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호익 동북아공동체ICT포럼회장/한국디지털융합진흥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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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콘텐츠의 전성시대다. ‘오징어게임’으로 촉발된 한국형 콘텐츠의 인기는 ‘지옥’ ‘지금 우리 학교는’으로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K-팝 선두주자인 BTS의 인기도 계속되고 있다. 우리 게임과 웹툰은 세계 시장에서 주요 콘텐츠로 인정받고 있다. 우리 드라마나 영화가 미국 할리우드에서 리메이크되는 일도 늘고 있다.

과거 K-콘텐츠라고 하면 영화와 드라마, 음악(K-팝)을 떠올렸지만 지금은 웹툰과 웹소설, 게임이 2차 콘텐츠로 부활하고 있다. 플랫폼 수출을 주도하는 K-콘텐츠의 새로운 글로벌 도약이 시작되고 있다.

과거 가수 싸이의 ‘강남스타일’은 예상외의 단발성 흥행이라는 인식이 있었다. 하지만 최근 K-콘텐츠 소비와 인기는 동시다발적이다. 새 작품에 대한 기대감도 크다. 반복된 흥행으로 K-콘텐츠 저변이 넓어진 것이다. 이는 앞으로도 상당 기간 우리 문화 콘텐츠가 글로벌 주류로 인정받을 가능성을 높여 준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또한 K-웹툰이 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 K-드라마의 ‘핵심 기지’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넷플릭스 TV쇼 부문 연속 1위를 기록 중인 이재규 감독의 ‘지금 우리 학교는’과 지난해 11~12월 모두 11일간 1위에 올랐던 연상호 감독의 ‘지옥’은 웹툰이 원작이다. 넷플릭스 역대 1위에 오른 한국 드라마 3편 중 2편이 웹툰을 기반으로 하고 있어 K-웹툰도 재조명을 받고 있는 것이다.

K-웹툰이 국내외 콘텐츠 시장에서 각광받는 이유는 이미 흥행이 검증된 이야기에 소재나 표현에 제약이 없다는 점이다. 또한 별도의 콘티 작업이 필요 없어 영상화에 용이하다. 아울러 웹툰은 큰 자본 없이도 도전할 수 있어 여타 콘텐츠에 비해 진입 장벽이 낮다. 기존에 시도하지 않은 신선한 스토리가 많아 영상업계의 원천 소스로서 큰 장점도 있다고 한다.

K-드라마의 인기는 웹툰 구독과 함께 증가했다. 네이버 웹툰에 따르면 ‘지금 우리 학교는’ 드라마 공개 이후 원작의 주간 조회수가 약 80배, 주간 거래액은 59배 증가했다. 이 웹툰은 영어, 일본어, 프랑스어 등 모두 10개 언어로 감상할 수 있는데 영어 서비스 플랫폼의 주간 조회수는 21배로 뛰었다. ‘지옥’의 원작 웹툰도 넷플릭스 공개 직후 주간 평균 조회수가 직전 대비 22배 증가했다.

이는 K-콘텐츠 지식재산(IP)의 멀티화 전략도 필요함을 보여주는 실증이다. 좋은 IP를 확보하면 이를 게임·영상물·캐릭터 상품 등으로 폭넓게 활용하는 일도 충분히 가능한 것이다. K-웹툰과 드라마가 시너지를 내며 원작의 인기가 검증된 K-웹툰의 영상화는 올해 대폭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한국 콘텐츠 기업들의 매출 규모는 2019년 기준 126조 7123억원에 달한다. 이는 같은 해 석유화학 산업 매출 107조 6000억원보다 많고 반도체 산업 매출인 129조 4000억원에 육박한다. 수출액도 2019년 101억 8902달러를 기록해 사상 최초로 100억 달러를 돌파했다. 콘텐츠산업의 일자리, 국내 종사자도 2015년 62만여명이던 국내 콘텐츠 산업 종사자 수는 2019년 68만 2000명을 넘어섰다.

현 추세대로라면 앞으로 더 많은 K-콘텐츠 기업이 탄생하고 이는 매출과 수출액 증가로 연결되고 일자리, 특히 청년 일자리 창출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다.

K-콘텐츠 전성시대, 이제 세계로 더 높이 날아야 한다. 최근 좋은 분위기를 잘 살리면서 K-콘텐츠 고도화에 더 매진해야 한다. 정부의 더 많은 지원이 필요하다. 이제 콘텐츠는 정보통신기술(ICT)과의 결합이 매우 중요하다. 3D와 가상현실(VR), 컴퓨터그래픽(CG), 메타버스 등 첨단기술을 어떻게 연계하느냐가 매우 중요하다. 최적의 플랫폼을 갖춰 K-콘텐츠를 글로벌로 빠르게 유통할 전략도 더 고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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