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일(현지시간) 세계경제포럼(WEF) 제44차 연차총회가 열리는 스위스 다보스에서 한 인부가 리투아니아 국기를 설치하고 있다. 전 세계 정치 및 경제 인사들이 참석하는 가운데 오른쪽에 한국 태극기가 보이고 있다. (사진출처: 뉴시스)

구자영·서진우 등 계열사 수장만 참석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2일(현지시각) 열리는 다보스포럼에 불참한다. 구속 수감 중인 그를 대신해 계열사의 수장들이 참석하지만, 그간 현장에서 SK그룹과 글로벌 기업들 간 중요한 다리 역할은 최 회장이 해왔던 만큼 그의 공백은 SK에 타격을 줄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SK그룹은 이번 다보스포럼에 구자영 SK이노베이션 부회장과 서진우 SK플래닛 대표 등이 참석한다고 21일 밝혔다.

최 회장은 그동안 매년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는 세계경제포럼 연차 총회, 일명 다보스포럼에서 가장 활발한 행보를 펼쳐온 국내 재계인사다. 1998년부터 지난해까지 16년간 한 차례도 빠지지 않고 다보스포럼에 참여한 것으로 유명하다.

2009년에는 우리나라의 브랜드 가치 제고를 위한 ‘한국의 밤’이란 행사를 제안하기도 했다. 이때부터 꾸준히 진행돼 올해로 6회째를 맞은 ‘2014 한국의 밤’ 행사는 21일(현지시각) 박근혜 대통령과 홍보대사 가수 싸이도 참석할 만큼 다보스 포럼의 또 다른 중요 행사로 자리를 잡았다.

또한 지난해에는 최 회장이 ‘임팩트 투자’를 주제로 한 세션에서 사회적 기업 활성화 방안을 제시,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기도 했다. 최 회장은 다보스포럼을 포함한 국제 포럼을 단순한 사교의 장이 아닌 실질적인 사업기회의 장으로 적극 활용해 왔다.

평소 만나기 힘든 글로벌 기업의 경영자를 자유롭게 만날 수 있어, 여기서 만든 인연을 실질적 비즈니스 활동의 기회로 삼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 회장의 ‘포럼 외교 덕분에 SK는 중국 사업 진출 등 많은 성과를 얻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SK 글로벌 비즈니스의 구심축이 됐던 최 회장의 불참은 SK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특히 지난해 구속 이후 오너 리스크에 시달려온 터라 회사가 느끼는 영향은 더 클 것이라는 전망
이다.

SK 한 관계자는 “특성화되고 전문화된 계열사 수장들이 참여하긴 하지만, 그룹의 오너가 가는 것과는 분명히 차이가 있다”며 “최 회장은 포럼 현장을 ‘비즈니스의 장’뿐 아리나 국격 제고를 위해서도 활용했기 때문에 국가적 이미지 손실도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도 “SK는 글로벌성장, 차세대 먹거리 개발을 위해 오너와 함께 경영진들도 국제포럼에서 직접 발로 뛰어 왔다”며 “(이번에도) 실질적인 사업추진에 속도를 높일 수 있는 협력 기회를 모색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최 회장은 지난 2008년 10~11월까지 회삿돈 497억 원을 빼돌리고 2005년~2010년까지 그룹 임원들의 성과급을 부풀려 비자금 139억 원 상당을 조성한 혐의로 구속 수감 중이다.

한편 다보스포럼은 세계 최대 국제회의이자 각국의 정․재계 거물의 모이는 행사로 22일부터 3박 4일간 진행된다. 이번 제44차 연차 총회(다보스포럼)의 주제는 ‘세계의 재편: 사회, 정치, 기업에 대한 영향’이다.

전 세계 100여 개 국가에서 참여하는 정ㆍ재계 및 학계 지도자 2500여 명은 이 주제에 맞춰 지속가능한 미래로 나아가기 위해 국가 간 분쟁, 소득 불균형, 구조적 실업 등의 문제를 해결할 방안을 논의한다.

국내에선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과 김영훈 대성그룹 회장을 비롯한 재계 인사 30여 명이 참여한다. 박근혜 대통령도 포럼 개막 첫날인 22일 ‘창조경제와 기업가정신’을 주제로 개막 연설을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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