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춘근 한국무궁화연구회 이사 ⓒ천지일보(뉴스천지)

‘은근과 끈기’의 무궁화정신 아로 새겨야 강조


[천지일보 수원=배성주 기자] 은근과 끈기의 상징이자 우리나라 국화(國化)인 무궁화. 혹자들은 무궁화 사랑이 곧 나라사랑 겨레사랑의 지름길이라 말한다.

‘새와 짐승까지도 슬퍼서 울고 강산도 슬퍼하는데 무궁화 삼천리는 깊은 물에 잠겼도다’ 황명 시인의 ‘절명시’ 중 한 구절이다. 수필가이자 한국무궁화연구회 이사인 박춘근(朴春根)씨는 “절명시 속에 우리의 표상인 ‘무궁화’가 있고 우리의 혼인 ‘무궁화정신’이 있다. 그 정신은 우리가 오래오래 지켜갈 길이며 정의요, 신념이고 진리”라고 말한다. 그리고 “무궁화는 민족혼으로 표상되는 나라꽃이며, 우리의 얼이요, 배달겨레의 영원한 정신이다. 찬란한 5000년 역사의 정통문화를 다져가는 ‘은근과 끈기’, 그 자강부식의 기틀”이라 강조한다.

‘무궁화’ 스승을 만나 ‘무궁화’가 좋아졌고 ‘무궁화’ 정신으로 40여년간 ‘무궁화선양애호 운동’을 펼쳐온 박춘근 이사를 수원봉사회 사무실에서 만났다.

Q. 무궁화를 만난 계기는.
여러 문인들이 모이는 자리에 참석했는데 당시 윤극영 할아버지가 동석했다. 윤극영 선생이 무궁화․사회․어린이 운동을 하는 것을 보면서 ‘이분의 뜻을 이어 받아 열심히 해야겠다’ 생각했다. 또 아무도 무궁화 운동을 하는 사람 없으니 내가 해야겠다는 소박한 마음으로 시작했다. 이후 1992년 사단법인 한국무궁화연구회가 조직되고 선양홍보담당 상임이사를 맡게 되면서 류달영 박사와 함께 세미나, 책 제작 등을 통해 무궁화를 체계적으로 정리하며 홍보해 나가기 시작했다. 우리나라 꽃 무궁화와 무궁화 정신을 지키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애쓰고 있지만 이와 같은 정신을 갖지 못한 사람들이 더 많아 안타깝다.

Q. 무궁화를 알리는 방법은 무엇인가.
첫째, 무궁화를 많이 심고 가꿔야 한다. 묘목과 품종은 공인기관이나 전문연구기관에서 선별 받아서 심으면 된다. 이때 국화라는 기본 정신을 세워놓고 아름다움도 함께 심어야 한다. 화훼업자들이 무궁화를 심지 않는 이유를 아는가. 무궁화 생산․보급이 불투명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무궁화는 다소 질긴 성질이 있어 어디서나 잘 자라기 때문에 심고 잘 가꾸면 수확량을 늘릴 수 있고 소득 창출도 가능하다.

둘째, 국화 이상의 관리를 해야 한다. 조상들의 애국충정이 깃들어 있는 무궁화의 고유한 재래종을 글로벌 시대에 맞게 화훼가치가 높은 신품종, 즉 개량종을 조화시켜 무궁화 꽃길, 무궁화동산을 새롭게 만들어야한다. 셋째, 통일에 대비한 국화 운동을 해야 한다. 대한민국 통일의 중심에 남쪽이 유지돼야 하고 통일 이후에도 태극기, 무궁화, 애국가가 국가 정체성을 상징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지금부터 통일이라는 절대적 사명 앞에 지혜와 마음을 모아야 한다.

Q. 무궁화 축제를 처음 발의했다고 들었는데.
1991년도 총무처․교육부․농촌진흥청․산림청 후원, 삼성물산㈜ 협찬으로 현 서울시립미술관 자리에서 ‘제1회 무궁화 축제’를 개최했다. 이후 해마다 광복의 달, 8월이 오면 ‘무궁화 전국 축제’라는 이름으로 ‘무궁화 전시회’ ‘사진전시회’ ‘어린이글짓기’ ‘그림그리기 대회’ ‘학술 심포지움’ 등이 개최되고 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무궁화축제는 우리 국민 모두가 흔쾌히 참여하고 솔선하는 민족혼 창달의 새 장으로서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조국통일이 되는 그날에 이 축제가 8000만 겨레의 명절이 돼야 한다.

작년에도 무궁화축제가 부산 수원 완주 홍천 등에서 일제히 열렸다. 하지만 사람들은 벚꽃축제만 알지, 무궁화 축제에 대해 잘 모르고 있다. 정부가 지자체에 예산을 적극 지원해서 자체적으로 축제를 운영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축제에서는 지역명을 담고 있는 무궁화 품종을 심어 홍보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예를 들면 강릉은 ‘사임당’, 수원은 ‘서호향’, 통영은 ‘충무’, 파주는 ‘임진홍’ 등 지역의 꽃을 선보이면 축제 참가자들이 더욱 애착을 가질 것이다.

Q. 무궁화선양애호 운동을 하면서 가장 보람된 점은.
2002년 한일 월드컵이 열렸을 때다. 월드컵은 단순한 체육 활동이 아니라, 개최국의 종합적인 문화를 세계에 보이는 것이다. 또, 꽃을 사랑하는 민족은 자유와 평화를 사랑한다고 믿어왔기에 무궁화를 통해서 우리 민족의 우수성과 역사성을 보여 줘야겠다 생각했다. 10개 지역의 월드컵 경기장 주변에 500~1000개 무궁화분을 놓았는데 온도를 잘 맞추지 못해 꽃이 얼어버렸다. 소귀의 성과를 거두지 못해 아쉽다. 하지만 이후 우리 국민들에게 ‘무궁화 정신’을 심어주자는 일념으로 전국을 순회하며 ‘배달겨레와 무궁화’라는 주제로 강연을 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제일 자랑스러운 것은 무궁화 대전인 ‘한국무궁화 오천년사(현재 절판)’를 제작한 것이다.

Q. 앞으로의 계획은.
1974년부터 국방부에서 무궁화 전시회를 진행해왔다. 100여개 육군 부대를 다니면서 6000점 이상의 무궁화 사진과 교양서적을 전달했다. 앞으로 더 많은 부대를 순회하며 2만여점 무궁화 사진 전시를 진행하려고 한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우리가 한 그루의 무궁화를 심는 것은 우리의 역사 맥락, 그리고 5000년의 찬란 문화와 유구한 역사를 이어온 홍익인간의 사상과 정통성을 지키고 다져가자는 엄숙한 다짐이다. 이제는 우리 모두가 이 산하에만 심는 무궁화가 아니라 텅 빈 가슴에 무궁화 정신을 가득히 채우도록 합시다. 그 텅 빈 가슴마다에 뜨거운 마음, 겨레와 조국을 사랑하는 ‘은근과 끈기’ 겨레, 얼 무궁화정신을 하나하나 아로 새겨가자. 그리고 뜨겁게 일궈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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