리더십의 경쟁이 치열하다.
롯데그룹에서는 신동빈 회장의 장남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이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신 부사장은 지난 2022년 롯데케미칼에서 임원으로 진급한 이후 3년 연속 초고속 승진하며 그룹 내 입지를 공고히 했다. 그는 보직 이동 없이 직급만 승진하며 신사업과 글로벌 사업을 진두지휘할 예정이다.
롯데그룹은 기존 유통과 화학 사업의 부진을 극복하기 위해 바이오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을 신성장 동력으로 삼고 있다. 롯데는 지난해 미국 CDMO 기업인 브라이언트를 약 1조 원에 인수하며 바이오 사업에 본격적으로 진출했다. 신 부사장은 이 사업을 중심으로 그룹의 새로운 축을 구축하는 데 주력하고 있으며, 바이오 공장 추가 설립과 글로벌 시장 확장을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GS그룹에서는 허태수 회장의 5촌 조카이자 허광수 삼양인터내셔날 회장의 장남인 허서홍 경영전략SU장이 GS리테일 대표이사로 내정됐다. 허 내정자는 지난 2005년 GS홈쇼핑에서 경영 수업을 시작해 그룹 내 주요 계열사를 두루 거치며 경험을 쌓았다. 지난해 말부터는 GS리테일의 경영전략SU장을 맡아 신사업과 전략 기획을 총괄하며 주목받았다.
그는 GS그룹 지주사에서 미래사업팀장을 역임하며 다양한 신사업을 추진해온 경험이 풍부하다. 현재 GS리테일은 편의점, 홈쇼핑 등 기존 사업의 성장성이 둔화되는 상황에서 허 신임 대표가 미래 먹거리 발굴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그의 취임은 BGF리테일 홍정국 부회장과의 젊은 리더십 간 경쟁을 본격화할 전망이다.
한화그룹의 3세 김동선 부사장은 ‘미래비전총괄’이라는 직함으로 회사의 미래 청사진을 그리는 역할을 맡고 있다. 김 부사장은 단순히 신사업에 그치지 않고 외식, 로봇, 건설 등 다양한 영역으로 사업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특히 한화호텔앤드리조트를 중심으로 외식 사업을 강화하며 국내 프리미엄 외식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또한 로봇 자동화와 인공지능(AI) 기술을 접목한 신사업을 적극 추진하며 그룹의 미래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식품업계에서도 세대교체가 진행 중이다. 농심에서는 신동원 회장의 장남 신상열 미래사업실장이 상무 승진 1년 만에 전무로 승진했다. 그는 글로벌 시장 확장과 신성장 동력 개발을 총괄하며, 농심의 해외 매출 증대와 새로운 제품군 개발을 이끌고 있다. 또한 장녀 신수정 상무도 상품 마케팅을 책임지며 그룹 내 입지를 강화했다.
CJ그룹의 이선호 CJ제일제당 식품성장추진실장은 헝가리와 미국에 약 8000억원을 투자해 글로벌 식품 사업 확장을 주도하고 있다. 그의 전략적 투자로 CJ제일제당은 해외 시장에서 입지를 넓히며 글로벌 식품 기업으로의 도약을 꾀하고 있다. 이와 함께 이경후 CJ ENM 브랜드전략실장은 콘텐츠와 브랜드 강화를 통해 그룹의 미래 비전을 구체화하고 있다.
유통업계와 식품업계의 젊은 리더들은 기존 사업의 한계를 극복하고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적극적인 경영 행보를 보이고 있다. 경기 침체와 고금리·고환율 등 대내외 악재 속에서 신사업 발굴과 글로벌 시장 공략은 각 그룹의 생존 전략으로 떠오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3·4세 경영인들은 젊은 감각과 과감한 투자로 위기를 극복하고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려는 의지가 강하다”며 “이들의 경쟁이 국내 산업 전반에 긍정적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통업계의 리더십 교체는 단순한 인사 이동을 넘어, 업계가 던지는 중요한 메시지로 해석된다. 변화의 핵심은 기술이다. 디지털 전환과 고객 데이터 분석, AI 기반의 맞춤형 서비스 같은 첨단 기술이 이제 유통업의 생존과 직결되고 있다.
새로운 리더십은 이런 변화를 주도하고 혁신의 속도를 높이는 데 방점이 찍혀 있다. 결국, 리더십 변화는 유통업계가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하고, 미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내놓은 최종 카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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