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란치스코 교황이 19일(현지시각) 로마 산타마리아 성당에서 열린 ‘코르푸스 도미니의 예배 행렬’ 마무리 행사에 참석해 성체안치기를 들고 있다. 교황은 이날 행진에 불참했다. (사진출처: 뉴시스)

[천지일보=정현경 기자] 프란치스코(77) 교황이 당분간 매일 아침 미사와 주중에 하는 일반 미사를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또 지난 19일(현지시각)에는 역대 교황들이 전통적으로 해오던 로마거리 행진 행사에도 불참했다. 바티칸 측은 그러나 “교황이 행진 행사에 불참한 것은 다가올 큰 행사들을 앞두고 체력을 비축하려는 것일 뿐”이라며 와병설을 일축했다.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날 오후 로마에서 열린 행진 행사에서 세 시간여에 걸쳐 진행된 사전 의식에만 참석하고 실제 행진에는 참석하지 않았다.

이날 행진은 로마의 산타마리아 성당까지 약 1.5㎞에 이르는 거리를 걸어가는 것으로, 역대 교황들이 직접 참석해 온 전통적 행사다. 다만 베네딕토 16세나 요한 바오로 2세 등 전임 교황들은 직접 걷는 대신 보조 테이블이 있는 차량을 타고 행진에 참석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해 이 행사에 참여해 등과 무릎이 좋지 않아 종종 절뚝거리며 걷는데도 불구하고 직접 걷는 파격을 보여줬다.

AP통신은 교황이 지난해와 달리 올해 행진을 건너뛴 이유에 대해 “큰 행사를 앞두고 일정을 조절하며 쉬어야 한다”는 참모들의 조언을 받아들인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앞서 바티칸은 18일 교황이 주중에 성 베드로 광장에서 하는 미사를 7월 한 달간 쉬고, 매일 아침 바티칸 내부 성당에서 하는 미사도 7~9월에 중단하겠다고 발표해 일각에서 와병설이 흘러나오기도 했다. 언론들은 한쪽 폐만 있는 교황이 7월 주례 일반알현을 취소한 사실을 집중적으로 보도했다. 그러나 바티칸은 와병설을 일축했다.

교황은 이번 주말 남부 이탈리아 칼라브리안 마을을 방문해 재소자, 환자, 노약자 등을 잇달아 만나고 하루 동안 2번의 메시지와 설교를 전하는 등 빡빡한 일정이 예정돼 있다.

교황은 지난달 중동 방문 전에도 예정된 교구 방문을 취소하며 휴식을 취했었으나 이번에는 그가 예정된 방문을 취소할 조짐은 없다.

최근 교황은 교황으로서 받은 긴장이 점점 높아지고 있음을 인정했다. 교황은 지난주 한 공동체를 방문한 자리에서 “내 일은 건강을 해로울 수 있다. 나를 위해 기도해 달라”며 교황으로서의 중압감을 토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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