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김민지 기자] 버지니아 울프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후 발굴된 원고들을 모아 엮은 것으로 그의 섬세한 내면 풍경을 살필 수 있는 에세이다.

저자가 말하는 존재의 순간은 충격이나 깨달음, 계시 같은 것을 느끼는 순간으로, 개인이 존재의 실체를 온전히 느끼는 순간을 말한다. 반면에 비존재의 순간은 개인이 존재의 실체와 유리되어 있는 상태를 말하며, 먹고 마시고 자고 대화하는 등의 의식적인 생활의 대부분은 이 비존재에 속한다.

1부는 아직 세상에 태어나지 않은 조카에게 들려주는 형식을 취하면서, 그녀의 유년 시절에 관한 이야기를 풀어낸다. 2부는 언니 바네사의 독촉을 받고 쓴 글로 1939년 초부터 자살로 생을 마감하기 4개월 전까지 쓴 글로 채워진다. 3부는 회고록 클럽의 회원들 앞에서 읽기 위해 쓴 것으로 문학적으로 성숙되어 가던 시기의 글을 담았다.

약간의 바람만 일어도 금방 사라져버릴 것 같은 저자의 감수성과 생각, 예술의 세계를 좀 더 가까이 만나볼 수 있다.

버지니아 울프 지음 / 부글북스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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