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지일보=김누리 기자]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이 “금융시장은 하나금융을 ‘덩치만 큰 공룡’으로 보고 있고 공룡은 결국 멸종했다”며 생존경쟁에 살아남기 위한 적극적인 변화 주체가 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 회장은 3일 신년사에서 “살아남는 것은 강하거나 영리한 종이 아니라 변화에 가장 잘 적응하는 종이다”라는 찰스 다윈의 말을 인용하며 “우리가 열심히 변화한다고 하지만, 주변 환경과 경쟁자 역시 끊임없이 변화한다”며 위기의식을 일깨웠다.
그는 “지난 세월 우리는 숱한 변화와 위기의 순간을 이겨내며 해마다 성장의 역사를 써왔다”며 “아이러니하게도 이런 눈부신 성과로 말미암아 ‘변화의 쓰나미 경보’를 ‘양치기 소년의 외침’으로 치부해 점차 변화에 무감각해져 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회장은 “메타버스, D2C(고객직접판매), NFT(대체불가능한토큰), 마이데이터 등 연일 새롭게 등장하는 세상의 낯선 용어들은 나와는 상관없는 담당자들의 일이기에 금세 시큰둥해지고 변화에 무관심해져 간다”며 “자산 500조원의 ‘금융을 지배하는 공룡’은 그렇게 무사안일해지고, 대마불사(大馬不死, 살 길이 생겨 쉽게 죽지 않는 상황)의 헛된 희망을 품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하나금융의 시가총액이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 두 회사의 시총 합산액의 5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는 점을 언급하며 “얼핏 보면 굉장히 비합리적인 결과지만 보다 객관적으로 바라봤을 때 시장은 우리를 ‘덩치만 큰 공룡’으로 보고 있다는 것”이라며 “공룡은 결국 멸종했다”고 일침을 가했다.
김 회장은 “지금과 같은 기업의 흥망이 걸린 변곡의 기로에서는 단순히 적응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며 “보다 적극적으로 변화의 주체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 문제를 타파할 전략으로 ▲강점의 레벨업 ▲디지털 퍼스트 ▲리딩 글로벌 등 3개 키워드를 제시했다. 그는 “종합금융그룹으로서 우리만 가진 강점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해 경쟁자들과 맞서야 한다”며 “오프라인 채널을 고객 중심의 옴니채널로 탈바꿈하고 금융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사람이 꼭 필요한 영역에서 차별화된 상담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빅테크의 진출이 어려운 기업 고객을 위한 디지털 맞춤 서비스와 그룹이 가진 자본력을 바탕으로 미래 성장기업들에 대한 투자와 협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디지털 전환 역시 구호의 나열로 그치지 말고 그룹의 디지털 핵심 기반부터 재설계 해 새롭게 구축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를 위해 “주요 기술의 내재화, 우수한 인재의 육성과 확보, 이를 뒷받침할 조직과 인프라를 신속하게 확충해야 한다”며 “이것이 선행돼야 외부의 역량 있는 기업들과의 제휴나 투자를 통한 하나금융이 선도하는 개방형 생태계의 완성도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글로벌 리딩 그룹으로 나아가기 위한 전략 또한 변화해야 한다”며 “글로벌 시장에는 은행뿐만 아니라 전 그룹사가 협업 가능한 사업모델을 찾아 디지털로 무장해 함께 진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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