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서울 중구의 저축은행 대출창구 모습 ⓒ천지일보 DB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서울 중구의 저축은행 대출창구 모습 ⓒ천지일보 DB

공모주 확대에 유동성 관리

[천지일보=김누리 기자] 최근 저축은행 정기예금 금리가 적금보다 높은 ‘금리 역전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통상 저축은행은 충성 고객을 잡기 위해 정기예금보다 적금 금리를 높게 부여하기 때문에 이 같은 현상은 이례적이다. 금융권 내에서는 저축은행이 유동성 관리를 위해 적금보다 예금 금리를 높인 영향으로 보고 있다.

2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전국 79개 저축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기본금리는 평균 연 2.47%다. 반면 정기적금은 평균 연 2.41%로 정기예금보다 0.06%p 낮았다.

각종 우대금리를 반영한 최종 적용 금리는 여전히 적금이 예금보다 높을 수 있지만 저축은행에서 가장 보편적으로 팔리는 1년 만기 정기예금 기본금리가 적금 금리를 웃돈 것은 2009년 1월 이후 13년 만으로 매우 이례적인 현상이다. 지난해 말 2.37%였던 정기예금 금리는 지난 1월 말 2.43%로 뛰었고, 지난해 말 239%였던 정기적금 금리는 2.40%로 0.01%p 오르는 데 그쳤다.

이 같은 현상은 지난해 8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5%에서 0.75%로 인상한 뒤 예·적금 금리 차가 좁혀지며 시작됐다. 올해 초 기준금리가 연 1.25%까지 오르면서 예금 금리는 연 2.4%대를 넘어섰지만, 적금 금리는 연 2.4~2.5% 범위에서만 변동됐다.

또 수신고를 비축하려는 저축은행들의 유동성 관리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최근 공모주 시장이 커지면서 파킹 통장으로 일컫는 보통예금에 청약 자금을 넣었다 빼는 규모가 예상했던 수준을 넘어섰고, 그로 인한 부담을 줄이기 위해 저축은행이 정기예금에 무게를 두게 됐다는 것이다.

특히 적금 상품이 20·30대 젊은 고객층을 유치하는 주된 수신 채널이었지만 최근에는 이전보다 활용도가 떨어졌다는 분석도 있다.

모바일 앱이나 파킹통장(수시입출금식 예금) 등 젊은 고객을 유치할 대체 상품들이 등장하면서 적금의 집객 효과가 예전만 못해졌고, 판톡도 우대금리나 특별판매 등을 활용할 뿐 기본 금리를 높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반면 시중은행에선 여전히 적금이 예금보다 금리가 높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작년 12월 기준 시중은행의 정기적금 금리는 평균 연 1.66%, 정기예금은 연 1.28%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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