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 상당수 회사 신뢰도↑
투자자들 개인 사업자로 취급
“워너비, 세금 탈루가 목적”

1일 폰지사기 의혹을 받는 워너비그룹 피해자들과 그들의 가족·지인이 참여한 단톡방에서 올라온 워너비그룹 회원 글. (캡처: 단톡방) ⓒ천지일보 2024.05.02.
1일 폰지사기 의혹을 받는 워너비그룹 피해자들과 그들의 가족·지인이 참여한 단톡방에서 올라온 워너비그룹 회원 글. (캡처: 단톡방) ⓒ천지일보 2024.05.02.

[천지일보=홍보영 기자] “(워너비그룹이) 4대 금지사항이라고 그렇게 주장한 것 중 하나가 세금을 반드시 내는 것이라면서요? 속지마세요.”

1일 폰지사기 의혹을 받는 워너비그룹 피해자들과 그들의 가족·지인이 참여한 단톡방에서 A씨는 “투자금으로 만원을 받고, 수당(배당금)으로 100원을 줬다면, 워너비는 9900원에 대한 세금을 내야하지만, 100원을 1000원으로 준 것으로 신고하면, 9000원에 해당하는 부분만 세금으로 잡힌다. 즉 워너비는 세금 탈루가 목적”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워너비그룹과 시더스그룹 휴스템코리아 등 종교와 결합한 폰지사기 의혹 업체의 특이점으로 출금이 막혀 막대한 피해를 입었음에도 상당수의 투자자들이 회사를 여전히 신뢰하고 있다. 회사는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개인 사업자로 취급해 세금을 신고하는데, 일부 투자자들과 지인·가족들은 출금도 제대로 되지 않은 상황에서 ‘세금 폭탄’에다 ‘근로장려금’까지 못 받게 됐다며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워너비그룹이 회원들에게서 받은 투자금이 모두 소득으로 잡히기 때문에 세금을 줄이기 위한 방법으로 기존 회원들에게 허위로 매출을 잡아 피해자들에게 세금폭탄이 부과된 것으로 보인다.

이 단톡방에서는 워너비그룹 회원들 사이에서 나눈 대화가 올라왔다. 대화에 따르면 한 회원은 “국세청에서 사업소득원천징수 신고하라는데 내가 받은 소득이 1억 1500만원이라고 한다. 나는 받은 게 그렇게 안 된다”며 “나이가 70이 넘어서 소득이 없다. 대출을 받아서 (워너비그룹에) 가입을 했는데 이제는 이자도 못 내서 파산지경이다. 세금까지 내게 됐으니 어디다 하소연을 할 수 있을까, 상담원도 연결 시도해봤는데 안 됐다”라고 했다. 또 다른 회원은 “저희 파트너들도 세금이 많이 나왔다고 이게 뭐냐고 깜짝 놀랐다. 또 이해가 안 간다고 화를 내고 욕설을 하는 전화가 많이 온다”라고 했다.

(캡처: 단톡방) ⓒ천지일보 2024.05.02.
(캡처: 단톡방) ⓒ천지일보 2024.05.02.

이 글이 단톡방에 공유되자 피해자들·가족·지인들은 피해를 하소연하고 신고하라는 반응이 잇따라 올라왔다. 피해자들은 “워너비그룹에서 받은 돈을 수당 처리했으니 소득으로 돼 세금 내야 된다는 거다. 종합소득세” “전영철 회장이 어르신들에게 수억 수천만원 수당을 준 것처럼 허위서류 만들어 국세청에 제출했다면, 이 사실을 신고하면 경찰이 조사한 후 그 결과를 가지고 세무서에 신고해야 감면 받을 것 같다. 참 안타까운 일이 발생하고 있다”고 했다.

또 “서류를 준비하는 것도 힘들고 보아하니 대전 본사 찾아가는 분들이 많이 있다. 종합소득세가 많이 나와 난리들이다” “돈 내줬더니 푼돈으로 주면서, 내 돈주고 세금폭탄 맞아야 하나? 근로장려금도 못 받는 사태”라는 반응도 나왔다.

휴스템코리아 회원 세금 피해 사례도 나왔다. 사기척결을 추구하는 네이버 카페 백두산에는 ‘종합소득세가 나왔네요’라는 제목의 글과 종합소득세 참고자료 사진이 올라와 있다. 종합소득세 참고자료에는 사업형태로 ‘단독’, 수입금액은 956만원으로 명시됐다. 게시자 A씨는

“(휴스템코리아 회원) 탈퇴해 달라 했는데 모집책이 본인이 책임진다고 통장만 대여해줬다”며 “예상은 했지만 어처구니가 없다”고 하소연했다.

(캡처: 네이버 카페 백두산) ⓒ천지일보 2024.05.02.
(캡처: 네이버 카페 백두산) ⓒ천지일보 2024.05.02.

만약 근로소득, 사업소득 지급명세서의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면 국세청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신고하면 된다. 신고 절차는 접수일로부터 20일 이내에 신고대상자의 사업장 관할 세무서에서 처리한다. 신고 방법은 신고 접수 시 지급명세서 등 관련된 증거서류를 첨부해야 하며, 신고대상자의 사업자등록번호 등 관련 정보를 반드시 기재해야 한다.

워너비그룹은 2022년부터 블록체인, 온천, 줄기세포 등의 사업을 한다며 ‘원금 보장’과 매월 회사 전체 수익의 일부를 고배당으로 평생 연금처럼 지급하겠다고 약속하고 투자자들을 끌어모았지만, 해당 사업이 허위로 드러나거나 제대로 진행되지 않고 있다.

특이점은 다른 폰지사기 의혹을 받는 시더스그룹 휴스템코리아와 같이 교회를 중심으로 투자자 모집이 이뤄졌고, 피해자들의 대다수가 고령층이라는 점이다. 이들 중 일부는 막대한 피해가 발생해도 회사나 회장에게 강한 신뢰를 보이고 있다. 또 피해 사례를 공유하면 글을 삭제하거나 “기다려보자”는 식으로 회유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1월 워너비그룹을 대상으로 폰지사기일 가능성이 크다며 경찰 수사를 의뢰하고 소비자경보를 발령했다. 경찰은 유사수신 혐의를 적용해 지난해 6월 워너비그룹을 압수수색하는 등 수사 중이다.

한편 천지일보는 수입이 없는 회원들에게 세금이 부과된 것에 대해 워너비그룹 측에 문의한 결과 별다른 입장을 받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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