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지일보=김민지 기자] ‘괜찮아, 잘될 거야!’는 무척이나 역설적이다. 작가가 담아낸 끝이 보이지 않는 암울한 현실에서 이 말은 공허한 울림으로 들릴 뿐이다. 그림에는 언론을 방패로 삼은 정부, 침묵을 강요하는 사회, 더 이상 노래하지 못하는 시인과 가수, 아무것도 듣지 않으려는 정치가, 짓밟힌 동심, 부정 선거, 핵무기 위협, 타인의 희생 위에 쌓아올린 행복 등 억압과 검열, 잃어버린 자유, 사회적 불평등, 공포심과 좌절감이 묘사되어 있다. 우리는 이 그림들을 통해 중동의 실상과 정면으로 맞닥뜨리게 된다.
억압적이고 폭력적이라 여겨온 다른 나라들의 상황이 지금 우리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데서 오는 충격은 한참 동안이나 그림을 응시하게 만든다. 더 이상 진실을 이야기하지 않는 언론, 비판과 풍자에 강압적으로 대응하는 정부, 곳곳에서 이뤄지고 있는 불법적인 개인사찰, 권력층의 부정부패, 정치와 타인에 대한 시민들의 무관심 등은 엄연히 현재 대한민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현실이다. 우리는 그의 그림을 통해 우리의 현재를 들여다보게 된다.
마나 네예스타니 지음 / 돋을새김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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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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