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MDL 이남 대응 사격
곧 요새화 작업 본격화할듯
폭파 장면 등 주민에 공개해
대남 적개심 고취 가능성도

[천지일보=김성완기자] 북한이 15일 남북을 잇는 경의선과 동해선 도로를 폭파했다. 군은 군사분계선(MDL) 이남 지역에 대한 대응 사격으로 밎섰다.
북한이 남측 무인기 사태와 맞물린 데다 남북 간 물리적 단절 조치를 사실상 완결지으면서 팽팽한 긴장감이 최고조로 치닫는 모습이다.
◆합참, 남북 연결도로 폭파 사실 알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은 이날 정오쯤 경의선·동해선 남북 연결도로 MDL 이북 일부 구간을 폭파했다. 지금은 중장비를 투입해 추가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로 인한 군의 피해는 없으며, 군은 MDL 이남 지역에 대응 사격을 실시했다고 합참은 전했다.
군은 북한군의 활동을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한미 공조 하에 감시 및 경계 태세를 강화한 가운데 만반의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
폭파 직전에 가진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이성준 합참 공보실장은 “상당량의 폭약을 터뜨릴 경우 음파나 진동, 비산물에 의한 영향이 있을 수 있다”며 “우리 측 피해가 발생하는 경우 이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전날 브리핑에서는 “북한이 도로에 가림막을 설치해놓고 그 뒤에서 도로를 폭파하기 위한 준비 작업을 하는 것이 식별되고 있다”고 밝혔다. 군 감시장비를 통해 북한군 동향을 파악하고 있음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남북 단절 마무리 수순
북한의 경의선‧동해선 남북 연결도로 폭파는 남북 육로를 완전히 끊고 요새화 공사를 하려는 의도의 일환이다. 남북 단절 작업의 마무리 수순으로 곧이어 요새화 작업도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북한군 총참모부는 지난 9일 보도문을 통해 “9일부터 대한민국과 연결된 우리측 지역의 도로와 철길을 완전히 끊어버리고 견고한 방어축성물들로 요새화하는 공사를 진행되게 된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이와 관련해 우발적 충돌을 방지하기 위해 미군 측에 전화통지문을 발송했다고도 전했다. 북한도 긴장을 원하지는 않은 것 같은데, 실제 세차례나 남측 무인기를 발견하고도 보복 조치에 나서지 않은 걸 보면 이 같은 해석에 무게가 실린다.
김명수 합참의장은 지난 10일 국회 국방위원회의 합참 국정감사에서 북한의 이런 움직임과 관련해 “내부 인원의 외부 유출을 차단하기 위한 목적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올해 내내 남북 단절 작업 몰두
북한은 작년 말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남북 관계 별개 두 개의 적대국가로 규정한 이후 올해 내내 남북 육로 단절 작업을 진행해 왔다.
접경 지역 도로 주변 지뢰 매설과 가로등 제거, 철로 제거, 인접 부속 건물 철거 등이다. 남북 연결 육로에는 철도·도로인 동해선과 경의선, 강원 철원 화살머리고지 및 공동경비구역(JSA) 통로 등이 있다.
경의선·동해선 폭파로 남북 연결 육로는 이제 판문점 JSA 통로만 남게 됐다. 화살머리고지도 있지만 차량이 이동할 수 없어 육로로서 의미가 없다.
북한은 남북연결도로 폭파 장면을 주민들에게 공개해 대남 적개심 고취에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4년여 전 개성공단 남북연락사무소 폭파 때와 같이 선전 도구로 활용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