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치플레이션 확산에 도시락 인기
김혜자·백종원·주현영 유명인 모델
전 매출까지 영향 미친 판매 효과

김혜자 도시락, 주현영 도시락, 백종원 도시락. (각 사 제공)
김혜자 도시락, 주현영 도시락, 백종원 도시락. (각 사 제공)

[천지일보=황해연 기자] 최근 ‘런치플레이션’ ‘고물가’ ‘가성비’ 등의 확산으로 소비자들의 니즈에 맞춘 제품 출시가 잇따르면서 편의점 도시락이 부흥기를 맞은 가운데 편의점 마케팅 경쟁이 과열 양상을 띠는 실정이다.

일례로 최근 고공행진하는 물가로 인해 점심값 부담이 커지면서 런치플레이션(런치+인플레이션)이 확산됐다. 이에 편의점들은 배우 김혜자, 요리연구가 겸 방송인 백종원, 개그우먼 겸 배우 주현영 등 모델로 가성비를 내세우거나 여러 할인 프로모션을 통해 가격을 최대 350원까지 낮추는 등의 마케팅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마케팅이 효과가 없는 것은 아니다. 실제 주현영 비빔밥 도시락 4종은 출시 한 달 만에 250만개 이상 팔렸다. 해당 도시락이 출시되기 전인 1~2월 전체 도시락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5% 증가했으나 출시 이후 동기간 70% 급증하기도 했다.

CU의 ‘백종원 도시락’과 GS25의 ‘김혜자 도시락’도 역시 많은 매출량을 기록하고 있다.

다만 이러한 결과를 가져온 마케팅이 지금의 트렌드를 따라가기에 필요한 요소라고 주장하는 반면 일각에서는 문제가 된다고 제기하는 목소리도 있다.

주현영 도시락 포스터. (제공: 세븐일레븐)
주현영 도시락 포스터. (제공: 세븐일레븐)

◆고물가에 최저가·연예인 전략 ‘효과 확실’

지출이 많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정의 달 5월을 맞아 소비자들의 외식 물가 체감 상승도는 커지는 실정이다. 올해 3월 기준 대표 외식품목 8개의 서울지역 평균 가격은 전년 대비 7.5~16.3% 올랐는데 자장면은 6800원, 삼계탕 한 그릇은 1만 6346원, 삼겹살 200g은 1만 9236원, 비빔밥 1만 192원 등으로 4개 품목은 1만원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삼겹살은 2만원에 육박할 정도다.

이같이 외식 물가가 오름과 동시에 치킨·피자 등의 프랜차이즈 제품 가격도 인상되면서 점심값이 1만원을 넘는 경우도 허다하다. 소비자들은 점심 한 끼 해결조차도 쉽지 않게 되자 저렴한 가격과 우수한 품질을 두루 갖춘 편의점 도시락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이에 편의점에서는 최저가 및 가성비 연예인 등을 내세운 도시락 제품 출시에 열을 내고 있고 할인 프로모션도 강력하게 적용해 런치플레이션 시대에 급격히 늘어난 편도족들의 장바구니 부담을 낮춰 이끈다는 계획이다.

이러한 전략으로 편의점 도시락 매출 효과는 확실하게 나타났다. 실제 CU 줄김밥의 전년 대비 매출신장률을 보면 1월 24.3%, 2월 33.4%, 3월 37.1%, 4월(1~28일) 38.8%로 우상향 추이를 보였으며 도시락을 할인받을 수 있는 구독 쿠폰 사용량도 3배 가까이 급증했다. 특히나 인기를 끄는 백종원 간편식은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누적 판매량 3.5억개를 기록했으며 올해 3~4월 백종원 신제품의 누적 판매량은 420만개다.

2월 15일~4월 23일 GS25의 김혜자도시락은 400만개 이상 팔리며 GS25의 도시락 카테고리 매출을 전년 동기 대비 약 70% 신장시켰다.

고객들이 CU에서 ‘백종원 제육 한판 도시락’을 고르고 있다. (제공: BGF리테일)
고객들이 CU에서 ‘백종원 제육 한판 도시락’을 고르고 있다. (제공: BGF리테일)

◆“급변하는 트렌드에 다양한 변화 시도해야”

최근 MZ세대 사이에서 확산된 여러 소비 트렌드로는 ▲본인의 가치 판단을 기준으로 제품을 구매하는 합리적인 소비 방식 ‘가치소비’ ▲가격 대비 심리적인 만족감을 중시하는 ‘가심비’ 등 다양하게 자리하고 있다.

가치소비 중에서도 특히 ▲자신을 위한 소비에 돈을 아끼지 ‘미코노미(나+경제)’ ▲소비 행위를 통해 자신을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미닝아웃’ ▲친환경적인 제품을 소비하는 ‘그린슈머’ 등이 포함돼 있다.

이처럼 단시간에 다양한 트렌드 변화를 이끌어가는 MZ세대를 잡기 위해 기업들은 다양한 변화를 시도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MZ세대의 성향을 고려해 빠르게 변화하는 소비 트렌드에 발맞추고 주 소비층이 된 이들을 잡기 위해서는 다양한 시도와 도전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최철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는 “음식의 맛과 위생 등 본연의 기능이나 퀄리티가 우선은 중요하지만 이런 부분들이 충족됐을 때 신제품이 출시되거나 기존에 있던 브랜드 강조를 위해 인지도 있는 유명인을 내세우면 더욱 (마케팅)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요즘은 트렌드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따라가지 못하면 소비자들이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며 “인기 있는 모델과 캐릭터 등을 활용한 마케팅을 이어가는 이유도 젊은 층이 그만큼 관심을 가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한 가지에 대해서도 MZ가 원하는 니즈는 다변화되는 추세”라면서도 “소비심리를 자극할 만한 색다르고 차별화된 마케팅을 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는 필수”라고 했다.

모델이 GS25가 전개하는 프로모션을 소개하고 있다. (제공: GS리테일)
모델이 GS25가 전개하는 프로모션을 소개하고 있다. (제공: GS리테일)

◆가격 내려간 도시락… “최저가 경쟁 지속하기엔 어려움도”

다만 이러한 마케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 외에도 고물가 시대 편의점의 가성비 마케팅으로 편의점 물가를 저렴하게 인식하게 한다는 등의 문제가 제기됐다.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편의점의 가성비 도시락·커피 등으로 인해 편의점 내 다른 모든 제품의 가격이 저렴할 것이라는 인식을 준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좁은 공간에 많은 상품이 진열돼 있다 보니 소비자 입장에서는 24시간 열려 있고 가까운 곳에 위치한 편의점에서 가격이 비싸더라도 필요한 물품을 산다”며 “그러나 기본적으로 편의점 가격은 저렴한 편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이뿐 아니라 가성비 마케팅이 언제까지 유효할 수도 없다는 지적도 나왔다. 관련 업계 관계자는 “최근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물가와 관련해 점심값이 많이 올랐다거나 이런 점을 두고 특히 편의점 도시락이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이에 편의점 간에 경쟁도 더 치열해지고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 수 있는 마케팅이 이어지는 추세”라면서도 “최근에는 물가가 너무 올라가다 보니 가성비를 앞세운 모델 마케팅을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가격도 쉽게 생각할 수 없는 최저가를 통해 소비자들의 이목을 한순간 이끌 순 있겠지만 언제까지나 최저가 경쟁을 이어가기에는 어려움이 있을 수도 있다”고 부연했다.

한편으로는 점점 심화되는 마케팅으로 인해 소비자들의 기대는 더욱 커지는데 그만큼 소비자들의 니즈에 부합하지 않을 경우 실망도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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