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5학년도 수능날인 13일 오전 학부모 김채일(45, 여) 씨는 딸이 시험을 치르기 위해 들어간 서울 종로구 안국동 풍문여고 문 앞을 오랫동안 지켰다. 김 씨는 공부에 미련이 남아 올해 대학에 입학한 늦깎이 대학생이다.
김 씨는 “오늘 아침 딸에게 내가 경험한 시험장 분위기를 들려줬고 딸도 잘 새겨들은 것 같다”며 “무엇보다 수능 날 얼마나 떨리는지 경험해봤기 때문에 자녀에게 최대한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 딸이 부담스러워할까 봐 금방 가겠다고 했는데 발이 안 떨어진다”고 수줍은 미소를 지었다.

교사들은 몰려오는 수험생 가운데 제자가 보이면 적극적으로 손을 뻗어 포옹하는 등 용기를 북돋아 주기 위해 노력했다. 서울 성심여고 권기하 교사는 “요즘에는 자신의 꿈을 이룰 수 있는 길이 많다”며 “그래서인지 수험생들도 응원을 부담으로 느끼지 않고 즐기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수험생들을 응원하는 각 학교 후배들의 응원 열기도 뜨거웠다. 북과 장구 등 전통적인 응원도구도 등장했으며, 응원가도 울려 퍼졌다. 일부는 선배들이 들어간 학교를 바라보며 큰절을 올리거나 기도를 했다. 특히 서울 영하 2℃ 등 8년 만에 수능 한파가 찾아온 만큼 고사장으로 들어가는 선배들의 손에 핫팩을 쥐여 주는 후배들도 많았다. 태혜진(계성여고 2학년, 여) 양은 “선배들을 응원하기 위해 집에서 5시에 일어나 6시 30분에 학교에 도착했다”며 “지금 선배들의 모습이 1년 뒤 내 모습이라고 생각하니 떨린다”고 전했다.
입실 시간이 지나 문이 닫히고 난 후에도 수험생들이 계속 도착했다. 이들은 경찰차나 오토바이에서 내린 뒤 민망한 듯 손으로 얼굴을 가리며 서둘러 시험장에 들어갔다.
이날 오전 8시 40분부터 시작된 수능은 오후 5시에 종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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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예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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