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롯데월드 저층 임시개장이 사실상 연기됐다. 서울시가 지난달 롯데 측이 제출한 제2롯데월드 저층부 임시사용승인 신청에 대해 ‘안전, 방재, 교통대책 등 미비사항을 보완토록 통보한다’고 밝히면서 저층부 임시사용을 불허했기 때문이다.

123층, 555m의 초고층 건물 제2롯데월드는 경기 성남 서울공항 활주로와 불과 5.7㎞ 떨어진 곳에 있어 인허가 단계부터 군용기 운항 안전성 논란 등을 겪었다. 롯데가 부지를 매입한 뒤 20여 년이 지나도록 불허됐던 건축 허가가 이명박 정부 들어 군과 여론의 극심한 반대에도 안전검토 보고서 졸속 작성 등의 의혹 속에 이뤄져 논란이 컸다.

그러던 중 지난해 11월 LG전자 소속 헬리콥터가 서울 삼성동 아이파크 아파트에 충돌한 사고를 계기로 잠실 제2롯데월드의 항공안전 문제가 다시금 도마에 올랐다. 게다가 지난해부터 올해 초까지 공사현장에서 거푸집 추락, 배관 파열, 화재 등 각종 안전사고도 연이어 발생했다.

그간 별도로 구성된 시민 자문단은 제2롯데월드가 ‘안전’ ‘교통’ ‘석촌호수 싱크홀’ 등 사회적 논란이 많고 저층부 임시사용 승인 시 수십만 명이 이용하게 될 시설이기 때문에 사전에 공사안전대책, 소방방재대책, 교통개선대책 등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의견을 냈다.

전 포스코 박태준 회장은 1977년 포항제철 발전송풍 설비 공사 때 10㎝가량 콘크리트가 덜 쳐진 곳을 발견한 뒤 건설현장 책임자를 불러, 80%가량 공사가 진행된 것을 다이너마이트로 폭파시켰다. 돈보다 생명을 소중히 여겼기 때문에 내린 결정이었다. 이 사건은 안전제일주의를 보여주는 모범 경영사례로 하버드나 스탠퍼드 대학에서도 소개되고 있다.

제2롯데월드가 수많은 이익 창출로가 될지라도 논란이 되는 안전문제를 ‘눈 가리고 아웅’ 식으로 대처한다면 잠재적 시한폭탄일 뿐이다. 대한민국은 올해 안전사고로 너무나 많은 아픔을 겪었다. 현재 롯데 측이 여러 안전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울며 겨자먹기 식’ 대책으로 보인다. 롯데는 제2롯데월드에 갖는 국민적 기대와 우려가 큰 만큼 ‘생명보다 귀한 것은 없다’는 평범한 진리를 새기고 스스로 더 살펴서 안전대책에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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