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한돈산업발전 토론회’에 참석한 후 취재진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1.12.29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한돈산업발전 토론회’에 참석한 후 취재진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1.12.29

‘해결사’ 김기현 “잘 될 거다”

선대위 복귀 가능성 점쳐지나

이준석, 연일 복귀에 선긋기

“복귀 고려하지 않고 있어”

李·尹, 분위기 사뭇 달라져

李, 외부서 도울 가능성도

[천지일보=원민음 기자]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 선거대책위원회의 내홍이 계속 되는 모양새다. 다만 그 분위기는 이전과 사뭇 다르다. 김기현 원내대표의 “정리됐다”는 말과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이 만남을 시사해 이준석 대표의 복귀 가능성도 점쳐졌으나 일단 이 대표는 선대위 복귀엔 선을 긋고 있다. 이 대표와 윤 후보는 각자도생의 행보를 보여주고 있으나 ‘울산회동’과 같은 극적해결로 다시 반등을 꿈꾸고 있을 가능성도 있다.

◆김기현 “잘될 것” 김종인 “만날 것”

김 원내대표는 29일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전략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와 관련해)잘 될 거다. 정리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 대표의 선대위 복귀와 관련된 질문엔 “조금만 기다려보라”고 답했다. 김 원내대표의 발언으로 정치권에는 이 대표의 선대위 복귀가 임박했다는 예상도 나왔다.

또 한 번 해결사로 나선 김 원내대표는 윤 후보와 이 대표에 모두 접촉하면서 의견을 조율하는데 힘썼다. 특히 그는 이달 초 있던 ‘울산회동’을 이끌어 낸 해결사로 알려져 있다. 당시 내홍으로 잡음이 일어 잠행을 이어가던 이 대표와 윤 후보 사이를 조율하며 극적인 그림을 그려냈다.

또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도 기자들에게 “선대위에서 지금 빠졌다고 해서 이 대표가 (선거에서) 제외된 사람은 아니다”라며 “당을 이끄는 지도자로서 충분히 본인 스스로가 (자기 역할을) 감지하고, 그거에 따라 행동하면 된다”고 말했다. 이 대표와 따로 만날지에 대해선 “이번 주에 한 번 만나기는 만날 것”이라고 답했다.

이렇게 김 원내대표와 김 위원장의 발언과 김철근 정무실장이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가능하면 연말 이내에 당내 문제가 좀 해소됐으면 한다”고 말한 것을 두고 이 대표의 선대위 복귀에 어느 정도 물밑작업이 이뤄진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이 대표가) 절대 안 올 것처럼 하다가 현재 발언이 바뀌고 있다. 아마 물 밑 접촉이 이뤄지고 있으니 그렇게 됐을 것”이라며 “조만간 합류할 수 있는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이준석이 가지는 상징성이 있기 때문에 분명 선대위에는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민의힘 김종인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제공: 국민의힘) ⓒ천지일보 2021.12.23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민의힘 김종인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제공: 국민의힘) ⓒ천지일보 2021.12.23

◆복귀는 미지수… 그러나 분위기 달라

하지만 갈등이 봉합될지는 아직 미지수다. 이 대표가 연일 선대위 복귀 가능성에 선을 그어서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기자들과 만나 선대위 복귀 가능성에 대해 “고려하지 않고 있다”며 “(복귀의) 조건을 제시하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의 중재와 관련해 이 대표는 “(전날 소통에서) 당내 긴장감이 높아지다 보니 자극할 수 있는 언행을 서로 자제하자는 취지로 말씀한 것”이라며 “그런 부분을 이해하겠다고 말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선대위 복귀 계획에는 “당무에 있어서 후보나 주요 당직자의 요청이 있으면 응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요즘 선대위가 어떤 개편을 거치는지 모르겠지만 자다가 악몽을 꾸는 게 털이 깎인 매머드가 쫓아오는 악몽”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선대위가 ‘이준석 대책위’처럼 돌아가는 건 스스로도 보기 안 좋고 국민 보기에도 안 좋다”며 “이준석 대책보다 선거 대책에 집중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또 이 대표가 강조해 왔던 선대위 인적개편에 김 위원장이 다른 의견을 언급한 것도 이유 중 하나다. 김 위원장은 총괄상황본부의 역할과 위상을 강화해 효율성에 방점을 찍은 선대위 내부 정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김 위원장은 선대위 쇄신에 대해 “현재 기구를 바꾸면 또 혼란만 일 것”이라며 “현 시스템을 그대로 두고 운영방식을 새롭게 만들어내겠다”고 기존 입장을 유지했다. 또 “(선대위가) 효율이 없었기 때문에 보다 효율적으로 운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분위기는 조금 달라졌다. 이 대표와 윤 후보 서로에 대한 메시지를 누그러뜨렸기 때문이다. 앞서 27일 윤 후보는 “누구도 제3자적 논평가나 평론가가 돼선 곤란하다”고 언급했다. 그는 “당은 상명하복의 하이어라키(체계) 조직이 아니다. 당원이 당의 중심”이라며 “다만 당원 누구도 당의 공식 결정과 방침에는 따라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이것은 당 조직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에 이 대표는 “누구나 본인이 속한 조직에서 더 나은 결과를 위한 제언을 하는 것이 민주주의라고 생각한다”며 “당대표가 당을 위해 하는 제언이 평론 취급받을 정도면 언로는 막혔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 평론은 평가에 그치지만 제언은 대안을 담고 있다”고 응수했다. 그러나 28일에는 서로를 향한 메시지가 딱히 나오지 않았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와 이준석 대표가 4일 부산 수영구 국민의힘 부산시당에서 열린 선거대책회의에서 ‘사진 찍고 싶으면 말씀주세요’ 문구가 적힌 빨간색 후드티를 선보이고 있다. (제공: 윤석열 캠프) ⓒ천지일보 2021.12.4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와 이준석 대표가 4일 부산 수영구 국민의힘 부산시당에서 열린 선거대책회의에서 ‘사진 찍고 싶으면 말씀주세요’ 문구가 적힌 빨간색 후드티를 선보이고 있다. (제공: 윤석열 캠프) ⓒ천지일보 2021.12.4

◆‘갈등 봉합’ 가능성은 남아

각자도생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지만 ‘갈등 봉합’의 가능성은 남아있다. 당장 선대위에 이 대표가 복귀하지 않더라도 선대위 밖에서 윤 후보를 돕는 방식도 내홍을 봉합하는 방식이 될 수 있다. 김 위원장은 이 대표에 대해 “선대위 안에 있건 밖에 있건 우리 당의 대표”라며 “선거 승리를 위해서 최선의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도 본지와의 통화에서 “이 대표가 바로 선대위에 다시 오는 것은 쉽지 않을 수 있다. 명분이 제대로 없기 때문”이라며 “오히려 선대위 밖에서 윤 후보를 돕는 메시지를 낸다면 갈등이 봉합되는 그림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이 대표가 가까운 시일 내에 선대위에 참여하는 건 무리지만, 이번 주 중으로 내홍이 잠잠해지는 분위기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정치권 관계자는 “여야 후보들의 ‘가족 리스크’로 계속해서 정쟁을 보는 국민들의 피로감은 극에 달해 있다”며 “내홍을 하루빨리 정리하고 정책을 검증하지 않으면 지지율 자체를 회복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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