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은 전 세계적으로 고난과 고통의 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천재지변은 물론, 인재가 불러온 대형 사건사고까지 그동안 켜켜이 쌓이고 쌓였던 문제들이 봇물 터지듯 지구촌 이곳저곳에서 불거지고 있다. 항공기 추락, 선박 침몰, 열차 탈선 등 하늘, 바다, 땅이 온통 수난을 당하고 있는 것이다. 지진이나 홍수, 가뭄과 같은 천재지변이야 사람이 어쩔 수 없는 불가항력의 것이라고 하지만 기본만 제대로 지켰더라면 막을 수 있었던 인재로 인한 사건사고는 그 안타까움을 금할 수가 없다. 아니 안타까움을 넘어 분노케 한다.

지난 4월 대한민국을 슬픔과 분노의 도가니로 만든 세월호 사건은 온갖 부정과 부패, 안일함과 방만함이 만들어낸 참사였다. 도덕적 해이가 극에 달한 사건이자, 잘못된 관례가 만들어낸 사건으로 우리 사회를 넘어 전 세계적으로 큰 경종을 울린 사건으로 기록에 남을 정도다. 어디 세월호 사건뿐이랴. 폭력과 폭행이 끊이지 않는 군대와 학교, 살인과 같은 끔찍한 일을 저지르고도 죄책감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들에 이르기까지 지금 세상은 그야말로 요지경 속이다.

여기에 더해 전 세계를 공포에 떨게 만든 치사율 70% 이상을 넘어 90%로 치닫고 있는 에볼라 바이러스까지 정말 정신을 똑바로 차리지 않으면 안 될 정도로 혼돈의 세상이 되어가고 있는 것만 같다.

세상이 이리도 어지러운 판국에 종교로 인한 분쟁과 전쟁도 끊이지 않고 있으니 이런 비극이 또 어디 있겠는가. 한 달 가까운 기간 동안 계속됐던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은 수많은 사상자를 내고서야 지난 4일(현지시각) 72시간 휴전이라는 잠정적 휴전에 들어갔다.

이번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으로 팔레스타인 사망자가 1800명이 넘었으며, 이스라엘인은 67명이 숨진 것으로 전해졌다. 팔레스타인 측의 사망자 대부분이 민간인이라는 점에서 이스라엘의 무차별적인 공격에 국제사회의 비난이 거세지고 있는 상황이다.

2000년 전부터 팔레스타인이 살고 있던 지금의 영토를 유대인들이 원래 자기네 땅이라며 팔레스타인인을 몰아내려고 하는 데서 오는 갈등과 분쟁이 계속해서 비극을 재생산하고 있는 것이다. 1차 세계대전 이후 유태인들에게 많은 도움을 받았던 영국은 이들의 숙원인 옛 땅을 찾아주기로 약속을 하게 되고, UN이 이스라엘을 국가로 인정하면서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간의 싸움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지금 이스라엘 옆에는 미국이 있다는 사실이다. 미국뿐 아니라 세계경제를 쥐락펴락하고 있는 유태인들로 인해 휴전을 권유하는 듯하나 적극적으로 제재를 가하지는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미 의회가 이스라엘의 미사일 방어시스템 ‘아이언 돔’에 한화 약 2336억 원에 달하는 예산을 지원하기로 승인한 것은 자신들은 이스라엘 편이라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다.

성경을 들먹이며 자신들의 영토였다고 주장하며 민간학살을 자행하고 있는 이스라엘이나, 지하에 숨어 민간인과 어린이를 성전이라는 이름으로 총알받이 시키는 팔레스타인이나 그 만행은 오십보백보일 것이다. 또한 이러한 분쟁을 자신들의 국익이나 필요에 의해 이용하려 하는 미국의 행보 또한 마찬가지다.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의 분쟁은 종교라는 이름으로 시작됐고, 종교문제를 앞에 내세우기는 하지만 이 두 나라뿐 아니라 어느 나라, 어떤 분쟁이든 그 안에는 돈과 이권 등 ‘욕심’이 개입되어 있음은 누구나 잘 아는 사실이다. 단지 ‘종교’로 포장했을 뿐, 이들은 진정한 종교인도, 신앙인도 아닌 것이다. 왜 창조주의 뜻을 자신들의 구미에 맞게 요리하며, 욕심을 채우기 위해 이용하고 있는 것인지 스스로에게 물어봐야 한다.

종교는 결코 갈등과 분쟁, 분리와 혼란을 추구하지 않는다. 종교의 궁극적인 목적은 모든 전쟁과 재앙, 아픔과 사망에서 평화와 희망 그리고 생명을 추구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총과 칼로써는 절대 종교의 궁극적인 목적에 도달할 수 없다. 어느 종교이든 서로 싸우고 분쟁하라고 가르치지는 않는다.

종교라는 이름으로 혹은 평화라는 이름으로 자행되고 있는 온갖 분쟁과 싸움이 만연하고 도덕적 해이가 그 도를 넘어선 지금, 이 혼란한 가운데서도 지구 12바퀴를 돌며 평화의 메시지를 전하고자 애쓰는 평화운동가가 있다는 사실은 전 세계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고 있다.
종교라는 명목 하에 전쟁을 일으키고 부추기는 세상에서 “종교의 궁극적인 목표는 평화”라고 외치는 평화운동가가 있다는 사실이 참으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비록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비극적인 소식이 사람들을 슬픔과 분노로 치닫게 만들고는 있지만, 평화를 이룰 재료가 있다는 이 평화운동가의 메시지에 귀를 기울인다면 머지않아 그 슬픔과 분노가 희망으로 바뀔 날이 오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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