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탈하고 유쾌하지만 내면의 진지함과 신중함 ‘천상배우’
리얼 강예원은 ‘낯가리는 편’ 하지만 힘든 사람 절대 못 지나쳐
[천지일보=이현정 기자] 로맨틱 코미디를 보는 대다수 관객은 여자다. 만약 영화관에서 로맨틱 코미디를 보고 있는 남자가 있다면? 크게 관심 두지 말자. 여자친구와 함께 데이트 중인 남자일 것. 여자가 보는 영화 로맨틱 코미디. 여성관객을 움직이는 흥행보증수표 여배우를 꼽자면? 당연 강예원이다.
사실 그녀가 정통 로맨스 장르 영화에만 출연했다고 보기엔 어렵다. 어드벤처 영화였던 ‘해운대’, 고스트 코미디 ‘헬로우 고스트’, 본격 액션 영화 ‘퀵’, 코미디 공포 ‘점쟁이들’, 코미디 사극 ‘삼총사’ 등 다양한 장르에서 연기를 펼친 강예원. 다양한 장르에서도 그녀만의 활기찬 로맨스를 선보여 왔고 이른바 ‘로코퀸’에 등극하면서 여성관객들을 동원하는 원동력이 됐다.
지난달 20일 개봉해 ‘명량’ ‘해적’ ‘해무’ 등 대작 사이에서도 롱런하고 있는 ‘내 연애의 기억’은 결혼을 앞둔 ‘은진(강예원 분)’이 ‘현석(송새벽 분)’의 휴대전화로 온 의문의 메시지를 통해 남자친구의 과거를 캐내면서 벌어지는 반전 로맨스를 담고 있다. 이번 영화가 대작 사이에서 롱런하는 이유 중 하나는 여성관객들로부터 많은 공감을 얻었다는 것이다. 공감과 지지를 아끼지 않았던 일인으로서 ‘영화 잘 봤다’라는 소감에 강예원은 “너무 기분 좋은 말이다. 여자한테 인정받는 여배우가 되는 것, 개인적으로 가장 기분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씽긋 웃어 보였다.

◆‘내 연애의 기억’ 속 은진이 강예원과 똑같다? 알고 보면 편견이다!
영화 ‘내 연애의 기억’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신은 누가 뭐라 해도 강예원의 ‘찰~진’ 욕설연기다. 강예원이 선보인 ‘은진’은 화끈하지만 쿨하지 못한 연애 흑역사를 가진 인물로 솔직함과 코믹한 감정을 여과 없이 드러내는 캐릭터다.
관객이 영화를 통해 서서히 강예원과 은진을 동일인물이라고 착각이 들 정도로 강예원은 은진의 모든 것을 과감히 연기했다. 강예원의 성격이 털털하면서도 유쾌하다는 것은 익히 알려진 일. 하지만 강예원은 은진과 자신을 똑같다고 하기엔 차이가 크단다.
“사실 이 영화의 정확한 장르는 스릴러다. 나만의 색깔이 입혀져 코미디가 된 것 같다. 나만의 에너지와 은진의 캐릭터가 잘 만나서 이룬 성과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영화 속 캐릭터가 본래 내 모습이라고 말할 수 없다. 은진처럼 용기 있는 편도 아니고.(웃음) 계속 남자를 쫓아다니는데 그런 용기는 더더욱 없다. 하지만 그래서 영화 촬영하면서 즐거웠던 것 같다. 용기 있는 캐릭터를 연기하면서 통쾌함도 느끼고 ‘아~ 이렇게 연애하면 후회할 일은 없겠구나’ 싶었다. 평소에 좋은 감정들은 다 드러내는 편인데 자존심 상하거나 안 좋은 감정들은 숨기는 편이라 시원시원한 은진을 연기하면서 즐거웠다.”
의외의 고백이다. 강예원 아닌가! 하지만 자신의 소심한 내면도 상대의 이해를 구하면서 스스럼없이 표현하는 부분이 프로다운 느낌을 강하게 전달했다.
사실 강예원은 배우 일을 하면서 낯가림이 생겼다고 한다. 작품을 촬영하면서 스태프들과 배우들이 함께 호흡하면서 움직이는 공간에서는 자유로움을 느끼지만 막상 세간의 화제를 받으며 ‘얼굴마담’이 될 때는 부담이 될 정도라고 한다.
조용히 연기하면서 작품을 통해서 성과를 얻고 싶은 소박한 바람이 아직도 크다는 강예원. 반짝하고 마는 스타성으로 이목을 끄는 일은 아직도 낯설다고 고백한 강예원은 “매사 즐기지 못하는 타입이죠, 저?”라며 지그시 웃는다.
외모는 여성들의 워너비이면서 마인드는 화려함보다는 소탈함을 지닌 강예원. 그녀가 이번 영화에서 호흡을 맞춘 배우 송새벽은 강예원과는 둘도 없는 친한 동료다.
