퓨리서치 종교의식 조사
[천지일보=송태복 기자] 미국에서 종교의 영향력이 약화됐다는 인식이 널리 퍼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보수적 백인 ‘복음주의’ 개신교인들이 위기의식을 심하게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다. 아울러 교회 등 종교단체의 정치 관여를 지지하는 의견도 급반등한 것으로 집계됐다.
미국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는 22일(현지시각) 이런 내용을 포함한 미국인의 종교관련 의식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조사는 이달 2∼9일에 이뤄졌으며 표본은 미국 전체를 대표하도록 선정된 성인 2002명이고 오차 범위는 ±2.5%포인트였다.
조사에 따르면 “미국인의 삶에 종교가 미치는 영향이 증가 또는 감소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미국인의 72%가 ‘감소하고 있다’고 답했으며, ‘증가하고 있다’고 말한 응답자는 22%에 불과했다. 2002년 조사에서는 ‘감소’ 응답이 52%, ‘증가’ 응답이 37%였다.
올해 조사에서 “교회 등 종교단체가 정치·사회 이슈에 목소리를 내는 일을 자제 또는 적극적으로 해야 하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의견이 49%로, ‘자제해야 한다’는 48%보다 많았다.
2012년에는 ‘적극 의견 개진’ 찬성이 40%, ‘자제’ 의견이 54%였다. 퓨리서치 조사에서 종교단체의 정치·사회 문제 의견 개진에 관한 찬성 의견이 눈에 띄게 증가한 것은 최근 13년 만에 처음이다.
특히 복음주의 개신교인 가운데 34%는 ‘미국에서 복음주의 개신교인으로 사는 것이 예전보다 힘든 일이 됐다’고 응답했다.
백인 복음주의 개신교인 가운데 50%는 “신앙 때문에 차별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는데, 이들은 복음주의 개신교인들이 무슬림, 흑인, 히스패닉, 유대인, 무신론자, 가톨릭 신자보다 더 심한 차별을 당하고 있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와 달리 가톨릭 신자 중 ‘미국에서 가톨릭 신자로 사는 것이 예전보다 힘든 일이 됐다’고 답한 비율은 18%에 불과했으며, 백인 가톨릭 신자 중 “신앙 때문에 차별당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비율은 26%에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