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금보장·고수익 약속에도 지난달 출금 막혀
6개월 10%씩 3년 변제 약속, 법적 효력 없어
보상채권 신사업도 설명… 피해자들 “꼼수”

[천지일보=홍보영 기자] 기획부동산과 폰지사기 수법을 결합한 사기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는 케이삼흥이 출금이 막혀 전전긍긍하고 있는 피해자들에게 3년 동안 원금을 지급하겠다고 주장했다. 게다가 또 다른 법인을 설립해 새로운 사업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여타 폰지사기 업체와 같이 ‘시간 끌기 작전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7일 천지일보 취재 결과, 원금 보장을 약속하고 부동산투자 플랫폼으로 매달 최소 2%의 배당금을 지급하다가 지난달부터 출금이 막힌 케이삼흥은 직원들과 회원들에게 반환이행 확약서를 받고 있다.
케이삼흥 지사장이 직원들과 회원들에게 전한 내용에 따르면 원금 반환 유예기간이 3년으로 잡혔다. 6개월마다 10%씩 변제해 3년 만기 시까지 60%에 나머지 40%는 그간 준비하는 과정에서 마련하겠다는 식이다. 케이삼흥은 또한 직원들에게는 사직을 요청했고 사직서를 내면 실업급여를 신청해 주겠다고 했다.
이 지사장은 피해자들이 김현재 케이삼흥 회장을 고소하지 않도록 회유하면서 확약서를 작성하도록 유도하고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그는 “지금까지 고소가 여기저기 많이 들어왔다. 피해자니까 해결 대책도 없다 보니,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본다. (하지만) 이게 사기 성립이 안 된다”며 “한 달 반 전까지는 배당금을 다 받았다. 급여는 못 나갔지만, 원금도 주고 할 건데 ‘지금 돈이 없으니 언제 줘도 꼭 줄 거야’라고 얘기가 되고 ‘갚을 거라는 의지가 있으면 사기가 성립이 안 된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 중요한 거는 원금을 받는 게 목적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 시간을 갖도록 하는 걸로 알고 있다. 여의도(지사)를 살리고 부평(지사)도 그냥 갈 것 같다”며 “사직서랑 이런 것들은 좀 정리를 해서 이 확약서를 쓰는 순간부터 일할 수 있는 사람하고 안 할 사람하고는 좀 나눠줬으면 좋겠다. 일을 할 수 있는 사람들한테는 동기부여도 해주고 방해를 하면 안 된다”고 밝혔다.
또 이 지사장은 “안 좋게 생각하면 한도 끝도 없다”며 “고소 들어가는 것에 대해 봉정아(케이삼흥 부대표)만 넣을 거다. 회장님은 일단 이제 고소 건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많이 고소가 진행됐으니 잠깐 대기하고 만약에 하게 되면 봉정화에 대해서만 넣고 회장님은 일단은 (고소)하지 말자”며 “돈 만들어야 한다. 움직여야 된다”고 회유했다.
한 회원이 ‘고소할 경우 확약서를 작성할 필요가 없지 않냐’고 질문하자, 이 이사장은 “제가 무조건 써야 된다고 얘기를 안 하겠다”며 “저 같은 경우는 무조건 써야 된다 생각은 하는데 그게 쓰기 싫으신 분은 안 쓰셔도 된다”고 말했다.
다만 김 회장이 약속을 지킬지는 미지수라고 했다. 이 지사장은 “회장님은 원금 상환을 해주겠다는 의지가 지금 굉장히 강하다”면서도 “조금 시간은 걸릴 거다. 지금 당장은 안 될 거고 시간이 많이 걸리긴 하겠지만 조금만 더 믿고 가면, 돈 풀리는 게 지금 사실 되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 일은 생긴 거고 어떻게든 수습하는 게 제일 큰 목적이니까 긍정적으로 생각했으면 좋겠다”고 부연했다.
‘10% 지급에 대해 실적이 없어도 주냐’는 질문에 이 지사장은 “일단 실적이 나와서 주겠지만 회복이 된다”며 “근데 케이삼흥이 망했다는 얘기가 돌고 있기 때문에 돈을 빌릴 수도 없고 시간이 좀 지나야 융통도 가능해진다”고 말했다.
이어 “보상이 6개월에서 1년 안에 해결이 되는 것들이 있다. 그런 거를 잘 됐을 거라고 가정해서 계산을 해보면은 그것도 가능할 것 같다”고 밝혔다.
다만 확약서에 대해선 법적 효력이 없다고 했다. 그는 “확약서는 법적 효력은 없고 회장님하고 우리 약속이라고 보면 된다”며 “사실 공증 얘기도 했는데 회장님한테 공증받는데 한 5만원씩이면 받을 수 있으니, 담당자들이 내는 걸로 해 가지고 공증을 좀 받게 해 주십시오 이렇게 얘기했더니 회장님이 ‘그건 안 된다’고 얘기했다”고 말했다.
