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기대 베가북스 대표
“말 통하는 게 핵심”… ‘자연어 구사’로 활용성 극대화
“기술혁명 필요조건 충족… 정부 나서 소통장 만들어야”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권기대 베가북스 대표가 챗GPT와 대화형AI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천지일보 2023.06.05.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권기대 베가북스 대표가 챗GPT와 대화형AI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천지일보 2023.06.05.

[천지일보=이우혁 기자]

챗GPT에 대해선 이미 많은 내용이 다뤄졌기 때문에 안 다뤄진 측면이 없다고 봐야 합니다. 중요한 부분은 챗GPT가 이렇게 주목을 받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는 점입니다. 대화형 AI가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하는 이유에는 ‘범용성’과 ‘접근성’이 있습니다.

본인을 ‘매크로웨이브(Macrowave) 탐구자’라고 소개한 권기대 베가북스 대표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설명했다. 매크로웨이브란 사회를 변화시킬만한 강렬한 파장을 일으키는 기술이나 현상 등을 말한다. 그는 대화형 AI 교양서 ‘챗GPT 혁명’의 저자다.

권 대표는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해 미국 JP모건은행에서 비즈니스 커리어를 시작, 지난 1980년부터 뉴욕 월스트리트 본사에서 근무한 경제 전문가다. 그는 이후 금융권을 떠나 호주, 프랑스, 독일 등에서 제조·무역·영화산업 등 다양한 분야에 종사했고, 지난 2005년부터 출판사를 운영, 저술과 번역에 매진하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챗GPT 캡처)
(게티이미지뱅크, 챗GPT 캡처)

◆알파고와의 차이는 ‘말’

처음에는 호기심으로 시작했지만 공부를 하는 과정에서 권 대표는 대화형 AI 기술이 심상치 않다고 느꼈다. 과거 바둑 AI ‘알파고’가 이세돌 9단을 이긴 때와는 달랐다는 것이다. 권 대표는 이후 ‘알파고 같은 AI와 대화형 AI와의 차이가 뭘까’하는 고민을 이어갔다.

그는 ‘말이 통한다는 것’ 자체가 엄청난 차이를 낳는다고 설명했다. 권 대표는 챗GPT를 두고 “‘Transformer’라는 이름처럼 언어를 다룬 모델이라는 점에서 기존 AI기술과 차이가 있었다”며 “사람이 쓰는 말, 즉 자연어를 학습해 사람처럼 구사하는 건 AI기술 중 가장 고도의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과거에도 애플의 ‘시리’ 삼성의 ‘빅스비’와 같은 AI 비서들이 있었지만 이는 단답형 대답밖에 할 수 없었다. 하지만 대화형AI는 인간이 학습할 수 없는 규모의 매개 변수(대화 자료)를 학습해 추론이 가능하고, 이를 바탕으로 ‘확률이 높은 적절한’ 답변을 제시한다는 게 권 대표의 설명이다. 

바둑기사 이세돌 9단이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 인공지능 바둑프로그램 알파고와의 두번째 대국을 하고 있다. 왼쪽은 알파고의 대리인 아자 황 박사. 2016.03.10 (제공: 구글)
바둑기사 이세돌 9단이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 인공지능 바둑프로그램 알파고와의 두번째 대국을 하고 있다. 왼쪽은 알파고의 대리인 아자 황 박사. 2016.03.10 (제공: 구글)

◆말이 통하면서 오는 ‘강점’

특히 권 대표는 “‘말이 통함’으로써 범용성과 접근성이 비약적으로 향상됐기 때문에 챗GPT가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말이 나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말을 알아듣기 때문에 전 산업분야에 적용할 수 있고, 사람들이 쉽게 응용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권 대표에 따르면 알파고는 오로지 바둑만 가능했고, 체스AI 등 일정 분야에만 국한된 AI기술은 범용성에 한계가 있어 눈길을 끌 수는 있어도 삶을 바꾸진 못했다. 또 ‘메타버스’의 경우도 코로나19 상황에선 관심을 끌었지만, 엔데믹이 찾아오면서 세간의 관심 밖으로 사라졌다.

특히 여타 기술들과 달리 대화형 AI의 경우 접근성이 높다. 즉 일반인들도 쉽게 쓸 수 있어 활용도가 높고 결국은 생산성도 비약적으로 높아질 거란 게 그의 설명이다. 또 개발사인 오픈AI가 개발 소스(자료)를 공개한 데 따라 단점을 보완하는 각종 확장 프로그램이 등장하고 있다. 이 중 최근 등장한 ‘오토GPT’는 챗GPT-4보다 적은 명령어로 더 고차원의 결과물을 뽑아내 이목을 끌고 있다.

권 대표는 “전기 기술의 발전을 두고 ‘제2차 산업혁명’이라고 하는 이유도 전기가 가정은 물론 전 산업에 걸쳐 활용되고 사용하기 쉬워서였다”며 “대화형 AI도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고 결과물을 확인할 수 있어 필요한 조건은 갖췄다”고 설명했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권기대 베가북스 대표가 챗GPT와 대화형AI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천지일보 2023.06.05.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권기대 베가북스 대표가 챗GPT와 대화형AI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천지일보 2023.06.05.

◆한계와 정부 그리고 나

권 대표는 다만 대화형 AI의 한계는 여전히 명확하고 해결해야 할 일도 많다고 설명했다. 제대로 된 질문이 아니면 답변의 질이 떨어지고, 오류가 발생하는 부분 때문이다. 또 태생적으로 기술 활용에 비용이 많이 드는 점과 기술 자체에 대한 사람들의 거부감도 해결해야 할 문제다.

권 대표는 “기술의 발전이 인류의 인지를 뛰어넘은 만큼 전문가들과 정부가 나서 ‘AI와의 동거’를 위한 사회적 논의를 이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술에 뒤처진 낡은 법률을 보완하고 홍보를 통해 다양한 의견이 수용될 수 있는 장을 마련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그는 ‘이미 다가온 챗GPT 시대에서 개인이 해야 하는 노력’과 관련해 “이런 기술 진보를 주의 깊게 관찰하되 비관·부정적으로만 보지 말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논리와 비판의 눈으로 보는 ‘디지털 문해력’은 키우면서 사용자의 마음가짐과 대비에 따라 결과는 언제든지 달라질 수 있다는 마음을 갖자는 것이다.

권 대표는 “기술이란 결국 인간의 삶을 더 편하고 효율적이게 한다”면서 “그런 만큼 다가오는 시대를 맞은 청년들은 기술을 활용함으로써 남는 여유를 어떻게 활용할지를 고민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인공지능 챗봇 이미지. (출처: 연합뉴스)
인공지능 챗봇 이미지. (출처: 연합뉴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제보하기
관련기사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