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직개편·M&A 안정적 진행
‘한화 빅딜’로 결단력 과시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심근경색으로 쓰러져 병원에 입원한 지 오는 10일로 1년을 맞는다. 이건희 회장이 지난해 5월 10일 급성 심근경색으로 쓰러지자 아들인 이재용 부회장이 실질적으로 삼성그룹을 이끌어왔다.
하지만 이 부회장이 검증되지 않은 경영자라는 우려 속에 이 회장의 공백을 제대로 메울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많았던 것이 사실이다. 실제로 이 회장이 쓰러진 직후 재계에선 ‘삼성 위기설’이 심심찮게 나도는 등 우려 섞인 전망이 쏟아졌다.
특히 고공행진을 거듭하던 스마트폰 사업의 극심한 부진으로 삼성전자의 실적이 곤두박질치면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런 만큼 이 부회장이 어떠한 리더십을 선보일지에 재계 안팎의 이목이 집중돼 왔다.
이러한 재계 안팎의 우려의 시선과 달리 이 회장이 병상에 누운 지 1년이 흐른 현재 이 부회장에 대한 평가는 대체적으로 우려에서 긍정적인 시선으로 바뀌었다.
우선 이 부회장이 그룹의 전면에 나선 이후 가시적인 성과는 지배구조의 개편이다. 삼성은 2013년 하반기부터 계열사끼리 나누고 합치는 등 사업구조를 개편해왔다. 옛 제일모직은 패션사업을 분리해 에버랜드와 합쳐 새로운 제일모직으로 재탄생했고, 소재부문은 삼성SDI와 합병했다.
IT서비스 계열사인 삼성SDS와 삼성SNS를 합병해 증시에 상장했다. 또한 삼성그룹은 지난해 11월 말 이재용 부회장 지휘 아래에 삼성종합화학, 삼성토탈, 삼성테크윈, 삼성탈레스 등 4개사를 한화그룹에 매각했다.
이를 통해 계열사들의 사업경쟁력을 높이는 한편, 복잡한 순환출자 지배구조도 ‘제일모직→ 삼성생명→삼성전자→삼성물산·삼성전기·삼성SDI→제일모직’으로 단순화했다.
특히 한화그룹과의 빅딜은 수익을 창출하고 있는 계열사라 할지라도 그룹의 미래 성장동력과 거리가 있다면 과감하고 신속하게 정리할 수 있다는 이 부회장의 결단력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차세대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해외 기업 인수에도 적극적이었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5월 경영 전면에 나선 이후 인수합병(M&A)만 8건에 달한다.
브라질의 프린팅솔루션 업체 심프레스, 미국의 모바일 결제 솔루션업체 루프페이와 공조전문 유통회사 콰이어트 사이드, 발광다이오드(LED) 상업용 디스플레이 업체 예스코 일렉트로닉스 등 삼성에 가치를 더해줄 수 있는 유망 기업이나 기술을 적극적으로 사들였다.
지난 2007년부터 2013년까지 7년까지 총 14건의 M&A를 했던 점을 고려하면 M&A에 얼마나 활발한 움직임을 보였는지 가늠할 수 있다. 인수한 대부분은 사물인터넷(IoT)이나 기업 간 거래(B2B) 등 삼성의 미래 사업과 연관된 업체들이다.
또한 이 부회장의 글로벌 광폭 행보도 빼놓을 수 없다.
그는 지난 1년간 해외 거물급 인사들을 만나며 폭넓은 인맥을 과시했다. 그가 친분을 쌓은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MS) CEO,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창업자, 피터 틸 페이팔 창업자,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 등은 웬만한 국내 CEO들이 접촉하기 어려운 인사들이다.
특히 이 부회장은 지난해 7월 두 차례 미국을 방문해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와 수차례 만남을 통해 애플과의 소송을 철회하는 성과를 내기도 했다.
최근에는 스마트폰 갤럭시 S6와 S6엣지의 호평 속에 2분기 8조원대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등 이 부회장이 경영을 맡은 이후 삼성전자의 실적도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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