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정연욱(국민의힘, 수영구) 의원이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현지법 위반 등 불법·부실이 드러난 대한체육회 코리아하우스 운영 실태를 성토하며 낡은 관행의 철폐를 선언했다. 사진은 페이스북 게시글. (제공: 정연욱 의원실) ⓒ천지일보 2024.08.29.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정연욱(국민의힘, 수영구) 의원이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현지법 위반 등 불법·부실이 드러난 대한체육회 코리아하우스 운영 실태를 성토하며 낡은 관행의 철폐를 선언했다. 사진은 페이스북 게시글. (제공: 정연욱 의원실) ⓒ천지일보 2024.08.29.

[천지일보 부산=윤선영 기자]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정연욱(국민의힘, 수영구) 의원이 현지법 위반 등 불법·부실이 드러난 대한체육회 코리아하우스 운영 실태를 성토하며 낡은 관행의 철폐를 선언했다.

정 의원은 2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대한민국 홍보관 코리아하우스가 프랑스 현지 유학생들 사이에서 ‘코리아 어글리(ugly) 하우스’라 불리고 있다”며 “운영과정에서 프랑스 현지법 위반 등 대한체육회의 불법·부실이 확인됐으며 낡은 관행은 용서 없이 뿌리뽑겠다”고 말했다.

◆프랑스 현지법 적용 원칙 ‘미준수’

정 의원은 “코리아하우스에서 일했던 프랑스 현지 유학생 등 운영요원들이 대한체육회에 임금체불을 호소하고 있다”며 “체육회는 국내법으로 운영요원을 고용했다지만, 프랑스 현지법에 따라 계약하는 것이 원칙인 점을 볼 때 프랑스 노동법을 적용하면 임금체불에 해당한다”고 꼬집었다.

정 의원에 따르면 대한체육회는 프랑스 당국에 세무신고도 하지 않아 현지에서 ‘탈세 먹튀’ 논란까지 일며 파행 운영에 따른 후폭풍이 심각하다. 체육회는 코리아하우스 행사 운영요원을 고용하면서 프랑스 노동법에 따른 근로계약서도 작성하지 않았다. 근로가 불가능한 유학생을 불법으로 고용했고, 현금으로 임금을 지불한 뒤 세금 신고도 하지 않았다. 이같은 행위는 고용·거래 흔적을 지우는 일종의 ‘블랙’이라는 관행이다.

정 의원은 대한체육회가 ‘방문자 안내와 응대, 행사 운영업무 보조’ 담당 운영요원을 코리아하우스 개관식 케이터링(CJ에서 운영) 지원 업무에 사전동의 없이 파견한 사실도 전했다. 케이터링 업무에 참여했던 한 운영요원은 “장갑·세제도 없이 설거지, 음식 서빙, 잔반을 처리했고 5층 높이 계단으로 냉장고도 옮겨야 했다”며 “‘음식이 조금이라도 흐트러지면 집에 돌아갈 줄 알라’는 폭언을 듣기도 했으며 지하 조리실은 굉장히 불결한 상태였다”고 당시의 심각했던 상황을 폭로했다.

◆늘어난 예산 부담, 운영요원에 전가

정 의원이 파악한 결과 대한체육회는 프랑스어·영어 능통자를 운영요원으로 모집하면서 ‘프랑스 최저시급’을 책정하고 추가근무수당 등도 제대로 지급하지 않았다. 코리아하우스 관계자는 “비영리 국가행사이기 때문에 본래 자원봉사 포지션으로 모집했다. 수당 없이 근무하는 것은 힘들어 주최기관(대한체육회)과 협의해 일종의 활동비로 지급하는 것이 프랑스 최저임금(SMIC)”이라고 해명했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고 정 의원은 전했다.

대한체육회는 코리아하우스 대행업체 선정 당시 업무의 전문성을 고려해 운영요원 1인당 시급 약 38유로를 예산으로 책정했다. 대행업체와 계약체결 후 행사규모를 키우고 운영시간을 확대했다. 애초 12명이던 운영요원도 34명까지 늘어났지만 사업예산은 추가되지 않았다. 최종적으로 운영요원 임금은 최저시급인 11.65유로로 결정됐다. 따라서 사업규모 확대에 따른 부담은 고스란히 대행업체와 유학생 등 운영요원에게 떠넘겨진 것이다. 추가된 비용은 일종의 ‘임금 후려치기’를 통해 충당된 것이다. 코리아하우스는 예상보다 2배가 많은 하루 방문객 4000명을 기록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지만, 그 이면에는 이처럼 혹독한 근무 환경이 존재했다고 운영요원은 증언했다.

◆휴식 시간 없고, 하루 4000명 상대

정 의원은 “확인한 결과 당시 의무실, 의료인력이 전혀 없었다. 탈수 증상, 빈혈, 벌쏘임, 당뇨, 계단 낙상이 발생했지만, 대응 프로토콜이 없었다. 화재 대비 비치해야할 소화기도 찾아볼 수 없었다”며 “VIP실과 기자실에 제공됐다가 폐기하는 빵을 운영요원 휴게실에 배치되는 일도 있었다. 파리·말벌 등 벌레가 나오는 도시락이 제공되기도 하고 식사 시간으로 30분이 주어졌지만, 이동에만 15분이 걸렸다”고 실태를 밝혔다.

또 폭염 발생 시 의무적으로 주어지는 휴식 시간도 전혀 지켜지지 않았으며 하루 4000명을 상대하며 몸이 아파 병가를 내면 남은 사람에게 일이 전가된 사실도 전했다. 단 하루 휴일도 없이 7월 25일부터 8월 11일까지 연속 근무하는 요원들의 피로도는 극심했으며 하루 근무 12시간을 요구받는 일도 있었다. 정원에서 판매하고 있는 각종 분식과 맥주, 100명이 넘는 관계자들의 도시락과 잔반 등이 전혀 분리수거되지 않고 막무가내로 버려졌다고도 폭로했다.

정연욱 의원은 “전 세계인의 축제 올림픽 기간에 대한민국 홍보관 코리아하우스에서 불법이 행해졌다는 것은 충격적인 일이다. 과거 관행적으로 통용됐다 하더라도 국민의 눈높이가 달라졌다”며 “불공정, 추잡한 행위는 더 이상 용납 안 된다”고 말했다.

한편 정 의원은 지난 26일 국회 문체위 전체회의에서 낡은 관행을 혁신하겠다는 윤석열 대통령의 발언을 거론하며 이기흥 대한체육회 회장에게 “체육회의 낡은 관행에 어떤 것이 있나. 대한체육회의 대응이 낡은 관행을 혁신하는 데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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