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2021년 마지막 날이자 호랑이 해인 임인년(壬寅年)을 하루 앞둔 31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 설치된 사랑의 온도탑 온도가 84.7도로 표시돼 있다. ⓒ천지일보 2021.12.31](https://cdn.newscj.com/news/photo/202112/786017_807030_0737.jpg)
연말연시 맞은 시민들 거리 나와
2021년 보내며 새해 소망 다짐
“희망과 자긍심 잃지 말고 살자”
“2022년에는 몸·마음 관리할 것”
방역 집중에 회식 지양 분위기
[천지일보=안채린, 정승자 수습기자] “내년에는 우리에게 축복이 찾아왔으면 좋겠어요.”
2021년 마지막 날인 31일 서울역에서 만난 신혼부부 김광진(31, 남)씨와 권영애(30, 여)씨는 아이가 생겼으면 좋겠다며 곧 맞이할 2022년의 소망을 밝혔다.
이날 서울역은 가족과 연인, 친구들과 함께 기차를 기다리는 시민들로 북적였다.
흰 소의 해인 2021년 신축년(辛丑年)은 계속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시민들을 애달프게 했다. 올해는 놀이터에서 다함께 뛰노는 아이들도, 명절에 모여 정답게 이야기 나누던 가족들도, 캠퍼스 잔디 위에 도란도란 둘러앉은 대학생들도 볼 수 없었던 만큼 시민들은 다가오는 한 해가 올해와는 다른 한 해가 되길 소망했다.
매표소에서 표를 사고 나온 김나연(17)양은 “가족들과 9년째 필리핀에서 지내고 있는데 코로나19 때문에 2년 만에 한국에 들어왔다”며 “새해는 부산에 있는 친척들과 보내려 한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는 락다운(Lockdown)으로 아무 데도 나갈 수 없어 따분했다”며 “다가오는 한 해에는 그렇지 않길 바란다”고 했다.
부산에서 온 강다은(22, 여)씨는 “올해는 한 마디로 허무 그 자체”라며 “공무원 시험 공부를 위해 휴학까지 했는데 아무것도 못 했다”고 울상을 지었다.
그러면서 “내년에 공무원 시험을 응시할 예정인데 꼭 합격했으면 좋겠다”며 “코로나19도 빨리 종식돼서 못 갔던 유럽 여행을 가고 싶다”고 말했다.
서울역에는 연말연시를 맞아 자국으로 돌아가려는 외국인도 만날 수 있었다. 타이에서 온 제니(30, 여)씨는 “워킹 홀리데이 비자를 받아서 잠시 한국에 왔던 거였는데 코로나19 때문에 2년 동안 타이로 돌아가지 못했다”며 “하지만 한국에서의 2년은 너무도 행복한 시간이었다”고 미소를 지었다.
서울역에서 10분가량 걸어 도착한 남대문시장은 비교적 한산했지만 양손에 검은 비닐봉지를 든 채 상가 이곳저곳을 다니며 구경하는 사람들을 볼 수 있었다.
거리 분식집에서 아내와 순대를 먹고 있던 박성준(60, 남)씨는 “아내와 오랜만에 외출했다”며 “어디를 갈까 고민하다가 코로나19로 오랫동안 오지 못했던 추억이 많은 분식집을 찾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올해의 마지막이 조용히 지나가고 있지만 내년에는 어떤 일이 생길지 몰라 항상 설렌다”며 “올해 좋은 일도 많고 나쁜 일도 많았듯이 내년에도 그렇겠지만 그래도 모두가 자기 가슴 속 희망과 자긍심은 잃지 않고 살아갔으면 좋겠다”고 했다.
![[천지일보=안채린 수습기자] 2021년 마지막 날인 31일 서울 중구 남대문시장에서 사람들이 떡을 구입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1.12.31](https://cdn.newscj.com/news/photo/202112/786017_807031_0737.jpg)
남대문시장에서 떡집을 운영하는 임정란(가명, 55, 여)씨는 “올해의 마지막 날임에도 평소보다 사람이 많지는 않지만 그래도 떡을 찾는 손님은 많다”고 말했다.
임씨는 “시기가 좋지 않은 만큼 이때 힘들고 예민한 사람도 많겠지만 모두가 웃으면서 살아가자”며 “내년에는 모든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국민에게 항상 행복만 넘치길 기원한다”고 웃으며 말했다.
명동거리에는 시민 몇 명만이 발걸음을 재촉하며 걷고 있었다. 추운 날씨 때문인지 시민들은 대부분 카페 등 건물 안에서 대화를 나누거나 음료를 마시고 있었다.
“제게 2021년은 멈춰 있는 얼어붙은 시간 같았어요. 한편으로는 새해를 위해 새롭게 정비하는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마튼(가명, 32, 남, 충남 천안)씨는 아쉬운 듯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미국 워싱턴 D.C.에서 정부 관련 직장으로 한국에 온 마튼씨는 “2022년 계획은 운동도 하고 몸과 마음을 관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에 있는 미술관이나 명소에 가는 것을 좋아한다”며 “한국에서 지내는 기회를 활용해 많은 명소에도 가고 싶다”고 했다.
현재 학교 입학시험을 준비하고 있는 이만(32, 여, 서울 중구)씨는 “2021년은 모험적인 해였다”며 “이라크에서 학교 입학을 위해 한국에 왔다. 새해에도 오직 시험에 집중할 것”이라고 새해 계획을 밝혔다.
이어 “운전면허 취득도 준비하고 있다”며 “한국에 외국인 운전학원이 있으면 알아볼 것”이라고 말했다.
명동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이숙영(50대, 여, 서울 도봉구)씨는 “2021년은 힘들고 바쁜 한 해였다”며 씁쓸한 웃음을 지었다.
그는 “2022년에는 아이들과 남편을 챙기는 것에 집중하고 싶다”고 새해 계획을 말했다. 이어 “코로나19를 치료할 수 있는 약이 개발돼 팬데믹 상황이 안정되면 좋겠다”고 말을 이었다.
그는 “새해에 이루고 싶은 일은 그동안 마이너스 된 부분을 보충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차들이 거리를 메운 도로에서는 경찰들이 교통질서를 바로잡고 있었다. 이승혁(가명, 32, 남, 서울 서대문구, 경찰관)씨는 “2021년에는 코로나19 때문에 전반적으로 방역에 많이 신경 쓰고 조심했던 부분이 있었다”며 “방역에 집중하며 회식을 안 하는 분위기가 있었는데 이런 경우는 처음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2022년에는 돈을 많이 벌고 싶다”며 쾌활하게 웃었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작으로, 일상 회복에 대한 기대와 희망을 품었던 2021년 신축년(辛丑年) 한해가 저물어가고 있다. 올해 마지막 날인 31일 오후 서울 서강대교에서 바라본 여의도 건물 너머로 붉은 태양이 지고 있다. ⓒ천지일보 2021.12.31](https://cdn.newscj.com/news/photo/202112/786017_807032_0737.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