부실채권으로 사업을 이어가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또 다른 케이삼흥 관계자는 “부실 채권 사업을 할 건데 소유권 이전하는 방법도 있고 채권만 매입했다 파는 방법이 있다”며 “어느 거를 하던 수익이 나는데 빠른 수익 채권만 매입해서 되팔면 3~4개월이면 된다. 그거를 진행할 건데 법 제정이 돼 법인을 설립해야 되고 법인을 준비하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공동 투자할 건데 자금을 5대 5로 하면 수익률 70%를 나눠 가져야 한다. 법인이 나올 때까지 시드 머니가 필요한데 지금 배당금이 안 나온다고 황금알을 낳는 거위를 죽여버리면 끝난다”며 “새로운 알을 낳을 건데 기존 시스템으로 1년 이내 보상 확정 건만 더 신중하게 LPL(보상채권) 쪽으로 해서 준비되는 대로 물건 차려 바로 투자 들어가면 된다. OO대구라는 법인을 지금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제 다시 오픈하게 되면 여러분들이 준비하고 계셨다가 투자금이 들어가면 배당금 2.5% 주시는 거 앞으로 약속을 잘 지키시겠다고 했다”면서 “또 만약에 1억원이 들어가면 담당이 지정한 그분에게 70%를 쏴주는 걸로 약속을 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직원들과 회원들은 확약서를 두고 ‘시간벌기용’이라며 형량을 낮추기 위한 ‘꼼수’라고 지적했다.
케이삼흥 피해자 단톡방에서는 “채권회수율에 따라 구속여부가 판다기준이 되기에 확약서 회수하려고 직원이나 김현제나 박호창(케이삼흥 대표)이 연락 올 거다. (확약서) 안 쓰고 버티는 사람 상대로 비밀리에 회수하려고 안간힘을 쓸 테니…” “나중에 (삼흥이 3년 동안 갚아준다고 했다죠?) 돈을 준다는 것도 시간을 벌기 위한 거짓말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지금 바로 고소하는 것이 가장 좋은 해결책” 등의 반응이 나왔다.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사기, 유사수신행위 규제법 위반 등의 혐의로 케이삼흥의 김현재 회장과 일당을 수사 중이다.
케이삼흥은 전국 7곳에 지사를 두고 정부가 개발할 토지를 미리 매입한 뒤 개발이 확정되면 이익을 얻는다며 원금 보장과 고수익을 보장해주겠다고 투자자를 모집했다.
직급에 따라 월 최소 2%의 고배당을 지급했는데 지난달 출금이 막혀 직원들과 회원들은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피해액은 약 3천억원으로 보이며, 1인당 많게는 20억원이 넘게 피해를 본 것으로 추정된다.
김 회장은 기획부동산 사업을 국내 최초로 들인 원조 인물로 알려져 있다. 그는 2003년 기획부동산 사기로 210억원을 가로채고, 회삿돈 수백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지난 2006년 징역 3년을 선고받아 복역한 바 있다.
- ‘수천억원대 사기’ 의혹 부동산 업체 ‘케이삼흥’ 경영진 대상 경찰 수사
- [기자수첩] ‘경찰 늦장 수사’ 초래한 검수완박에 금융사기 피해자들 절규만 늘었다
- ‘사기 혐의’ 김현재 케이삼흥 회장 출국금지… 기획부동산 수법, 20년 전보다 진화
- [단독] 기획부동산 사기 혐의 케이삼흥, 벤츠 시상하고 TV 광고 등 판관비에 1천억 쏟아
- 경찰, ‘수천억대 부동산 폰지사기’ 케이삼흥 압수수색
- [단독] ‘폰지사기 의혹’ 케이삼흥 부동산 근저당 잡은 인물, 회장과 친인척설 제기돼… “투자금 은닉 의심”
- [단독] 출금 막히자 “나도 피해자” 주장… ‘폰지사기 의혹’ 케이삼흥 대표, 300억 횡령 의혹 제기
- [단독] ‘폰지사기 혐의’ 케이삼흥 직원, 스스로 생명 위협… “근저당 설정 과정서 벌어져”
- 출금 막힌 폰지사기 업체 피해자들 ‘세금폭탄’에 절규
- ‘폰지사기 의혹’ 케이삼흥 피해자들, 국회 앞 집회… “원금 반환 자동연기에도 특판으로 피해 눈덩이”
- [단독] ‘폰지사기’ 불똥 튀었다… 케이삼흥 광고 연예인 향한 피해자들의 ‘분노’
- [단독] ‘폰지사기’ 업체인데 버젓이 TV광고… 케이삼흥 피해자들의 ‘분노’
- “수신액 8천억원 김현재 구속수사하라” 케이삼흥 피해자들 3차집회 후 결속 다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