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현아 대한항공 부사장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땅콩리턴’ 사건으로 물의를 빚은 조현아 대한항공 부사장이 지난 9일 대한항공의 모든 보직에서 사퇴했다. 사퇴를 발표했음에도 조 부사장의 ‘땅콩리턴’ 논란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조양호(65) 한진그룹 회장이 맏딸인 조현아 부사장의 사표를 수리했다고 대한항공은 전날 보도자료를 통해 공식 밝혔다. 조 회장이 이날 프랑스 출장에서 돌아오는 길에 인천공항에서 임원회의를 열고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이다.

조현아 부사장은 이날 회의에서 “본의 아니게 사회적 물의를 일으켜 고객 및 국민 여러분에게 죄송스러우며 저로 인해 상처를 입으신 분이 있다면 너그러운 용서를 구한다”고 말했다. 또 “이번 사태에 책임을 지고 대한항공의 모든 보직에서 물러나겠다”고 했다.

조 부사장은 그동안 맡고 있던 기내서비스 및 호텔사업 부문 총괄 부사장직에서 물러났다. 하지만 대한항공 부사장 직급과 등기이사, 한진관광 등 계열사 대표이사직은 그대로 유지해 ‘무늬만 사과’라는 비난이 빗발 쳤다. 

앞서 대한항공은 지난 8일 조 부사장의 ‘땅콩 리턴’에 대한 사과문을 발표했다. 하지만 사과문 발표에도 불구하고 비난의 여론은 더욱 확산됐다. 이후 조양호 회장이 조현아 부사장의 보직을 사퇴하게 한 이유도 비난의 여론이 크게 확산되는데 있었다.  

대한항공은 사과문에서 “승객분들게 불편을 끼쳐드려 사과드린다”며 “항공기가 다시 제자리로 돌아와 승무원을 하기시킨 점은 지나친 행동이었다”고 밝혔다.

대한항공은 이어 “대한항공 임원들은 항공기 탑승 시 기내 서비스와 안전에 대한 점검의 의무가 있다”면서 “조현아 부사장은 기내 서비스와 기내식을 책임지고 있는 임원으로서 문제 제기 및 지적은 당연한 일”이라고 설명해 오히려 파장을 키웠다.

진중권 교수는 9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조 부사장과 관련된 기사를 링크하며 “기가 막혀서…여기가 북조선이냐”라고 꼬집었다.

대한항공 조종사 노동조합도 이날 성명을 통해 “회사가 조 부사장의 중대 과실을 덮으려고 승무원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며 “책임은 기장이 ‘탑승구로 돌아가야 한다’고 (관제탑에) 보고하게 한 조 부사장이 져야 한다”고 밝혔다.

참여연대는 “재벌 총수 및 그 일가의 무소불위 ‘갑질’과 횡포를 예방하기 위해 조 부사장의 불법 행위를 묵과해서는 안 된다”며 10일 서울 서부지방검찰청에 항공법 위반 등의 혐의로 고발할 뜻을 밝혔다.

앞서 조 부사장은 5일(현지시각) 미국 뉴욕 JFK공항에서 인천으로 가는 KE086 항공기가 이륙을 위해 활주로로 향하던 중 승무원이 매뉴얼대로 서비스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고함을 지르며 책임자인 사무장을 내리게 해 사회적으로 큰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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