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당·사임 등 불만 표출… 리더십 큰 타격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여권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 공약 불이행 등에 대한 쓴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원내보단 원외에서 주로 나왔지만 비판의 목소리가 수그러들지 않고 있는 것.

특히 이들은 박근혜 정부가 들어서는 데 지대한 공을 세운 자들이기도 하다. 그동안 이들은 탈당 의사를 표하거나 장관직을 사임하는 등 박 대통령의 리더십에 적지 않은 타격을 줬다는 평가다.

먼저 진영 전 보건복지부 장관은 지난 9월 기초연금 정부안을 두고 청와대와 갈등을 빚다 결국 장관직을 사임했다. 당시 진 전 장관은 “그동안 장관으로서 한계와 무력감을 느꼈고, 스스로 장관직을 잘 수행할 수 없다고 생각하면 사퇴하는 것이 국민과 대통령에 대한 도리”라고 밝혔다.

인수위 시절부터 새 정부의 복지공약을 주도한 인물인 만큼 진 전 장관의 일방적인 사퇴는 여권 내에 큰 충격을 안겼다.

최근에는 박근혜 정부의 경제민주화의 기틀을 잡았던 김종인 전 새누리당 국민행복추진위원장이 탈당 의사를 밝혔다. 그가 탈당하려는 배경도 박 대통령의 ‘경제민주화 공약 후퇴’에 따른 것이다.

박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만 해도 경제민주화와 복지 등의 진보정책을 수용하며 국민통합의 정치를 할 것 같았지만 지금은 달라졌다는 게 김 전 위원장의 판단이다.

새누리당 이혜훈 최고위원도 여권의 경제민주화 후퇴 기류에 쓴소리를 던졌다. 이 최고위원은 지난 10일 새누리당 의원 연구모임 주최로 열린 토론회에 참석해 “당 내에서 대선이 끝나고 나니까 ‘경제민주화 필요 없다’ ‘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까지 나오는 데 대해 굉장히 심각한 회의를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새누리당이 표를 얻기 위한 정치적 목적으로 경제민주화를 만장일치로 채택한 것이라고 작심 발언을 한 것이다.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이었던 이상돈 교수 역시 박근혜 정부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 교수는 지난 6일 CBS 라디오에 출연해 “박 대통령이 내세운 정치쇄신, 경제민주화, 검찰개혁 등이 대선 이후에는 지켜지지가 못하고 있다”면서 “퇴색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지난 대선과 총선에서 ‘박근혜 키즈’라 불린 이준석 전 비대위원과 손수조 전 미래세대위원장도 박 대통령에 대한 비판에 합류했다.

이 전 비대위원은 최근 자신의 SNS 계정을 통해 “북한에서 인민은 힘들어하는 데 지도자라는 자들은 최고 영도자의 심기만 생각한다”며 “북한만의 얘기인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이는 박 대통령을 무조건 따르는 정부와 여당을 비꼬은 발언이다.

손 전 위원장도 12일 PBC 방송에 출연해 “청년에 대한 새누리당의 관심이 4.11 총선 때에 비해 식은 것 같다”며 “그때의 개혁정신, 박근혜 당시 비대위원장이 당을 새누리당으로 바꾸면서 했던 개혁을 잊지 말고 끝까지 이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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