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는 19일 10만 목회자 대회
부산 대구 등 전국 순회 돌입
“정치인 한국교회 우습게 봐”
지지층 결집 선거 영향 시도?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20대 대선을 앞두고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전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가 정권교체 운동 전면에 나섰다. 전 목사는 오는 19일 광화문광장에서 ‘10만 목회자 대회’를 열 예정이다. 최근 이를 홍보하기 위해 부산과 울산, 대구 등 전국 순회 집회에 들어갔다. 강경 보수 개신교 목회자들이 함께 연대할 것으로 보여 이들의 움직임이 주목된다.
전 목사는 수위를 넘나드는 원색적인 표현이 담긴 ‘막말 설교’를 연일 이어가며 한국교회 결집을 외치고 있다. 14일 부산을 찾은 전 목사는 “누구를 대통령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한국교회 감독을 받을 만한 대통령을 뽑아야 한다”며 권력욕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이날 해운대 인근 호텔에서 열린 ‘부산·울산·경남 지역 목회자 대회’에 연사로 나선 전 목사는 “내가 한기총 대표회장으로서 광화문광장에 뛰어나와서 ‘문재인 개xx 죽인다’고 (외친) 그것 때문에 모인 사람이 1150만명”이라며 “대한민국이 없어질 수밖에 없는 위기에서 전광훈 목사가 광화문에 애국운동을 들고 나와서 다시 살게 됐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대한민국의 자유통일은 한국교회가 주도해야 한다. 우리의 결단에 따라 대한민국이 100% 기독교 나라가 될 수 있고, 100% 사단의 나라가 될 수 있다”며 “얼마 전에 스님 오천명이 모여 데모를 하니까 악랄한 민주당도 무릎을 꿇지 않았나. 30만 목회자 전체가 일어나서 애국운동에 나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 목사의 말은 정치권이 한국교회를 우습게 안다는 주장으로 연결됐다. 그는 “(대선후보들이) 주일마다 찾아가서 인사를 하고 하지만 속으로는 이미 (한국교회를) 버렸다”며 “하나도 안 무서워한다. 그런데 지금 대선후보들이 제일 무서워하는 것은 바로 전광훈이다. 왜냐 내가 가만히 안 놔두니까 날려버리니까”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그래서 우리가 3월 9일 대통령이 누가 뽑히든 간에 한국교회의 지도를 받을 사람을 세워야 하는 것”이라며 “정치인들은 신앙과 관계없이 힘을 가진 자에게 굴복한다. 전광훈 목사를 두려워하는 이유도 바로 거기에 있다. 내가 광화문 운동을 통해 1150만명을 조직해놨기 때문에 겁을 먹는 것”이라고 호언했다. 그는 10만 목회자 대회를 통해 “앞으로 대통령이든 총리든지 한국교회 지도를 안받으면 그날로 당신은 끝이야 라는 메시지를 넣어야 한다”고 말했다.
“대한민국은 전광훈을 중심으로 뭉쳐야 한다”고 외친 전 목사는 최근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 지지를 표명한 일부 목회자들을 향해서는 “형편없는 것들이 윤석열을 못살게 군다”고 막말을 던지기도 했다. 그는 “윤 후보는 한 표라도 아쉬우니까 50명만 모여도 가지만, 거기 갔다오면 ‘아니 개XX들이 모여서 발광떤다’고 그럴 것”이라고 비꼬았다.
또 가까웠지만 최근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국민의힘 황교안 전 대표에 대해서는 “하나님이 기회를 줬을 때 목회자 세금법을 막지 못했다”면서 “자기 정치 생명 끝난 뒤 안 알아주니까 저 중소도시 목사들을 중심으로 애국운동을 하고 있다”고 공격했다.
이어 “야 이 개XX들아, 황교안한테 붙으면 대한민국 망한다”며 “황교안은 하나님이 버렸고 두 번째는 대한민국 국민이 버렸기 때문에 사형받은 것”이라고 막말을 던졌다.
전 목사는 15일 대구에서 열린 집회에서도 “좌파 정치인들이 교회 알기를 우습게 알고 범죄집단으로 몰고간다. 다 망한 나라를 교회가 살려놓으니까 지금와서 미X 것들이 대통령을 하겠다 발광을 떨고 있다”며 “오는 대선에서 누가 대통령이 되든지 교회가 만들어놓은 체제를 거스르는 자들을 가차없이 차단하겠다”고 경고했다.
사실 막말은 전 목사의 전매특허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는 “이명박 후보를 찍지 않으면 생명책에서 지우겠다” “세월호 좋아하는 건 좌파, 종북주의자들만 좋아하더라. 추도식 한다고 나와서 기뻐 뛰고 난리다” “한국교회 1200만명이 시청 앞에 모이면 촛불 시위 저런 것들은 벼룩이야 벼룩” 등 수십년간 숱한 정치적 발언과 극우 행보를 거리낌 없이 해오며 물의를 빚었다.
특히 설교 중 “이 성도가 내 성도가 되었는지 알아보려면 젊은 여집사에게 ‘빤스 내려라’고 말해서 그대로 하면 내 성도요, 거절하면 똥”이라고 발언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일명 ‘빤스 목사’라는 꼬리표가 한동안 따라붙기도 했다.
이런 그의 막말은 문재인 정부 들어 더욱 빈번해졌고 수위 역시 과격해졌다. 원색적 막말은 성직자라면 넘지 말아야 할 선까지 넘으며 쏟아졌다. 지난 2019년 10월 “나는 하나님 보좌를 딱 잡고 산다. 하나님 꼼짝 마. 하나님, 까불면 나한테 죽어”라고 발언한 것이 대표적이다.
대선을 앞두고 전 목사의 ‘막말 집회’가 또 기승을 부리는 것과 관련해 선거에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한 지지층 결집 차원이라는 시각도 나온다. 실제로 전 목사가 막말을 뱉을 때마다 교인을 비롯한 지지자들은 ‘선지자’ ‘구원자’ ‘참 목자’ 등이라고 그를 칭송하며 지지를 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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