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종교 지도자 초청 오찬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종교 지도자 초청 오찬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12일 불교, 개신교, 천주교, 유교, 원불교, 천도교 민족종교 대표 7명을 청와대로 초청, 오찬 간담회를 가졌다.

문 대통령은 새해를 맞아 공식적으로 갖는 첫 종교지도자 간담회에서 오미크론 극복과 백신접종 독려 등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방역 역할을 당부하고 국민 통합을 위해 종교계가 역할을 해줄 것을 요청했다.

그는 “우리나라의 민주주의에서 마지막 남은 과제가 국민들 사이의 지나친 적대와 분열을 치유하고 통합과 화합으로 민주주의로 나아가는 것이 아닐까”라며 “통합의 사회, 통합의 민주주의를 위해서 종교 지도자들께서 잘 이끌어 주시기를 부탁 드리겠다”고 말했다.

이때 문 대통령은 “당연히 정치가 해냈어야 할 몫이지만, 저를 포함해서 역할을 다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국민 분열과 관련해 자신에게도 책임이 있다는 뜻으로 해석되는 발언이다.

이에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원행스님은 “금년에 중요한 선거가 있다”며 “국민들이 분열되지 않도록, 상생할 수 있도록 종교 지도자들이 함께 힘을 합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오찬은 채식으로 준비됐으며 문 대통령과 종교 지도자들은 약 70여분간 대화를 나눴다. 이 외에 다른 종교 지도자들은 어떤 말을 했을까.

청와대 서면 브리핑에 따르면 이날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 대표회장 류영모 목사는 “전방위적인 위기의 시기에 종교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기후위기, 저출생 문제, 통일 문제를 해결하는데 한국교회가 함께할 것이며 대선 이후 분열된 사회를 치유하고 정부와 국가의 아젠다를 깊이 품고 기도하는 일을 소홀히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총무 이홍정 목사는 “전쟁 없는 한반도를 위한 종전선언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며 “코로나19 위기와 기후변화로 인한 생명위기의 시대에 남과 북이 생명의 안전이라는 보편적 가치를 공통분모로 상호 의존성을 강화시키며 보건의료 협력과 경제 협력에 나설 수 있도록 북한과 국제사회를 설득하고 길을 열어달라”고 말했다.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이용훈 의장은 “탄소중립을 위해 전 세계 가톨릭 신자들과 함께 노력하고 있다”는 점과 “탈시설 장애인 지역사회 자립지원 로드맵에서 발달장애인과 지체장애인을 구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2019년 4월 헌법재판소의 결정 이후 낙태법이 아직도 제정되지 않은 입법공백 상태라며 후속 조치를 당부했다.

나상호 원불교 교정원장은 “촛불시민혁명을 기반으로 출범한 정부가 기대에 부응하며 잘 운영됐다”며 “코로나19로 동력이 떨어지는 듯 했지만 유엔이 인정하는 선진국으로 도약했고 무역에서의 큰 성과와 K-방역, K-컬쳐 등 우리 국민의 잠재력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남은 기간에도 성과를 보여 다음 정부에 좋은 기반을 물려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손진우 성균관장은 “문재인 정부는 국내외적으로 다사다난한 시기인데 대과없이 국정을 운영해 왔다”며 “코로나 어려움도 잘 대응하고 있다는 점에서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전국 1000여개가 넘는 향교와 서원에서 태양광을 이용해 전기를 자체적으로 생산함으로써 전력난 해소에 도움이 되도록 국정에 협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송범두 천도교 교령은 “코로나19는 인간이 자연을 생각하지 않는 데서 비롯됐다”며 “코로나19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자연을 공경하는 게 필요하다. 탄소중립은 정부의 노력만으로는 달성하기 어려우므로 종교에서도 역할을 맡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범창 한국민족종교협의회 회장은 “나라의 번영과 국민의 행복한 삶을 위해 노력해 주셔서 감사하다”며 “이웃 종교와 힘을 합쳐 정부 방역에 협조하고 탄소중립이라는 국가 목표를 달성하는 데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한국불교종단협의회 수석부회장 문덕스님은 “5000만 국민들을 아울러 나가느라 어려움이 많지만 잘 극복해 줘 감사하다”면서 “우리나라의 안정적 발전과 화합을 위해 마음을 써 달라”고 당부했다.

천주교 서울대교구 정순택 대주교는 “프란치스코 교황님이 백신 나눔을 말씀하신 이후 서울대교구는 자발적 모금으로 교황청에 세 차례 모금액을 전달했고 교황님은 감사 인사와 함꼐 한국 국민들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는 인사를 전하셨다”면서 “전대미문의 코로나 위기 속에서도 오히려 국력이 신장되고 국위가 높아졌으며 한반도 평화가 진전될 수 있도록 기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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