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4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진행된 경제분야 대정부 질문에서 답변하고 있다. (사진출처: 연합뉴스)

기억 없다더니 말바꾸기… “위험 잘 판단하라고 했다”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서 초이노믹스·4자방 비리 도마

[천지일보=임문식 기자] 4일 열린 국회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에선 ‘부자감세’ 등 경제 현안과 일명 ‘4자방(4대강 ·자원외교·방위산업)’ 비리가 도마에 올랐다.

이날 여야는 박근혜 정부 2기 경제팀의 재정확장 정책인 이른바 ‘초이노믹스’를 둘러싸고 공방을 벌였다. 최경환 기획재정부 장관 겸 경제부총리 취임 이후 정책 효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점에선 여야의 인식이 비슷했지만, 온도는 달랐다.

새누리당은 세계 경기 불황에 따른 경제 위기를 진단하고 국내 기업의 투자 활성화 방안과 신성장동력 발굴 등을 강조했다. 정부의 규제완화와 재정확대 정책 기조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인식을 보이고 향후 대책을 묻는 데 집중했다.

새정치민주연합 등 야당은 공기업 부채 문제와 서민증세, 이명박 정부의 자원외교 관련 비리 등을 추궁하는 데 주력했다. 특히 4자방 비리 의혹과 관련해선 국정감사 추진을 요구하고 나섰다.

새누리당 정우택 의원은 최경환 부총리를 상대로 한 질의에서 “최경환 경제팀이 발족한지 100일이 넘었는데, 성과는 아직 미흡한 것 같다. 국민이 체감하는 경기는 얼어붙고, 증시도 하락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환율 문제와 관련해선 “우리나라 자원시장이 100% 개방돼 있어 외국인이 투자를 손쉽게 현금화할 수 있고, 위기에 노출돼 있다”면서 “환율 급변동에 무대책이 아닌가 우려하는 시각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스위스의 외환시장 개입 사례를 들어 보다 적극적인 외환정책 추진을 요구했다.

이에 반해 야당은 이명박 정부 당시의 실정 문제를 집중 거론했다. 새정치연합 윤호중 의원은 “국가부채가 늘어난 이유를 지난 정부에 있었던 100조 부자감세, 4대강, 자원외교, 방위산업 등 이른바 4자방 혈세 낭비 때문이라고 본다”면서 국회 차원의 조사를 촉구했다.

그는 정부의 성장 전략에 대해서도 “지난달에 무역수지가 사상 최고치였지만, 우리 경제는 나아지지 않았다. 수출 경제를 도와준다고 대한민국 경제가 나아지는 것은 이미 끝났다”면서 “이제 골목 경제를 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같은 당 홍영표 의원은 자원개발 실패 사례인 석유공사의 캐나다 하베스트 인수를 거론하고 2009년 인수 협상 당시 지식경제부 장관이었던 최 부총리의 관리 책임 문제를 지적했다. 이에 최 부총리는 당시 석유공사 사장에게 주말에 5분 정도 짧게 보고를 받았는데, 하베스트에서 끼워팔기로 제시한 ‘날(NARL, 노스아틀랜틱리파이닝)’ 인수건에 대해 리스크를 잘 판단해보라는 취지로 답했다고 해명했다.

앞서 지난달 23일 산업위 국정감사에 출석한 강영원 전 석유공사 사장은 “최 부총리에게 사전 보고를 했고, 최 부총리가 잘 검토해 추진하라고 답변했다”고 말했다. 논란이 되자 최 부총리는 “보고를 받은 기억이 없다”고 발을 뺐다가 이날 보고 청취 사실을 시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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