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으로 빚을 막아, 더 이상 못 참아”… 자영업자 ‘장사하게 해달라’ 점등시위

[천지일보=홍보영 기자] “4인 이상 모임 금지하면 시간이라도 늘려줘야죠. 시간을 오후 9시까지 막아놓고 누가 와서 (음식을) 먹습니까? 어제 100평짜리 가게에서 손님 3명 받았습니다. 이걸 누가 보상해 줍니까? 장사하게 해주세요!”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시행되고 20일째를 맞는 6일 서울 영등포구 한 카페 앞에서 열린 전국 소상공인 자영업자 점등시위 기자회견에서 요식업을 운영하는 함희근씨가 이같이 말했다.

이날 점등시위는 정부의 거리두기 2주 연장에 장사를 못하게 된 자영업자들이 불합리적인 방역정책이라고 규탄하는 의미로 이뤄졌다. 영업이 종료되는 오후 9시부터 업장과 간판에 불을 켜두는 점등시위는 오는 14일까지 전국 자영업자들이 진행한다.

함씨는 현재 빚을 내서 세금도 내고 월세도 감당하고, 직원들 월급도 주며 가게를 운영하고 있다. 그는 “2년 동안 나라에서 하라고 하는 대로 다 했다”며 “지금 방역 수치가 제대로 된 방역 수치냐. 위드 코로나 한다고 지금까지 꾹꾹 참고 있는데 연말 장사에 대형 업소들 다 죽었다”고 하소연했다.

2년간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만 바라보고 여태껏 정부가 내린 방역조치를 따랐는데 일상회복 후 약 50일 만에 다시 거리두기로 영업시간을 제한하자 이제는 더 이상 못 참겠다는 것이 함씨의 주장이다.

함씨는 정부가 손실보상안으로 500만원을 지급한다는 것에 대해 “500만원은 누구 껌 값이냐”며 “세금을 다 걷어서 뭐에다 쓰고 왜 자영업자들이 이 추운 날 길거리에 나와서 이 팻말을 들고 있는지 대한민국이 참 개탄스럽다”고 한탄했다.

“저는 죄인입니다. 대한민국에서 카페를 하고 있어서 저는 죄인입니다.”

길바닥에 무릎을 꿇고 고개를 숙인 채 허희영 대한카페연합회 회장은 이같이 말했다.

허 회장은 “2년 동안 빚으로 빚을 막았다. 더 이상 살 수가 없다. 매일같이 백신패스로 인해 죽어나가는 자영업자의 소리를 듣지 못하는 정부는 저를 죽인 것”이라며 “(그동안) 찌르고 찌르다가 이번주는 총질하는 것이다. 제발 부탁드린다. 살려 달라. 저희 열심히 살겠다”고 하소연했다.

이들은 정부에 ▲자영업자 영업제한 철폐 ▲방역패스 철회 ▲소상공인 지원금 확대 ▲손실보상법 대상 확대를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