강예원은 ‘친한 배우들이 새벽 씨처럼 수수하고 담백하고 인간미 넘치는 사람들’이라며 서로 신뢰와 공감대 형성이 가능한 친구들을 좋아한다고 설명했다. 친한 지인들도 초등학교 때부터 사귄 친구들이 대부분이라고 한다. 한번 친구를 맺은 사이는 오래가는 편이라고.
“학창시절에는 오히려 낯가림이 없었다. 누가 시키지도 않았었는데 당시에는 오지랖이었던 것 같아. 친구들과 일 대 일, 십 대 백, 모두 하나가 되는 느낌이 좋아서 오만가지 일에 간섭하고 다녔던 것 같다. 누가 왕따를 당하고 있으면 친구들한테 가서 그러지 말라고 강하게 권유하기도 했다. 그 일은 아직도 친구들이 기억하고 있더라. 그때도 그렇고 지금도 그런데 누가 힘든 걸 못 보겠다. 힘든 사람한테는 지금도 낯 안 가리고 도와주는 편이다.”
이쯤 되면 ‘내 연애의 기억’ 속 ‘은진과 강예원이 똑같다’라는 말은 강예원이 연기를 잘해서 불러온 오해이자 편견으로 종결지어야 겠다.(웃음) 그녀와 대화하면 할수록 ‘여배우 중에 이런 진국을 어디서 찾을 수 있을까’ 싶은 생각이 든다.

◆알면 알수록 다양한 매력 지닌 ‘천상배우’
“평소 내 장점은 상대를 잘 이해해주는 편이다. 무엇보다 믿음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 진심과 용서에 대한 부분도 중요한 부분이며 이러한 모든 것들을 통해서 서로 소통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여긴다. 연애에서도 마찬가지. 요즘에는 연인관계에서만 아니라 친구 간, 가족 간에도 데이트하고 밀당도 하지 않나. 마치 연애하는 것처럼. 이처럼 디테일한 감정들이 오가는 사이일수록 더욱 상대방을 배려해주고 헤아려줘야 한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인간관계에서 여유를 가지려고 한다. 연애도 여유 있는 사람이 승자이지 않나.(웃음) 객관적인 눈으로 내 매력을 바라보려고 노력 중이다. 알면 알수록 다양한 매력을 갖춘 그런 친구, 연인, 가족 그리고 배우이고 싶다.”
강예원의 소통 키워드는 헤아림이다. 맡은 캐릭터에 대한 헤아림, 호흡을 맞추는 동료에 대한 헤아림, 제작진에 대한 헤아림. 배우가 아무리 자신의 선택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여도 평단이 좋아야 자신의 선택이 진짜 옳았다는 것을 확신할 수 있다고 말한 강예원. 그녀는 작품과 대중 사이 소통의 통로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배우다.
‘내 연애의 기억’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는 신을 꼽아 달라 했더니 후반부에 나오는 휠체어 신이라고 한다. 온 감정을 쏟아 연기했던 장면이고 실제로도 그 감정이 잘 묻어나 관객과 감정을 소통할 수 있어 좋았다고 한다.
사실 강예원을 로코퀸으로 박제시킬 순 없다. 그녀 내면의 여러 감정선이 그녀의 연기를 더욱 발전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강예원은 코믹, 액션, 로맨스에서 강세를 보여 왔지만 영화 ‘하모니’에서 깊은 상처를 안고 세상과 단절한 성악 천재 ‘강유미’를 통해 울림과 감동을 전달하기도 했다.
모든 장르에 가능성을 보이는 강예원은 훗날 진~한 슬픔이 배인 휴먼 드라마 장르를 해보고 싶다고 한다.
“극과 극의 감성 가지고 있다. 가슴안에 어떤 감정이 많이 존재 하냐고 물어온다면 아련하고 애틋한 감정이 더 많다. 딱히 무슨 일을 겪어서는 아니다. 반쪽은 슬픔이 자리하고 반쪽은 유쾌한 감정이 자리한다. 코미디는 작품은 다들 좋아해 주셔서 너무 감사하다. 그러나 기회가 된다면 너무너무 가슴 아픈 이야기를 나만의 연기로 풀어내고 싶다.”
매 작품에 임할 때마다 작품에 대한 진정성을 온몸으로 연기하는 강예원. 그녀가 쏟아내는 애절한 휴먼 드라마가 벌써부터 기대된다.
현재 강예원은 오는 10월에 방송되는 OCN 드라마 ‘나쁜 녀석들’ 촬영 중이다. 현장 분위기가 좋고 배우 간 궁합이 잘 맞아 촬영이 재밌다고 한다. 무엇보다 섹시 여경감으로 분해 그동안 보여줬단 캐릭터와는 다른 새로운 캐릭터를 연기할 수 있어 즐거워했다.
다양한 캐릭터 그러나 자신만의 색깔을 잘 지키는, 천상배우 강예원의 흥미진진한 앞으로의 필모그래프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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