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올드보이’ 스틸 컷. (사진제공: (주)나이너스엔터테인먼트)

[리뷰] 영화 ‘올드보이’
‘장도리 액션’ 위해 6주 리허설 진행․이틀 걸친 촬영
디테일한 미장센·플래쉬백

[천지일보=이현정 기자] 2003년 개봉한 ‘올드보이’는 일본 원작 만화를 영화화한 작품으로 개봉 당시 독특한 소재와 강렬한 연출력, 신개념 액션과 파격적 반전으로 전 세계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흥행과 작품성을 겸비했던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가 개봉한지 11년 만에 할리우드판으로 국내 극장가를 찾아왔다.

20년간 이유도 모르고 사설감옥에 갇혀 지내며 보이지 않는 적과 싸워야 하는 주인공 조 두셋(조슈 브롤린 분)의 절절한 복수극 ‘올드보이’.

아이폰으로 통화하며 맥북으로 인터넷 검색하는 조금 낯선 올드보이지만 우리가 알고 있던 그것과 내러티브는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할리우드판은 결국 할리우드판. 미장센과 인물의 묘사, 플래쉬백이 더욱 디테일 혹은 다양해졌으며 정서상 영화의 메시지도 원작과는 사뭇 다르다.

BRAND NEW ‘올드보이’ 과연 원작과 어떤 점이 다를까. 앞뒤 제치고 원작과 다른 점은 바로 ‘장도리 액션’ 신이다.

‘올드보이’의 상징적인 장면이라고도 불리는 ‘장도리 액션’은 롱테이크 신으로 세계적으로 극찬을 받았다.

심지어 지난해 4월에는 미국 영화․연예 전문매체 ‘엔터테인먼트 위클리’에서 오손 웰즈, 알프레드 히치콕 등 세계 거장들의 영화와 함께 역대 영화 최고의 롱테이크 신 12편으로 선정돼 이목을 끌었다.

이만하면 할리우드에서도 크게 부담을 갖고 ‘장도리 액션’을 연출했을 터.

스파이크 리 감독은 업그레이드된 장도리 액션을 위해 무술팀과 함께 4층에 걸친 입체적 계단 액션을 내 놓았다.

단순히 길게 뻗은 통로에서 앞뒤 공간을 사용하는 것 보다 4층 높이 계단형 통로에서 다양한 측면 촬영을 시도한 것이다. 이를 위해 리허설만 6주를 진행했고 이틀에 걸쳐 촬영을 마쳤다.

한 번에 테이크를 끝내야 하는 액션 신을 위해 조슈 브롤린은 피우던 담배마저 끊고 호흡량을 늘렸다.

장도리 액션 본 촬영에 들어간 조슈 브롤린은 30분 내외로 진행되는 촬영에 엄청난 체력소모를 호소했고 끝남과 동시에 눈물을 펑펑 흘렸다고 한다. ‘해냈다’는 감격의 눈물이라는 것이다.

이밖에도 할리우드판 ‘올드보이’에서는 원작의 감금기간 보다 5년이 더 많은 20년으로 묘사됐다.

그동안 궁금증을 자아냈던 ‘군만두’는 그대로 등장해 이야기의 중요한 단서로 적용한다. 동물학대로 논란이 있었던 ‘산낙지’ 신은 할리우드판에선 문어로 등장한다. 국내판과 다른 장면을 찾아보며 할리우드판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무엇보다 할리우드판의 반전 결말은 국내판에 익숙한 영화팬들에게 열린 결말을 더해줘 신선하다.

하지만 박찬욱 감독은 ‘올드보이’의 전반을 ‘과잉’되게 연출하면서도 관객에게 이를 이해시키고자 노력했다.

영화 중간 중간 주인공의 내레이션은 과잉되고 금기된 영화 소재를 주인공의 시각으로 이해하겠다는 암묵적인 약속이 성립되는데 기여했다.

그러나 할리우드판은 있는 그대로의 내러티브로 승부수를 걸었다. 다소 투박한 맛이 느껴지지만 담백한 결말로 신선함을 더하는 BRAND NEW ‘올드보이’.

오는 16일 국내 개봉한다. 러닝타임 1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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