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제구호단체 기아대책은 태풍 하이옌이 강타한 필리핀 레이테 섬 타클로반 시 주민들에게 14일 1차 긴급 식량키트를 분배하고 방역활동을 했다고 전했다. 사진은 타클로반 방역모습. (사진출처: 연합뉴스)

천주교‧개신교‧불교‧원불교 구호대 파견 1차 지원… 모금 돌입

NGO단체 중심 현지 구호 ‘한창’
물품‧기금 지원 286만 달러 넘어
원불교 사망자 위해 합동위령제

[천지일보=강수경 기자] 종교계가 태풍 하이옌의 강타로 국가재난사태가 선포된 필리핀에 지원의 손길을 내밀고 있다. 긴급구호 인력을 파견하는 한편 구호 기금 마련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국내 종교계의 재정 및 구호물품 지원 금액만도 286만 달러를 넘어섰다.

필리핀 방재기구 발표에 따르면 13일(현지시각) 기준 중부 레이테섬과 인근 사마르, 이스턴 사마르, 세부 등지에서 2344명이 사망했다. 부상자는 3804명, 실종자는 79명, 집을 잃은 주민은 약 60만 명으로 조사됐다. 사망자는 증가하고 있어 인명 피해 규모는 더 커질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재산상 피해도 약 15조 원에 달한다.

교황 프란치스코는 필리핀 교구에 15만 달러를 기부하고 전 세계에 도움을 요청했다. 바티칸의 피에트로 파롤린(Pietro Parolin) 사무총장은 “교황은 특별히 이번 태풍으로 사랑하는 가족들과 집을 잃어버리고 애통하는 자들을 염려했다.

또한 필리핀의 모든 이들을 위해, 희생자들을 돕고 있는 시 당국과 긴급구호자들을 위해 용기를 주시고, 필리핀에 힘과 위로를 주시라고 기도했다”고 밝혔다. 필리핀 인구의 80% 이상은 로마 가톨릭 신자이다. 태풍이 가장 먼저 휩쓸고 지나간 지역인 보롱안 교구의 거주민은 85~95%가 집을 잃은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 천주교계도 지원에 나섰다. 서울대교구는 한마음한몸운동본부를 통해 5만 달러를 지원하고 모금 운동에 돌입했다.

염수정 대주교는 가톨릭 마닐라대교구장 루이스 안토니오 타글레 추기경에게 위로의 메시지를 보내 “태풍 피해지역 주민들이 하루 빨리 이 깊은 상처에서 벗어나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저와 모든 서울대교구 신자들이 함께 기도할 것”이라며 “태풍 피해지역에 대한 지원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서울대교구는 24일 교구 내 각 본당 주일미사 때 특별헌금을 실시, 신자들의 기금을 모아 태풍 피해지역에 계속해서 지원할 예정이다.

한국카리타스인터내셔널도 12일 긴급회의를 거쳐 필리핀 카리타스에 10만 달러를 긴급지원하기로 결정했다. 또 필리핀 태풍 피해 지역을 돕기 위한 특별 모금 운동을 전개할 예정이며, 국제카리타스 지원 계획에 발맞춰 피해 지역에 중장기 지원할 방침이다.

개신교는 국제 기독교NGO 단체들을 중심으로 가장 활발한 구호 활동을 펼쳐지고 있다.

이에 한국교회언론회는 13일 ‘필리핀 재난구호 한국교회가 앞장서자’라는 제목의 논평을 내고 한국교회의 구호활동을 격려하고 더욱 장려했다. 교회언론회도 긴급 임원회의를 거쳐 임원들을 중심으로 모금을 통해 1만 달러를 지원하기로 결의했다.

교회언론회는 “필리핀과 우리나라는 각별한 관계이다”며 “이제 한국이 필리핀을 도와야 한다. 특히 한국교회가 앞장서서 도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필리핀은 1950년 6.25전쟁 당시 7400명의 군대를 지원해줬다. 1970년대까지도 한국을 경제적으로 도와줬다. 지금은 약 1만 5000명에 달하는 필리핀 여성이 결혼이주민으로 한국 땅에 정착해 살고 있다. 이에 교회언론회는 필리핀을 ‘사돈의 나라’라고 표현했다.

교회언론회는 우리 정부가 필리핀에 500만 달러를 지원하기로 결정한 데 대해 “우리가 과거 필리핀에게 도움을 받은 것에 비하면 ‘인색’하다는 평가가 있다”며 “이런 부족한 부분을 한국사회와 한국교회가 채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 국제구호단체 기아대책은 태풍 하이옌이 강타한 필리핀 레이테 섬 타클로반 시 주민들에게 14일 1차 긴급 식량키트를 분배했다고 전했다. 사진은 구호물품을 받기위해 줄을 선 타클로반 주민들. (사진출처: 연합뉴스)

개신교 NGO 단체들의 활동은 현재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국제구호개발 NGO 굿피플은 지난 11일 2차 긴급구호단을 파견해 현지 조사를 실시하고 굿피플 필리핀 지부, 필리핀 적십자사와 함께 피해지역 주민들에게 약 3억 5천만 원( 상당의 긴급구호 키트를 배분했다.

13일에는 생활기반시설 파괴로 고통을 겪고 있는 주민들을 위해 생수 50피트 컨테이너 분량, 의류 1만여 점, 약 20억 원어치 운동화 등 구호물품을 보냈다.

한국월드비전은 초기긴급구호자금으로 10만 달러를 우선 지원했다. 국제 월드비전도 지난 11일 월드비전 재난 대응 최고단계인 카테고리 3을 선포하고 총 6백만 달러 모금을 통해 긴급구호를 펼칠 계획이다.

기아대책은 지난 9일 레이테섬 세인트버나드에서 활동하고 있었던 이진호 봉사단원을 탈로반 인근 현장에 급파했다. 이어 현지 피해 상황이 심각하다는 전갈을 받고 긴급구호팀 2명과 긴급구호기금 5만 달러를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밀알복지재단은 지난 11일 긴급구호 선발진을 파견해 현지 조사를 실시하고 구호물품을 지원했다.

한국교회의 구호 지원은 더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교회희망봉사단(한희봉, 대표회장 김삼환 목사)은 한국교회연합(한교연, 대표회장 박위근)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총무 김영주 목사), 예장통합 사회봉사부와 함께 ‘한국교회 필리핀재해구호연합(가칭)’ 조직을 준비하고 있다.

불교계도 두발 벗고 나섰다. 대한불교 조계종은 11일 필리핀 현지에 애도문을 보내고 긴급구호기금 1억 원 지원을 약속했다. 이어 아름다운동행과 조계종사회복지재단을 중심으로 긴급구호 현지조사팀을 파견했다.

불교계 국제구호개발 NGO 단체들도 필리핀 지원에 동참할 예정이다. JTS는 현지 조사팀을 파견하고 긴급구호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로스터월드, 월드머시코리아가 모금 활동을 하고 있으며, 아름다운 동행도 기부 사이트인 해피빈을 통해 모금 중이다.

원불교도 (사)평화와친구들 김기남 사무국장 등 1차 구호팀을 파견하고 1억 원 상당의 구호물품을 전달했다. 또 필리핀 현지의 재난대책본부장과 면담을 통해 구호활동 계획을 세울 예정이다. 은혜심기운동본부를 통해서는 전국적인 모금에 들어간다. 아울러 24일에는 태풍으로 희생된 피해자들을 위해 원불교 모든 교당과 기관에서 합동 위령제를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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