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순휘 여의도연구원 정책자문위원

 
지난 20일 뉴스자막에 보기만 해도 소름끼치는 기사가 보였다. “파리 유학 북 대학생 강제소환 중 극적 탈출… 행방불명”이었다. 그래서 알아본 사연은 프랑스 파리 소재 국립 파리 라빌레트건축학교에서 유학하던 북 고위층 자녀인 한모 군이 강제소환 중에 극적으로 탈출해서 은신했다는 것이다. 현지 교민사회 등에 따르면 유럽의 제3국 북한대사관 소속 국가보위부 요원들이 11월 초 대학생 한 군의 집에 들이닥쳐 그의 여권과 휴대전화 등을 빼앗고 북한으로 강제 송환하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이 학생은 지난해 처형당했던 장성택 전 노동당 행정부장 잔재 청산 작업으로 숙청당한 인물의 아들로 김일성종합대학 출신의 수재로 전해지고 있다. 한 군은 아버지가 숙청당하고 나머지 가족들이 정치범 수용소로 끌려간 것을 알고 난 뒤 송환되면 처형될 위험을 느끼고 생사를 걸고 탈출한 것이 자명하다.

김정은의 고모부 장성택은 지난해 12월 8일 체포돼 12일 전격적으로 처형됐다. 이제 그는 죽은 자에 불과한데 김정은은 소위 친인척이니 측근이니 하는 무고한 사람들까지도 추가적인 숙청 대상으로 잡아서 수십만 명이 정치범수용소로 끌려갔다는 소식이 흘러나왔다. 그런데 1년이 다 돼가는 지금도 피의 숙청이 계속되고 있다니 놀라지 않을 수가 없는 북한의 인권실상이다.

정부는 유럽 파리에서 인권유린행위를 저지른 불량국가 북한을 직시하게 만들고, 외교적 조치를 취해서 북한의 불법적 행위를 국제사회에 알려야 할 것이다.

지금 한 군은 생사의 기로에서 구원의 손길을 간절히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그는 믿고 도망갈 수 있는 지구상의 유일한 곳을 대한민국이라고 판단했을 것이다. 그렇기에 우리가 그를 구해야 할 의무가 당연히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과거 정부의 안일한 대처로 여러 차례 탈북주민들이 강제로 송환되는 안타까운 일이 발생됐는데 다시는 이런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관계당국의 분발과 치밀한 임무수행을 촉구하고자 한다.

북한주민의 참혹한 인권현실을 이제는 남의 일처럼 보지 말고 동포애를 가지고 적극적으로 관심과 배려를 가져야 할 것이다. 그리고 북한주민의 인권보호는 지금 파리의 어느 어두운 지하실에서 북한 보위부요원에게 잡혀갈까 두려움에 떨고 있는 한 군의 구원에서부터 시작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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