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3일 오전 서울 광진구 비스타 워커힐 호텔에서 ‘전국기독교지도자대회’가 진행되고 있다. 이날 행사에는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목회자 300여명이 모였다. ⓒ천지일보 2022.3.3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3일 오전 서울 광진구 비스타 워커힐 호텔에서 ‘전국기독교지도자대회’가 진행되고 있다. 이날 행사에는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목회자 300여명이 모였다. ⓒ천지일보 2022.3.3

 

전광훈 전 대표회장, 한교총 통추위원장 소강석 목사 맹비난

정치권 여야 대립을 ‘민주-사회’ 색깔론으로 ‘광화문 집회’ 선동

[천지일보=강수경 기자] 한국교회 극 보수진영 목회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현 정권을 규탄하고 오는 대선에서 민주당 후보가 당선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목회자들은 대한민국이 사회주의화 돼 가고 있다고 주장하며 이 모든 책임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있다고 규탄했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임시대표회장 김현성 변호사) 증경 총회장과 한국교회 보수진영 목회자들이 3일 서울 광진구 워커힐호텔에서 ‘전국 기독교 지도자 대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는 지덕‧이용규‧이광선‧길자연‧전광훈 등 한기총 증경 대표회장과 목회자들 약 300명이 참석했다. 대회에 참석한 목회자들은 현 정치권의 보수-진보 진영의 대립을 자유민주의와 공산주의(사회주의)의 대립으로 규정하고 정치적 진보진영에 대한 맹비난을 퍼부었다. 또 정치적으로 진보진영 노선에 있는 목회자들에 대해서도 강하게 비난했다.

특히 가장 먼저 인사말에 나선 이광선 목사는 문재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을 로마시대 당시 헤롯왕에 빗대며 문 대통령을 주사파로, 더불어민주당에는 주사파와 간첩이 우글거리는 곳으로 묘사했다. 이 목사는 “이런 헤롯왕 같은 사람은 제거해야 한다”고 강조했고, 참석한 목회자들은 호응했다. 헤롯왕은 예수 그리스도가 탄생할 때 동방박사들을 만나 그가 메시아임을 알고 예수를 죽이기 위해 베들레헴과 그 주변에서 태어난 남자 아이들을 다 죽이라고 명령해 끔찍한 학살을 만들어낸 장본인이다. 이에 기독교에서는 헤롯왕을 사단이 들어서 이용한 악랄한 왕의 대표적인 사례로 표현한다.

이 목사는 현 한기총 임시대표회장인 김현성 변호사도 ‘헤롯 왕’에 빗대 표현하며 저주를 퍼부었다. 이 목사는 김 임시대표회장이 한기총 내부 총회를 개최하지 못하도록 막았다면서 “마음 속에 야망이 있고 악령이 있다”면서 “이 사람을 반드시 사라지게 해야 한다”고 청중을 향해 기도를 요구했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전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가 3일 오전 서울 광진구 비스타 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전국기독교지도자대회’에서 대회사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2.3.3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전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가 3일 오전 서울 광진구 비스타 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전국기독교지도자대회’에서 대회사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2.3.3

◆전광훈, 추켜 세워주는 원로 목사들에 의기양양

이 목사는 전광훈(사랑제일교회) 목사에 대해서는 동학혁명을 일으킨 녹두장군인 전봉준 장군과 충무공 이순신 장군에 빗대 추켜세우며 이들보다 더 크다고 평가했다.

환대를 받으며 등장한 전 목사는 세간에서 전 목사를 정치적 목사라고 평가하는 점을 의식한 듯 대회사에 나서 자신이 정치권에 뛰어든 배경을 설명했다. 한경직 목사로부터 김준곤 목사, 조용기 목사 등으로 계보를 이어오며 정치권 내 기독당을 만들려고 했던 선대 목사들의 유지를 이었을 뿐이라는 설명이었다. 또 자신의 뒤에서 지지해주는 원로목사들이 있다고 강조하며 이날 참석한 지덕‧이용규‧이광선‧길자연 목사 등을 언급했다.

그는 “나는 어른들을 존중하고 모든 일을 그렇게 해왔다”면서 자신의 한국교회 내 입지를 강조했다. 또 그는 자신이 공산주의를 타도할 대표적인 지도자라고 강조하며 “(북한지하교회 교인들이) 내 설교 음성파일을 듣고 ‘남조선 수령님’이라고 편지를 보냈다. 나는 수령님이다”라면서 자랑하기도 했다.

또 전 목사는 이날 이번 대선의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의 단일화를 놓고 ‘징조를 주신 것’이라고 말하며 오는 5일 토요일에 광화문으로 1000만명이 모여야 한다고 선동했다. 전 목사는 만약 이번 대선에서 윤석열 후보가 당선되면 오는 5~6월에 주사파들의 촛불집회가 벌어질 것이라고 전망하며 이에 대한 대비를 해야 한다면서 광화문집회에 큰 의미를 부여했다. 전 목사는 심지어 “이번 5~6월 집회에서는 최소 광주사태 이상 피 흘리는 사건이 발생하고, 더 나아가 6.25 같은 내란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면서 공포감을 조장했다. 참석자들은 박수로 환호했다. 전 목사는 또 윤석열 후보가 당선될 시 “이승만, 박정희 대통령에 이은 (한국교회의 요구를 수용하는) 대통령이 되지 않으면 우리가 가르쳐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기총 통합 추진에 ‘찬물’ 목소리

최근 김현성 임시 대표회장을 중심으로 한기총과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이 올해 대통합을 이루겠다고 기본합의서 채택 후 세부 사항 협의에 들어간 가운데 이날 대회에서는 이에 대한 강한 반발이 나왔다. 이에 현 한기총-한교총 통합 추진에 브레이크가 걸릴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을 지지하는 한국교회 진보진영 목회자들과는 손을 잡을 수 없다는 게 주요 맥락이다. 특히 전 목사는 한교총 통합추진위원장인 소강석 목사에 대해 맹비난했다.

전 목사는 자신이 한기총 대표회장으로 재직할 당시 한국교회연합(한교연)과 통합하기로 합의했었다는 점을 강조하며 당시 합의문이 아직 유효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 이후 공식 조직으로 등록된 한교총에 대해 “한교총은 친교단체였는데, 소강석 목사가 문재인 대통령에게 줄을 세우려고 발광을 하고 있다”면서 “소강석은 주사파다, 한국교회를 문재인 대통령 앞에 줄을 세우려는 게 목적”이라고 비난했다.

또 그는 “가짜 임시 대표회장(김현성 변호사를 가리킴)을 조종해서 한기총을 먹고, 종로5가를 하나로 만들어 문재인 대통령에게 줄을 세우려 한다”며 “종로5가를 넘길 수 없다”고 말했다.아울러 “한국교회 대표기관을 소강석 목사, 주사파에 넘겨줄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지난달 18일 한기총 통합추진위원장인 김현성 임시대표회장과 한교총 통합추진위원장인 소강석 목사는 이날 서울 종로구 한기총 회의실에서 ‘한국교회 연합기관 통합을 위한 기본합의서’를 채택했다. 이날 양측은 3대 기본원칙에 동의하며 연합기관의 회원‧지도체제‧재정 등 제반 사항을 협의했다. 아울러 합의 결과에 대해 각 기관 임시총회 승인을 얻은 후 통합‧정기총회를 진행해 완전한 통합에 이를 것이라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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