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전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가 오는 19일 또다시 광화문 대규모 집회를 예고해 논란이 예상된다. 전 목사가 밝힌 참석자 수는 무려 ‘10만명’이다. 사진은 지난 11일 서울 그랜드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전국 10만 목회자 대회를 위한 발기인 대회’에서 전 목사가 발언하고 있는 모습.  (출처:유튜브 너만몰라TV 캡처)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전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가 오는 19일 또다시 광화문 대규모 집회를 예고해 논란이 예상된다. 전 목사가 밝힌 참석자 수는 무려 ‘10만명’이다. 사진은 지난 11일 서울 그랜드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전국 10만 목회자 대회를 위한 발기인 대회’에서 전 목사가 발언하고 있는 모습. (출처:유튜브 너만몰라TV 캡처)

전광훈 19일 주말 집회 예고

전국 10만 목회자 대회 선포
“3월 9일, 정권교체 반드시”
악몽 재현되나… 방역 불안도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내주 토요일 광화문광장에 전원 모이기를 바랍니다! 대한민국 목회자들, 전도사들, 사모들 ‘총동원’입니다! 안 나오는 자는 도둑놈과 한편이라고 생각하겠습니다.”

11일 그랜드워커힐 서울 호텔. 대선을 앞두고 ‘전국 10만 목회자 대회를 위한 발기인 대회’가 열린 현장은 목사·장로 등 한국교회 지도자들의 ‘아멘’ 함성으로 가득 찼다. 오미크론 변이로 하루 확진자 발생이 5만명을 넘어선 초유의 사태 속에서도 목회자 1000여명이 한자리에 모인 것이다.

이 대회를 주최한 것은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전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속에서도 매년 대규모 집회를 벌이며 방역 불안을 고조시켰던 그가 또다시 10만이라는 대규모 인원을 동원한 야외 집회를 예고하면서 코로나19 확산이 급증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전 목사는 오는 19일 광화문광장에서 정권교체와 복음 통일을 위한 10만 목회자 대회를 개최하겠다고 예고했다. 이날 대회장 자격으로 인사말에 나선 전 목사는 “역사를 통해 지도자 한 사람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알 수 있다”며 “조선은 고종 한 사람 때문에 망했다. 오늘날 대한민국은 이승만·박정희를 잇는 세 번째 지도자가 나오지 않으면 끝날 위기”라고 주장했다.

그는 “대한민국은 교회가 낳았고 교회가 키웠는데 문재인과 주사파가 이 나라를 망치고 마치 교회는 대한민국에 필요없는 단체인 것처럼 범죄 집단으로 몰고가고 있다”며 “한국교회가 자유 통일을 이뤄야 한다. 이를 위해선 먼저 오는 3월 9일 정신이 제대로 박힌 지도자를 선정해야 하기 때문에 10만명의 목회자 대회를 여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전 목사는 14일부터 일주일간 부산을 시작으로 대전, 전주 등 전국을 순회하며 10만 목회자들을 모으겠다고 밝혔다.

현재 서울시를 비롯한 전국의 행사·집회는 접종자 미접종자 구분없이 50명 미만으로 제한된다. 50명 이상인 경우, 접종 완료자 등으로만 구성해 299명까지만 모일 수 있다.

무엇보다 오미크론 확산세가 거센 가운데 대규모 집회 개최는 우려스럽다. 특히 많은 인파가 몰리면서 집회 참가자들이 마스크 착용 등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키지 않을 위험이 크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지난 11일 서울 그랜드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전국 10만 목회자 대회를 위한 발기인 대회’ 참석자들이 두 손을 들고 아멘을 외치고 있다. (출처:유튜브 너만몰라TV 캡처)
지난 11일 서울 그랜드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전국 10만 목회자 대회를 위한 발기인 대회’ 참석자들이 두 손을 들고 아멘을 외치고 있다. (출처:유튜브 너만몰라TV 캡처)

직장인 최모(27, 여)씨는 “안그래도 전파력이 강한 변이 바이러스가 유행 중이라 확산세가 더욱 심각한 상황”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집회를 하면 확진자 수가 걷잡을 수 없이 늘 것 같다”고 우려했다.

앞서 전 목사 측은 정부의 만류에도 수차례 대규모 집회를 강행했다. 지난 2020년 8월에도 광복절을 맞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대규모 집회를 강행한 바 있다. 이후 확진자 수가 폭증하면서 코로나19 2차 대유행을 촉발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당시 광화문 집회 관련 확진자는 600명대, 사랑제일교회 관련 확진자는 1173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광복절에도 ‘문재인 탄핵 8.15 1000만 1인 시위 대회’를 개최해 논란이 됐다. 14일부터 16일까지 광복절 전후로 총 사흘에 걸쳐 진행된 시위는 각자 피켓을 들고 2m 간격을 둔 채 서울역에서 출발해 남대문과 시청 앞, 동화면세점 등을 돌아 서울역으로 다시 돌아오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당시 수천명의 지지자와 신자들이 참석하면서 우려를 자아냈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14일 보수단체들이 서울역, 광화문 등 서울 도심에서 광복절 집회를 예고한 가운데 이동을 통제하는 바리게이트가 설치돼 있다. 경찰이 서울역광장 주변에서 보수단체 회원들의 이동 제한 등 불법 집회 차단을 위해 경계근무를 서고 있다. ⓒ천지일보 2021.8.14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14일 보수단체들이 서울역, 광화문 등 서울 도심에서 광복절 집회를 예고한 가운데 이동을 통제하는 바리게이트가 설치돼 있다. 경찰이 서울역광장 주변에서 보수단체 회원들의 이동 제한 등 불법 집회 차단을 위해 경계근무를 서고 있다. ⓒ천지일보 2021.8.14

코로나19 변이 오미크론 확산으로 일일 신규 확진자가 최다 기록이 경신되는 등 전국의 확산 상황은 심각한 추세다. 감염병 전문가들은 단체행동의 위험성을 수차례 언급하며 대규모 확산에 대한 우려를 표한 바 있다. 마스크 착용과 거리두기 등 기본 방역수칙을 준수한다고 해도 다수 인원이 모이는 한 집단감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한편 이날 행사에 참석한 보수 개신교 목회자들은 애국자, 선지자 등을 내세우며 전 목사를 칭송했다. 김진홍 목사는 “철저한 애국자요 나라 사랑에 목숨을 바친 사람”이라며 “추울 때나 더울 때나 광화문 광장에서 밤새워 기도했던 기독교인들도 높이 평가한다. 그런 분들의 기도 공로로 이 나라가 이만큼 온 것”이라고 말했다. 

개신교 보수 연합기관 한국교회연합(한교연) 대표회장 송태섭 목사는 “(전 목사님은) 한국교회를 위해 순교정신으로 오늘까지 싸워오셨다”면서 “3월 9일 대선을 위해서도 우리 목사님께 불철주야 깨서 기도하시고 우리도 기도해서 정권교체를 이룰 줄 믿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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