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정보원은 북한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해 전쟁 중인 러시아에 특수부대(폭풍군단) 병력 1500여명을 파병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국정원은 “북한이 지난 8일부터 13일까지 러시아 해군 수송함을 통해 특수부대를 러시아 지역으로 수송하는 장면을 포착했다”고 했다. 그간 해외 언론 등을 통해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국정원이 북한군 파병사실을 공식 확인한 것은 처음이다.

지난 8월에는 북한 미사일 개발의 핵심인 김정식 군수공업부 제1부부장이 북한군 장교 수십명과 함께 우크라이나 전선 인근 KN-23 탄도미사일 발사장을 방문해 러시아 군인들에게 북한제 탄도미사일 운용 방법을 가르치는 정황도 포착됐다.

북한이 우크라이나전에 포탄과 탄도미사일을 제공하는 차원을 넘어 병력까지 파견한다는 것은 국제 안보 질서를 위협하는 중대사안이 아닐 수 없다. 러시아에 군대를 파병해 전쟁 수행까지 돕는다면 이는 침략전쟁 방조 행위나 마찬가지다. 북한은 유엔이 불법으로 규정한 전쟁에 개입하는 것은 러시아의 2중대로서 전범국가의 공범이 되는 길이다.

북한과 러시아는 지난 6월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관한 조약’을 체결했는데, 북한이 전쟁중인 러시아에 대규모 파병을 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양국은 군사동맹, 더 나아가 ‘혈맹’으로 진화했음이 명확해졌다. 러시아가 일방적으로 일으킨 전쟁에 북한이 참전한 만큼, 북한의 남침 도발 시에도 러시아군의 개입 가능성은 커졌다. 우리에게는 큰 군사적 위협이 생긴 것이다.

북한은 지난해부터 ‘적대적 두 국가 관계’를 주장하며 최근 남북 육로 단절 및 ‘요새화’를 선언하고 나선 것은 이번 파병을 위한 준비였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이번 파병을 통해 북한군이 러시아 장비와 군사기술을 반대급부로 받으면서 군 현대화를 이룰 가능성이 우려된다.

러시아로부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대기권 재진입 기술이나 군사정찰위성 등 핵심 군사기술을 넘겨받을 공산이 커진 것이다.

우리로서는 국제사회와 더욱 긴밀히 공조하며 대응해야 한다. 최근 미국 등 G7 국방장관들은 성명에서 “단기, 장기적으로 군사 지원을 포함한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계속할 것임을 강조한다”며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나토) 가입을 포함한 완전한 유럽-대서양 통합을 향한 되돌릴 수 없는 길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우리는 한미일 삼각 협력과 함께 나토, 유엔 등을 활용해 북한에 대한 전방위적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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