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삼흥 2022년과 2023년 판매비 및 관리비. (출처: 전자공시시스템) ⓒ천지일보 2024.05.09.
케이삼흥 2022년과 2023년 판매비 및 관리비. (출처: 전자공시시스템) ⓒ천지일보 2024.05.09.

[천지일보=홍보영 기자] 최소 2%의 수익을 매월 줄 수 있다며 투자자들을 모아 수천억원대의 투자금을 가로챈 의혹을 받는 케이삼흥이 2년간 판매비와관리비(판관비)에 1천억원 넘게 쏟은 것으로 확인됐다. 여타 폰지사기 업체와 같이 방만 경영을 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9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케이삼흥 재무재표를 보면 판관비는 2022년 762억 9천여만원, 2023년 244억 9천여만원으로 2년간 약 1천억원에 달한다.

판관비 내역을 구체적으로 보면 지급수수료가 2년간 885억으로 압도적으로 높았다. 연도별로 보면 2022년에 673억 1524만원, 2023년에는 212억 3070만원이었다.

그 다음으로 광고선전비가 2년간 약 24억원으로 2022년 21억 5388만원과 2023년 2억 7373만원이다.

반면 당기순손실은 약 766억원에 달한다.

이 같이 케이삼흥의 방만 경영의 배경으로는 뚜렷한 수익구조 없이 후순위 투자자에게 투자금을 받아 선순위 투자자에게 고배당을 지급하는 폰지사기 방식이 꼽힌다.

케이삼흥은 전국 7곳에 지사를 두고 정부가 개발할 토지를 미리 매입한 뒤 개발이 확정되면 이익을 얻는다며 원금 보장과 고수익을 보장해주겠다고 투자자를 모집했다. 짧게는 3개월 단기 적금 방식으로 최소 월 2%(연 24%)의 이자를 준다고 투자자를 모집했다. 일부 피해자들은 모집책이 은행 이자보다 고배당이라 이익이라며 “대출까지 받아 투자하라”고 종용하기도 했다고 한다.

케이삼흥 시상 모습. (제공: 피해자)ⓒ천지일보 2024.05.09.
케이삼흥 시상 모습. (제공: 피해자)ⓒ천지일보 2024.05.09.

투자자들 상당수가 출금이 막히기 전인 지난달까지 원금과 이자가 꼬박꼬박 지급됐기에 재투자했고, 이에 손실이 커진 것으로 알려졌다. 모집 과정에서는 직급이 높을수록 높은 배당금을 지급하는 등 다단계 방식을 취했다. 많은 회원을 유치하도록 보너스를 주고 일정 금액 이상 투자를 받은 직원에게는 벤츠 등 고급 차량을 시상하기도 했다.

피해자들은 케이삼흥이 부동산을 내세워 투자를 유도했지만, 뚜렷한 수익구조가 없다고 하면서 폰지사기 방식을 뒷받침한다고 주장한다. 실제 지난해 재무제표에 따르면 이 회사 투자금은 1328억원이지만 토지와 건물을 포괄한 비유동자산은 54억원, 매출은 43억원에 불과했다.

케이삼흥은 오후 9시 뉴스 지상파·공중파 광고, 미스코리아·가수·배우 등 연예인 초청, 골프선수 후원 등 많은 광고로 사업을 선전했다. 피해자들은 “광고·후원·기부를 통해 선한 기업 이미지로 신뢰가 더 가도록 해 피해를 키웠다”고 호소했다.

이 같은 방식은 이전 사기와 같은 수법이라고 한다. 한 피해자는 “20년 전 기획부동산 사기 때도 투자자들이 속아 넘어가도록 사무실에 유명정치인 사진을 걸어놓고 영업을 했다”고 말했다.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사기, 유사수신행위 규제법 위반 등의 혐의를 받는 김 회장에 대해 출국금지 조치하고 수사 중이다.

김 회장은 기획부동산 사업을 국내 최초로 들인 원조 인물로 알려져 있다. 그는 2003년 기획부동산 사기로 210억원을 가로채고, 회삿돈 수백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지난 2006년 징역 3년을 선고받아 복역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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